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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의료와 산업] 3억 당뇨병 환자 구해줄 `DPP-4 억제제`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7. 21.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당뇨병은 전 세계 3억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인류 최대 재앙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당뇨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고 모든 연령층에서 환자가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다. 당뇨병 특징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당뇨병 자체보다는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과 삶의 질 하락이 개인 삶의 질은 물론 국가경쟁력까지 하락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당뇨병이 수년간 지속되면 혈관협착증으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나게 되는데, 신부전 등 신장애, 녹내장, 시력 상실, 자율신경 장애는 물론 족부 절단 같은 끔찍한 상황도 겪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관리와 부작용으로 인한 합병증은 추정할 수 없을 만큼 큰 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환자 90% 이상이 앓는 당뇨병은 `제2형(당뇨병)`이다. 이는 인슐린 분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발생하는 것으로 유전적 이유와 함께 과식, 운동 부족, 스트레스와 같은 생활습관 영향이 크다. 제2형 당뇨병은 특히 과식과 비만이 직접적 영향을 끼쳐 태반은 어른이 된 다음에 발생한다.

전 세계 당뇨전문의 1만5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달 2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71회 미국당뇨병학회(ADA)는 "당뇨는 잘 관리하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병을 떨쳐버리자"는 의미를 담은 `STOP DIABETES(당뇨병을 멈추자)`가 주제였다.

총 2800여 개에 이르는 크고 작은 세션에서는 당뇨 예방법과 합병증을 막기 위한 체중, 발 등 관리의 중요성 등이 논의됐다. 그중 가장 큰 이슈는 당뇨병의 새로운 치료 대안인 `DPP-4 억제제` 등장이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우리나라에도 `DPP-4 억제제`가 다수 출시될 전망이다. 이 약은 하루 한 번 투여로 효과적인 혈당 강하가 가능하면서도 기존 약제에서 나타나는 체중 증가와 저혈당 같은 부작용이 현저하게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학회에서 DPP-4 억제제 계열에서는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 릴리가 `리나글립틴(제품명 트라젠타)`을, BMS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삭사글립틴(제품명 온글라이자)`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주목을 끌었던 약제는 단연 `리나글립틴`으로 하루에 한 번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 신장과 간대사를 거치지 않아 신장애 환자에게도 쓸 수 있는 점, 약물 간 상호 작용이 없다는 점, 체중 증가가 없고 저혈당이 낮다는 점, 심혈관 위험성 감소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 등 크게 5가지 장점으로 당뇨약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다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상을 발표한 버나드 진만 캐나다 토론토 의과대학 교수는 "당뇨환자 중 상당수가 신장 기능이 저하돼 있어 약물 선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극복한 약물"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특히 신장 기능이 덜 저하된 환자는 당연히 병원에 가는 빈도와 신장 전문의를 만나는 비율이 줄어든다. 그로 인해 약물 치료 비용 자체뿐 아니라 단백뇨 측정을 위한 진단 테스트 비용이 절감되므로 전반적인 보건의료 비용까지 줄여줄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당뇨환자 중 신장애를 겪고 있는 비율은 절반을 훨씬 넘는다. 신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 신대사 약물을 투여하면 투석 등 부작용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리나글립틴은 당뇨환자들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합병증 중 하나인 신장애 환자들에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진만 교수는 "리나글립틴은 신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사를 거치지 않아 약물 간 상호 작용이 없는 매우 안전한 약인 데다 특히 심혈관 위험성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적인 이점도 예상할 수 있다"며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김병수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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