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한 지훈상 前 연세대 의대 의료원장
"회복 자신감 주는 의사가 환자가 진짜 원하는 의사"
32년간 의대 교수를 지내면서 연세대 의대 의료원장과 대한병원협회장을 역임하고 지난달 말 퇴임한 세브란스병원 외과 지훈상(65) 교수가 대장암 수술을 받은 암 환자였다는 사실은 의료계에 '널리 알려진 비밀'이다.
대장암은 지난 2007년 의료원장으로서 한창 바쁜 시절에 찾아왔다. 해외출장을 앞두고 체크한 혈액 검사에서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6개월 전보다 미약하게 낮아졌다. 병원 노조의 장기 파업을 막 수습한 터라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겠지 했다.
- ▲ 대장암 환자로서 신촌·강남·용인 3개 부속병원을 이끌어온 지훈상 전 연세대 의대 의료원장.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하지만 헤모글로빈 수치 감소는 신체 어디서인가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다는 징후다. 대장암이 그런 소량 출혈을 종종 일으킨다. 혹시 모르니까 내시경을 해보자는 말이 나왔다.
"내시경 모니터를 보는데 암 덩어리가 눈에 들어오는 거 있죠. 믿기지 않았죠."
암 수술을 하는 외과 의사가 암환자가 됐으니 난감한 일이었다. 이후 대장을 절반 잘라내는 수술과 4개월간의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그는 환자의 시선에서 의사를 바라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입장이 됐다.
"수술대에 누워보니까 수술실 조명이 너무 강렬하고 환자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40여년간 수술을 집도해온 나에게 너도 이제 환자 입장이 돼보라는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병원장이 자기 병원에 입원해 'VIP 환자' 대우를 받았다지만, 암 환자와 의사의 입장은 달랐다.
"중환자실에서 마취에서 깨어나니 극심한 통증이 폭풍처럼 밀려오는데, 의사들은 치료 결과에 더 집중하더라고요. 그때야 우리의 진료 문화가 질병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환자들은 당장 고통에 괴로워하고 의사로부터 인간적이고 정신적인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데 말이죠."
환자 입장에서 어떤 의사가 좋은지 묻자, 그는 "물론 실력이 최고 덕목이겠지만, 희망을 주고,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의사를 환자들은 절실히 원한다"고 말했다.
수술과 항암치료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암이 사라지자마자 그는 2008년 5월부터 2년 동안 전국 970여 병원을 아우르는 병원협회를 이끌면서 한국 병원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암이나 심장병 등 중증 질환은 큰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게 하고,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동네 병·의원에서 의사와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질병을 관리할 수 있도록 의료전달 체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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