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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국내외 암관련 시설

"안고 춤추고 함께 울고" 삼성의 감성전략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11. 10.

"안고 춤추고 함께 울고" 삼성의 감성전략


프리허그·플래시몹 이색 이벤트 잇달아 선봬…병원·환자 모두 만족

 

#장면 하나.삼성서울병원 암센터. 어디선가 ‘프리허그’ 팻말을 든 사람들이 다가와 살며시 어깨를 감싸 안는다. 그들은 아무런 말이 없다. 단지 어깨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여 줄 뿐이다. 오랜 투병생활에 지친 표정이 역력한 환자의 얼굴에는 어느 새 왈칵하고 쏟아진 눈물만이 흐른다.

 

#장면 둘.어느 늦은 오후 삼성서울병원 본관 로비. 한 무리의 의사와 간호사 등이 갑작스럽게 등장,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도레미 송’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오고가던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무슨 영문인지 모른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발걸음을 멈춘다. 하나 둘 모여든 환자와 보호자들은 느닷없는 이들의 퍼포먼스에도 이내 웃음과 함께 박수 갈채를 보낸다.

 

삼성서울병원이 병원 특유의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털어내기 위해 감성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어 화제다.

 

의료진 등이 참여하는 ‘플래시몹’과 ‘프리허그’ 등과 같이 환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형태의 다양한 이벤트를 최근 선보이면서 환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

 

특히 이러한 이벤트들를 지켜 본 이들 가운데 일부가 인터넷에 올리면서 다른 네티즌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를 기획한 삼성서울병원 CS사업실 정연이 실장[사진]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환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서”라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매일같이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만큼 그만큼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됐지만, 반대로 감성이 메마르기도 쉬운 까닭에서 준비한 것이란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일련의 이벤트들은 병원 내 구성원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정 실장은 강조했다.

 

의료인으로서 첫 출발을 하면서 다졌던 마음가짐이 혹시나 흐트러지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일깨우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정 실장은 “환자와 원내 구성원들 모두에게서 공감대를 얻어내려면 행동하는 것만이 답이었다”면서 “CS교육 때도 이러한 동영상을 보여주는 게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시작은 ‘프리허그’에서부터 비롯됐다. 힘든 사람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자는 의미에서 ‘포용(包容)의 포옹(抱擁)’을 기획했다.

 

다만 이미 수년전부터 국내에서도 한창 유행이 불면서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이벤트이라곤 하지만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고.

 

정 실장은 “기획을 해놓고도 막상 하려고보니 환자들이 혹시나 역정을 내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면서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저희들이 미안해질 정도로 과분한 감사를 표해주셨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실제로 프리허그를 허락한 환자나 보호자 대부분은 연신 눈물을 훔치며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정작 위로해주려 했던 CS실 사람들마저 눈물바다를 이뤘단다.

 

플래시몹 역시 같은 맥락에서 준비됐다. 병원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CS아카데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병원 내 인트라넷에 플래시몹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정 실장은 “혹시나 했는데 순식간에 60여명 정도가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음악과 동작을 알려줬더니 알아서들 연습해 한 날 한 시에 모여 오히려 지켜보는 내내 더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도 병원이 감동을 줘야 하는 곳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러한 노력들을 앞으로도 계속해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성기자 (sskim@dailymedi.com

2010-11-06 07:03

출처 : 데일리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