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가 18일 공개한 ‘기간별 암 생존율(사망률)’은 암의 종류별로 환자가 얼마나 발생했고, 몇 년을 생존하는지를 알 수 있는 첫 보고서다. 발병 3년부터 생존율이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조사결과는 암 환자들의 투병 의지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조사에는 암의 진행 정도를 뜻하는 ‘병기(病期)’가 반영되지 않았다. 중앙암등록본부는 향후 조사에서 병기를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1년 단위 암 생존율 첫 공개
의학적으로 5년 생존율은 완치를 뜻한다. 암에 걸리고 5년이 지날 때까지 생존해 있다면 완치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5년 이후에도 암이 재발하거나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되는 사례가 없지 않다. 엄밀하게 말하면 5년 생존율이 완치가 아닌 셈이다.
이 때문에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의료선진국은 5년 생존율 외에 1년 단위로 생존율을 집계한다. 이런 나라들은 대체로 1970년대부터 1년 단위의 생존율을 집계해왔으며 그 결과 30년 이상의 생존율과 사망률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떤 암이 가장 유행하며, 암 유행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 유행할 암을 예측해 대비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는 곳은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다. 그러나 국내 암 통계 사업은 1999년 본격적으로 시작돼 그동안 1년 단위의 기간별 암 생존율을 집계하기에는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본부는 지난해 말 처음으로 1999년 발생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실시해 최근 기간별 생존율을 집계했다. 본부는 앞으로 5년 생존율 외에 1년 단위의 생존율(사망률)도 공개할 방침이다.
○ 5년 생존율? 3년 생존율!
기간별 생존율을 조사한 결과 발병 3년 이후부터 사망률의 증가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이 확인됐다. 조사 시점인 1999년 암 환자는 9만3912명이었다. 이 가운데 36.9%인 3만4655명이 발병 첫해에 사망했다. 이어 발병 2년째인 2000년에는 추가로 1만301명이 사망해 누적사망률은 47.9%로 늘었다.
그러나 3년째인 2001년에는 2000년 사망자의 절반에 못 미치는 5043명이 사망했다. 누적사망률은 53.2%로 늘었지만 증가폭은 5.2%포인트에 불과했다. 그 후 사망률의 증가폭은 4년째는 3.4%포인트, 5년째는 2.3%포인트에 그쳤다. 결국 초기 2년의 투병을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
암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한다. 일부 암을 제외하면 0기 또는 1기에 발견할 때 생존율을 90%로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말기에 암을 발견하면 아무리 유순한 암이라도 생존율은 10∼20%대로 떨어진다.
의료기술과 항암제가 발달했고 환자의 투병 의지가 과거보다 강해진 점도 3년 이후의 생존율이 높아진 이유다. 일반적으로 5년 이후 암이 재발할 확률은 5% 이내다. 대체로 암이 재발할 경우 80∼90%가 2년 이내에 재발한다. 바로 이때 의료기술과 투병 의지가 큰 도움이 됐다는 것. 이런 이유로 이미 의료계에서는 재발 확률이 낮아지는 3년 이후 생존율을 암의 완치 가능성을 판단하는 ‘비공식적’ 기준으로 삼아 왔다.
○ 17종 중 9종, 3년 생존율 50% 넘어
난치성 암으로 분류되는 췌장암은 2년 안에 환자의 87.8%가 사망했다. 폐암 환자의 78.9%, 식도암의 74.9%, 간암의 74.7%도 역시 2년 이내에 사망했다. 이런 암들은 초기 발견이 너무 늦은 게 2년 이내 사망률이 높은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암 전체를 놓고 보면 46.8%가 3년 이후까지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17종의 암 가운데 절반이 넘는 9종의 암은 3년 생존율이 50%를 넘었다. 10명 중 두 명 이상은 암에 걸린 뒤에도 생존한다는 뜻이다. 구강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전립샘암, 방광암, 갑상샘암, 림프종, 기타 암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갑상샘암은 전체 환자의 93.7%가, 유방암은 88.3%가 3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네 명 정도는 10년 가까이 생존해 있었다. 암 환자의 35.7%인 3만3559명이 2008년 1월까지 건재한 것. 발병 3년을 넘기면 생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악의 암이라는 췌장암 환자는 2319명 중 137명(5.9%)이, 폐암 환자는 1만1792명 중 1021명(8.7%)이 살아 있다.
10년 생존율이 10%에 이르지 못하는 암은 이 두 암을 포함해 간암(8.1%)밖에 없다. 특히 대장암(44.8%), 유방암(75.6%), 자궁경부암(73.7%), 방광암(53.0%), 갑상샘암(88.8%) 등 다섯 종류의 암은 절반 이상이 아직까지 생존해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관계자는 “10년 사망률에 포함된 사망자 가운데 5∼10%는 노환이나 다른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로 보인다”며 “실제 10년 생존율은 40%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현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원장은 “조기 검진을 통해 아주 작은 크기의 암도 발견할 수 있어 완치율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기관과 비용 모두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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