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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한국 남성 `최대의 적` 대장암 잡으려면…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9. 16.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최근 184개국을 상대로 조사한 대장암 발병현황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1위, 세계 4위로 미국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20년 후인 2030년에는 대장암 발병률이 현재보다 2배 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대책이 시급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대장항문학회가 9월을 `대장암의 달`로 정하고 `대장암 골드리본 캠페인`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올해로 4회를 맞는 골드리본 캠페인은 대장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 국민 대장 건강을 지키기 위한 공익 캠페인이다.

◆ 위암 조기발견 50%, 대장암은 20%에 그쳐

"위암이나 간암과 같은 주요 암 발병률은 하락하고 있지만 대장암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검률이 낮기 때문이죠."

대한대장항문학회 오승택 이사장(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주요 암 가운데 대장암만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대장내시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큰 경제적 부담없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번거롭고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수검률이 낮아 대장암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 위암의 조기암 1기 발병률이 50%나 되는 데 반해 대장암은 조기암이 20%에 그치는 것 또한 낮은 수검률의 실태를 방증한다.

무엇보다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고 자가 진단도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대장암은 암으로 넘어가기 전, 대부분 대장 용종(폴립)이라는 양성 종양의 단계를 거치는데,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보통 5~10년이 걸리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미리 용종을 발견해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발견 즉시 조직검사나 절제술도 현장에서 시행할 수 있어 치료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오 이사장은 "우리 국민도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대장암 위험에 노출된 만큼 50세 이후부터 5년마다, 가족력이나 만성질환과 같은 고 위험군은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더 일찍부터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5년 생존율 70%가 시사하는 것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국의 대장암 의술 수준이 이미 미국을 뛰어넘었다는 겁니다."

날로 증가하는 대장암의 위협 속에 희망의 신호도 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의 조사결과 우리나라 대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0%를 기록하며 미국이나 일본보다 5%포인트 이상 앞섰다는 것이다. 특히 대장암 1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최대 96%에 달했다. 대장암 치료에 있어서 수술적 치료는 가장 근본이 되는 치료법이다. 대장암에 대한 적절한 수술 원칙은 종양을 중심으로 원위부 및 근위부에 걸쳐 충분한 거리를 두고 장관을 절제하는 한편, 이와 더불어 림프 경로를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것이다.

특히 대장암의 완전 절제와 적절한 주변 림프절의 절제는 암 치료 성적을 좌우하는 중요 요인이다. 따라서 수술을 하는 의료진의 숙련도는 단순히 수술 뒤 합병증이나 환자의 순조로운 회복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대장암 치료성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오승택 이사장은 "대장암 조기 검진율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완치로 분류되는 5년 생존율이 이같이 높은 것은 한국 대장암 치료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라며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도 절망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완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대장암 치료보다 중요한 예방

오승택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

"대장암 치료 성적보다는 조기 검진이, 조기 검진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대장암의 약 85%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주로 식생활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장암 예방의 첫 시작은 식탁에서 시작된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역시 이 같은 대장암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캠페인 기간 전국 64개 대학병원에서 무료 건강강좌를 진행하며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장려한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특히 채소와 과일로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이섬유는 자체로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하며 변비를 예방해 대장 점막이 발암물질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줄이기 때문이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200g으로 과일은 야구공 두 개 크기 정도다. 나물 같이 익힌 채소는 한 컵 정도, 샐러드와 같은 생 채소는 두 컵 정도면 충분하다. 또한 채소는 색깔별로 다른 영양성분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되도록 다양 한 색깔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붉은 육류나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등은 멀리 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꾸준한 운동은 여러 가지 면역물질 생성을 촉진하고 암을 유발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대장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걷기나 달리기 등 일상생활에서 무리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면 된다.

[매경헬스 =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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