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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아토피

[스크랩]아토피 피부염 추울수록 활개친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11. 12.

30대 주부 A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애지중지하던 6살배기 외동 딸 얼굴에 갑자기 각질이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얼굴에서 시작한 각질은 팔과 다리로까지 확산됐다. 가렵다며 긁자 증 상은 더 심해졌다. A씨는 겨울이라 건조해서 그런 것으로 생각하고 보습제를 열심히 발라줬다. 그러나 증상은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됐다. 염증이 점점 더 심해질 뿐만 아니라 진물이 흐르기까지 했다.

L씨는 결혼한 지 1년 된 새내기 주부다. L씨는 날씨가 건조해지면 피부가 심하 게 가려워지는 고민을 안고 있다. 심해지면 염증도 생긴다. 처음에야 며칠 있 다가 없어지겠거니 하고 생각했지만 마음만큼 쉽지 않다. 증세는 점점 심해져 결국 정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증세가 나타나기 전과 확연하게 달라진 외모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이 이 만저만이 아니다. L씨는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져 요새는 사람 만나기도 두렵다 . 이러다 보니 우울증까지 겹쳤다.

A씨와 L씨 사례는 다름아닌 아토피 피부염이다. 아토피 피부염을 단순한 피부 염증 정도로만 생각하지 말자. 심해지면 사회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다. 신경쇠 약증세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질환도 야기한다.

사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질환 중 단기간에 고칠 수 없는 대표적인 난치병에 속한다. 예고없이 갑자기 발병할 뿐만 아니라 한 번 증상이 나타나면 단번에 치료하기 어려워 가족 중 환자가 생기면 온 가족이 아토피에 '전쟁'을 선포해 야 할 지경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가 민감한 12세 이하 어린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 히 피부가 건조해지고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악화되거나 재발될 가능성이 높 다. 피부가 민감한 성인에게서도 자주 발견되고 있다.

◆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질환=아토피는 왜 생길까에 대해 많은 사람 이 의문을 던진다.

그만큼 아토피 피부염이 대중적인 질환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놀라운 점은 아 토피 피부염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사실.

전문가들은 아토피 피부염이 산업화가 시작된 70년대부터 급격히 확산됐으며 농촌보다는 도시에서, 후진국보다는 산업화가 진전된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하 는 점에 착안해 환경적인 요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산업화로 인한 물 공기 등 환경 오염, 패스트푸드 음식이나 농약으로 키운 채소 등 음식, 어릴 때부터 지나친 학습에 시달리며 받는 스트레스 등이 아토 피 피부염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 때문에 신체 내부 면역 체계에도 이상이 일어나 아토피 피 부염 증세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다 보니 아토피 피부염을 완치한다는 각종 속설과 민간요법이 난무하고 있다. 강한 산성용액인 식초, 소염작용을 하는 죽염(소금 )ㆍ알로에, 쑥 등이 민간요법에서 자주 사용되는 재료다.

이러한 민간요법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 중 50% 정도가 민간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 이 있으며 국내에서도 72% 정도가 민간요법을 하고 있거나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정도다. 이는 그만큼 아토피 피부염이 치료하기 어려운 질환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그러나 민간요법에 대해 전문의들은 주의를 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노영석 한양대 피부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천연 물질이므로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 가능성은 상존하며 같은 요법이라도 개인 특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므로 사용하기 전에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성격까지 황폐해질 수도=아토피 피부염에 걸리면 처음에는 가려움증이 일 어나다가 피부에 발진과 각질이 일어난다. 나중에는 코끼리 표피처럼 두꺼워지 고 급기야는 갈라지는 증상까지 나타난다. 갈라진 피부 틈새로 진물이 흘러내 리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환자들은 예고없이 찾아오는 가려움증 때문에 생활 리듬이 깨질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정신력이 약한 성인은 대인 기피증이나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 다. 육체적인 문제가 정신적인 문제로까지 확산되는 것이다.

박천욱 한림대 피부과 교수는 최근 온라인 카페에 소속돼 있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 4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모로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회적 불이익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 났다고 밝혔다.

이는 외모로 인한 따돌림과 차별대우, 증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증 상 재발에 대한 초조함이 그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설문 응답자 중 43%는 학교나 직장에서 놀림을 당한 적이 있으며, 56%는 친 구나 연인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하는 등 응답자 중 총 82%가량이 우울증, 자신감 상실 등 정신적인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천욱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심하면 정신적인 문제까지 가져올 수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