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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각종암 분류

[스크랩] 대장암·위암·유방암 집중 분석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6. 22.

Part04. 3대 암 특집

겨울은 일 년 중 질병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다. 뇌졸중, 관절염, 감기, 빙판으로 인한 골절상뿐만 아니라 1년을 정산하는 12월은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치기 쉽다. 일에 쫓겨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사이, 병은 소리 소문 없이 우리의 몸을 위협한다.  7년째 매주 목요일마다 건강정보를 알려주는 장수프로그램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한국인, 암 미스터리 3부작’을 방영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이자 발병률이 가장 높은 3대 암을 선정해 치료방법과 극복사례 등을 소개한 것. 현장감 있는 촬영과 직설적인 설명이 시청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선정한 3대 암은 10년 동안 무서운 속도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대장암, 세계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위암, 젊은 환자가 늘고 있는 유방암이다.  

1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대장암’

60대 주부 이금선 씨는 대장암 수술 후 20년째 인공항문을 사용하고 있다. 항문 바로 위에 있었던 종양을 2개 제거하면서 대장과 항문까지 함께 잘라내야 했기 때문이다. 생활이 불편해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신앙과 운동으로 버텼다. 암 치료 후 그녀는 예전보다 더 밝게 웃으려 애쓰면서 다른 암환자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궁금증 내가 대장암 판정을 받는다면?

모든 대장암 환자가 인공항문을 다는 것은 아니지만 암조직이 항문에 가까울수록 인공항문을 달 확률이 높다. 인공항문은 체외배설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로써, 전체 환자의 5%가 이 수술을 받는다. 대장암은 내시경 검사만 꾸준히 받아도 쉽게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 50대부터는 5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용변을 볼 때 피가 섞이지는 않는지, 변비 증상은 없는지 등도 점검한다.

대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장암은 대부분 용종(茸腫, 폴립) 형태를 띠는데, 용종 모양의 변화가 심하고 크기가 클수록 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용종을 그대로 내버려두면 3~5년 내 대장암으로 발전될 확률이 크다.

서울 대형 종합병원에서는 통상 한 달에 200건, 1년에 2천 건 가까운 대장암 수술을 한다. 10년 전에 비해 2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서구에서는 약 60세 이후 대장암 환자 비율이 80%를 차지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60%가 60세 이상에 해당한다. 노령인구에 생기는 대장암 환자 비율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원인 비만, 음주, 육류 섭취 순

대장암 발병 원인은 주로 육류 섭취라고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큰 연관성이 있지는 않다고 말한다. 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 일본의 경우,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비율은 남성 3위, 여성 1위로 대장암 증가율이 세계 1위다. 규슈대학병원에서 대장암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붉은 고기와 대장암 사이의 큰 관련을 찾을 수 없었으며, 오히려 비만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체중이 늘면 지방간이 늘고 당뇨 초기 증세가 올 수 있는데, 비만 지수가 클수록 암 발생률 도 높아진다. 때문에 날씬한 사람일수록 대장암에 걸리지 않을 확률이 높다. 살이 찌면 몸 내부에서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과 인슐린 유사 성분을 분비한다. 문제는 이 몸속 환경이 암세포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대장암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과도한 음주다. 평균 하루 한 잔 음주를 하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술에 약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발병 위험이 2배 증가한다. 술에 약한 유전자형은 한국인 4명 중 1명꼴이다. 술에 약한 사람은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아세트알데히드 분비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는 암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

올해 세계암연구기금(WCRF)에서 권장하는 붉은 고기의 섭취량은 주당 500g 이하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주당 평균  700g 가까이 고기를 먹는다. 특히 회식 때마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 대장암은 남의 일이 아니다. 삼겹살 2~3인분이면 1주일간의 육류 섭취 권장량에 가깝다. 이런 습관이 20~30년 동안 지속되면 대장암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대장암의 원인을 한 가지로 정의하긴 힘들지만 음주와 비만 그리고 지나친 육류 섭취를 꼽을 수 있다. 베이컨과 햄 같은 육가공식품도 절제해야 한다.


