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부위 콕 집어 구멍 하나로 ‘수술 끝’
ㆍ복강경·흉강경 수술 기법 진화로
ㆍ흉터 안 남고 회복속도는 빨라져
ㆍ조기암·이식 수술까지 가능해져
복강경을 비롯해 흉강경, 내시경 등을 이용한 최소침습(侵襲) 또는 비침습 수술이 그것이다. 의료기술의 획기적 진전으로 평가받는 이 기법의 대표적 사례는 역시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다. 전신마취 후 환자의 배에 3~4개, 많으면 5~6개의 구멍을 뚫은 뒤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면서 수술을 하는 방법이다. 수술기구가 배(복강) 안에서 의사의 손처럼 움직이며 병변을 잘라내고 꺼낸 뒤 봉합도 한다.
조기 위암에선 복강경 수술이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자궁경부암·자궁내막암 등에도 복강경 수술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대장·직장암의 경우에도 복강경 수술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으며, 간·췌장 등 어려운 수술도 복강경으로 이뤄진다. 폐암, 전립선암, 신장암, 갑상선암 등도 흉강경·복강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내시경은 비뇨기과 영역(요로결석, 정관복원술 등)에서 특히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관절이나 척추에도 내시경이 적용된다. 디스크나 무릎, 어깨수술 등의 절반 이상이 내시경 수술로 이뤄진다.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교수는 “이제 복강경으로 수술하지 못하는 영역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양성종양 위주로 수술을 했지만 지금은 암이나 이식 수술까지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복강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통증이 적다는 것이다. 개복수술을 하면 최소한 10㎝ 이상 절개를 해야 한다. 그것은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그만큼 넓어진다는 뜻이다. 통증은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에 상처회복에도 지장을 준다. 또 여러가지 합병증을 가져다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을 하면 합병증 발생도 줄어들고 회복기간도 빨라진다. 개복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가 식사를 재개하려면 보통 4~5일 지나야하지만 복강경 수술을 하면 2~3일이면 식사가 가능해진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조기 위암환자에 대한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 간의 임상치료 결과를 비교했을 때 상처크기와 평균 통증 치료기간, 수술 후 합병증, 평균입원 기간 등 여러가지 면에서 복강경 수술의 치료성적이 개복 수술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합병증이 나타나는 빈도는 복강경이 8.3%로 개복수술의 30%에 비해 훨씬 더 낮았다.
복강경 수술은 외과수술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으로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수술 기구의 발달과 의사들의 수술 기술이 향상돼 과거에는 시도하지 못했던 장기이식 수술도 일부 가능하고, 고난도에 속하는 단일공(단일절개) 시술도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대 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장인 문혜성 교수(여)는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은 고난도의 수술기법이 필요해 그동안 복강 내 거대 종양을 가진 환자에게는 시도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앞으로 첨단 수술법 연구개발에 주력해 수술 기법의 향상과 환자 만족도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인천성모병원 단일공 복강경센터장인 김용욱 교수는 “향후 복강경 수술은 한곳에만 구멍을 뚫는 단일공법으로 수렴될 전망”이라며 “배꼽 안으로만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밝혔다.
■사례 1
이화여대 여성암전문병원 부인암센터 문혜성 교수팀은 ‘무흉터 단일절개 복강경 수술법’을 이용해 여성 환자들의 복강 내 거대 종양(보통 20㎝ 이상의 종양)을 수술하고 있다. 문 교수팀이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한 시술환자는 4명(13~26세)으로 이 중에는 38㎝의 거대 난소종양(종양이 복강으로 커져 위·아래를 채울 정도가 됨) 환자도 있었다.
■사례 2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한호성 교수팀은 간경화 및 간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53)의 간이식을 위해 간을 기증한 아들(22)에 대해 복강경을 이용해 간우엽(오른쪽 부위)을 절제하는데 최근 성공, 이 분야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이전에는 간을 기증받는 환자나 기증하는 공여자 모두에게 50㎝ 이상의 큰 절개가 반드시 필요했다.
■사례 3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김용욱 교수는 초기 여성암에 단일공법 복강경 수술(배꼽의 구멍 한곳만을 통해 시행)을 국내 처음으로 적용한 이후 일반 부인과 질환에서부터 자궁경부암 등 부인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시술하고 있다. 김 교수는 국제학회에서 단일공 수술법에 대한 시연을 하는 한편 관련 논문도 발표했다.환자 몸에 칼을 대지 않으면서 환부를 감쪽같이 도려내는 첨단 수술기법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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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ㅣ경향신문
2010-08-12-21:41:11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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