예방 식사량을 줄이기보다 질을 높여라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올바른 식습관이 대장암 방지의 첫 번째 원칙이다. 육류를 조리할 때는 굽기보다는 삶아서 기름기를 쏙 뺀다. 밥은 잡곡 위주로, 반찬은 다양한 채소 위주로 식단의 균형을 맞춘다. 암 판정을 받았다고 무조건 고기를 안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나친 육류 섭취가 암 발생의 원인인 것은 사실이지만 적당한 육류는 괜찮다. 우리가 고기를 먹든 안 먹든 암세포는 우리 몸의 영양분을 뺏는다. 암이 걱정된다고 고기를 안 먹거나 음식물 섭취를 줄이면 오히려 건강만 상하는 것이다. 육류 섭취가 신경이 쓰인다면 콩이나 비지 등으로 단백질을 보충한다.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푸짐한 상차림은 정작 건강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간소한 밥상과 소식이 암을 방지할 수 있다. 

Part04. 3대 암 특집    2 한국인 발병률 세계 1위 ‘위암’

천하를 호령하던 나폴레옹도, 대중의 사랑을 받던 배우 장진영도 위암으로 세상을 떴다. 한국인의 경우 위암은 발병률이 세계 1위일 정도로 매우 위협적이다.
궁금증 위암이란?

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양한광 교수는 “위암은 위 내부 점막에서 시작해 암세포가 위벽을 뚫고 다른 장기로 퍼지는 과정을 밟는다”고 설명한다. 말하자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암세포는 위를 벗어나 근육층을 침범하고 그 주변으로 차차 진행하게 되는데, 더 확산되기 전에 수술하는 것이 완치의 지름길입니다. 간, 폐, 뼈까지 전이돼 목숨을 잃을 수 있어요. 이 수준을 넘어간 다음에는 항암치료를 하는 방법이 있지만 효과가 썩 좋지는 않은 편이에요.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찍 발견해서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하는 것입니다.”


원인 짠 음식, 탄 음식, 헬리코박터균

두 아이의 엄마로 위암 판정을 받은 문수진(36) 씨는 “평상시대로 먹는 음식이라 짜다고 못 느꼈다”고 말했다. 문씨 가족의 상차림에서 염분농도를 측정한 결과 세계보건기구 한 끼 권장량의 3배인 약 15g이었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과 안윤옥 교수는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로서 장기간 보관의 필요성 때문에 소금에 절인 음식을 많이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금에 절인 음식이 발달한 때문인지 우리나라와 일본은 위암 발병률 세계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고기는 살짝 탈 정도로 구워야 제 맛이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불에 탄 단백질(탄 고기)을 먹으면 그 속에 포함된 발암물질이 위 점막에 들어간다. 여기에다 짠 음식까지 먹으면 위 안에서 소금과 탄 성분 속의 발암물질이 결합해 위 점막을 파괴하게 된다. 이보라(35) 씨는 소화불량과 체하는 증상이 반복돼 병원을 찾았다. 이씨의 병명은 헬리코박터균으로 인한 위암이었다. 우리나라의 헬리코박터균 감염 비율은 세계 최고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상태에서 짠 음식과 탄 음식을 먹으면 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헬리코박터균은 대개 어렸을 때 감염이 되며, 살아가는 동안 위에서 동고동락한다”고 말했다.

“헬리코박터균이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활동하면 염증을 유발합니다. 위 점막을 뚫고 지나가 상처를 내지요. 이는 위축성 위염 또는 장상피화생, 위암 가능성을 높입니다.”

가족 구성원 가운데 위암에 걸린 사람이 있으면 자신도 위암 발생 가능성이 크다. 동일한 식습관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위암을 방지하기 위해, 그리고 가족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상차림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때다.


치료 위암 수술과 그 후

위암은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일단 발병했다면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수술법이 적용된다. 조기 위암일 경우, 최근에는 배에 작은 구멍만 내고 위를 부분 절제하는 복강경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이 수술은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배 안에 넣고 모니터를 보며 위를 절제하는 것이다. 상처 부위가 작고 수술 후 회복기간이 빠르다. 환자가 비만이거나 혈압이 높을 경우에는 체내 문합 방식 수술을 쓴다. 배 안에서 위를 절제해 식도와 소장을 봉합하는 방법이다. 내시경 절제술은 생선살을 회칼로 베어내는 것과 유사한 치료법이다. 내시경을 위 안으로 삽입시키고 암 부위의 점막 하층에 특수 용액을 주입해 병변을 띄운 후 전기칼로 도려내는 방법이다. 고통이 거의 없고 수면내시경 정도로 간단한 수술이다. 이처럼 위암도 조기 발견하면 간단하고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위암이 발견되면 암세포 제거를 위해 위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한다. 몸에서 위를 제거하면 식도와 소장이 연결돼서 음식물이 통과하는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다. 위가 없어도 생활은 할 수 있지만 부드러운 음식을 골라 먹는 등 세심한 식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아기가 이유식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수술 후 회복속도는 환자의 의지와 노력에 달려 있다.

10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심무섭(50) 씨는 “미리 예방하지 못한 점이 후회된다. 치료는 차선이며 최선의 방법은 올바른 식습관과 정기 검진이다”고 말했다. 위암은 조기 검진만 하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비싼 건강보조식품이 아니라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위암 예방의 최선책인 것이다.

Part04. 3대 암 특집   3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유방암’

아내로서, 엄마로서, 커리어우먼으로서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30~40대 여성들이 유방암에 노출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생 건수는 10년 사이에 3배나 증가하고, 폐경기 이후 주로 발생하는 서양과 달리 폐경 전인 30~40대 발병률이 60%에 이른다. 울산대의대 서울아산병원 외과 안세현 교수는 서구화의 영향을 유방암의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요즘 여성들은 어머니 세대보다 초경을 빨리 하고, 아기를 낳지 않거나 낳더라도 늦게 낳습니다. 게다가 서구적인 식습관에 따라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서 비만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을 서구화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그 하나하나가 유방암의 원인이라 봅니다.”

현재 한국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30, 40대는 서구화된 식습관을 시작한 첫 세대다. 따라서 지금의 30, 40대가 나이가 들면 유방암의 노령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궁금증 보존과 복원은 어떻게 이뤄지나?

경희대 음대 교수이자 피아니스트인 서혜경(49) 씨에게 유방암이란 불청객이 찾아왔다. 유방암 3기로 암세포가 이미 림프절로 전이된 상태였다. 유방암 수술을 받게 될 경우 근육 손상으로 피아노를 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욱 그녀를 고민에 빠뜨렸다. 낙심한 서씨에게 선행항암치료법이 적용됐다. 8번에 이르는 항암치료로 암을 최소화시킴으로써 유방보존술을 실시했고, 피아노를 치는 근육을 손상 없이 보존할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녀는 현재 건강한 모습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암의 형태 때문에 유방을 보존할 수 없는 경우에는 암조직 절제가 끝난 후 유방복원수술을 동시에 받는 방법이 있다. 유방복원술은 복부를 절개한 다음 복부 근육을 가슴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대개 배 아래쪽 하복부의 지방을 가슴 부위로 복원시켜 겨드랑이 부위 혈관과 연결시킨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등살이나 인공보형물로 복원하는 경우도 있다. 유방 절제로 인한 상실감 회복과 미용을 위해 요즘은 수술 후 유방복원을 동시에 시행하는 추세다.


치료 유방암과 싸우는 사람들
지난 7월 유방암 수술을 받은 하은경(41) 씨는 항암치료 대신 한 달에 한 번씩 난소억제주사를 맞는다. 난소억제주사는 난소에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을 억제시켜 자연스럽게 유방암 세포를 죽이는 원리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수술한 지 3개월이 지나 지속적인 치료를 받고 있는 하은경 씨는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항암치료보다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양성이면서 초기에 발견한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유방암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쓸 수 있다. 표적치료 허셉틴은 암세포만을 집중 공격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줄인다. 작년 8월 유방암 수술을 받은 오영주(34)씨는 수술 후 1년째 표적치료제인 허셉틴을 투여하고 있다. 허셉틴을 투여하면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만 집중 공격해 호르몬 수용체와 종양 증식과 관련된 세포 전달 경로를 차단한다. 항암치료에 비해 부작용을 최소화했고, 항암제와 함께 투여할 경우 재발률이 크게 감소한다고 한다. 최근 허셉틴이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환자들의 부담도 줄었다. 치료에만 국한하지 않고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유방암 치료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 긍정적 생각과 철저한 관리가 중요
유방암 수술 후 환자들은 크고 작은 우울증을 경험하는데, 긍정적 생각과 활발한 대인관계가 치료에 도움이 된다.

서울대병원 유방암 환우회 ‘비너스회’ 회원인 이희선(47) 씨는 “내가 슬프면 가족들도 슬프다는 마음으로 가족들 앞에서는 더 많이 웃는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종양정신과 함봉진 교수는 “호흡을 다스리는 요가와 명상도 스트레스 다스리기에 좋으며 재발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켜준다”고 덧붙였다.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은 황정원(52) 씨는 “주변에서 건강하게 생존하는 분들을 보며 나도 그 케이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암 극복 의지를 밝혔다. 서울대병원 예방의학과 유근영 교수는 “의사의 지시나 지침을 잘 따르면 생명을 잃지 않는다. 특히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고 격려했다.


‘생로병사의 비밀’ 뒷이야기 
“암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가을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11월 13일, KBS 연구동에 위치한 ‘생로병사의 비밀’ 사무실을 찾았다. 문을 열자 커다란 회의 책상과 건너편에 있는 거대한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책장에는 시중에 나와 있는 건강상식 책부터 의과대학 교재와 의학 원서들이 즐비했다. ‘한국인, 암 미스터리 3부작’의 마지막 편인 ‘유방암’을 제작한 이경묵 PD는 방송 준비를 위해 항상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제작진이 원래부터 의학에 대해 잘 알면 나은 점도 있겠지만 시청자 눈높이에 못 맞추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어요. 공부하면서 방송을 만드니까 시청자에게 쉽게 설명하도록 노력하게 됩니다.”

방송 한 편을 내보내기 위해 제작진은 약 한 달에서 두 달 동안 의학서적을 읽고, 환자들을 인터뷰하고,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다. ‘방송이 완성될 때쯤이면 준전문가가 될 것 같다’고 물었다. 이 PD는 “준전문가요? 음…. 선무당이라 해야 하나? 하하하. 처음 취재를 나가서 전문용어를 만나면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돼요.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문가와 응수하는 수준까지 되죠. 후속 질문도 능숙하게 하고요.”

암 투병 중인 가족이 있는 이경묵 PD는 방송에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선행항암치료, 표적치료에 대해 관심이 있었습니다. 취재하면서 암을 절망적으로만 받아들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유방암은 완치율도 높으니까 방송을 통해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함께 작업한 김윤양 작가는 “암에 걸린 후의 인생을 더 행복해하는 환자들이 많았다”고 따뜻한 소감을 말했다.

“암을 계기로 인생과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하시더군요. 암 선고를 받은 순간 삶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그 고비를 넘기면서 다른 세상에 눈을 뜨는 것이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 평소 느끼지 못한 일에 행복해하는 자세를 갖게 됩니다. 방송에 나온 한희숙 씨의 경우 세 차례나 유방암이 재발했음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김 작가는 유방암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는 현상을 안타까워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결혼, 임신, 출산이 늦어지는데, 암은 더 빨리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방암 수술 후의 치료 시기가 결혼이나 임신과 겹칠 확률이 커요. 임신했을 때는 진통제 하나 먹는 것도 조심스러운데, 수술하고 나서 치료하는 과정들은 아무리 의사가 괜찮다 해도 걱정스럽기 마련이에요. 여자 입장에서 특히 크게 와 닿는 부분이었죠.”

건강프로그램인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진의 건강은 과연 어떠할까. 이경묵 PD는 “생로병사 팀은 과도하게 먹진 않는 것 같아요. 소식(小食)편을 맡은 PD는 방송을 만든 뒤부터 밥을 반공기만 먹는 등 정말 소식해요. 우리 제작진은 웰빙집단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2002년 10월에 첫 전파를 탄 ‘생로병사의 비밀’은 올해로 7년을 맞았다. 몇 안 되는 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셈이다. 이경묵 PD는 장수 비결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생로병사의 비밀’이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은 것 같아요.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는 사회 흐름과 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프로그램의 상호과정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프로그램 PD가 9명인데, 적은 수가 아니에요. 회사에서도 그만큼 지원을 해주는 것이죠. 지금의‘생로병사의 비밀’이 있기까지 시청자들과 7년여에 이르는 제작진의 노력이 뒷받침됐다고 생각합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여성조선 / 취재 장윤희ㅣ사진 강현욱·KBS ‘생로병사의 비밀’

출처 : 최고의 영양소
글쓴이 : 조영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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