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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관련 글/차가버섯 저자 칼럼

가평 차가원의 운동 환경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6. 22.

2008년에 포천에서 처음 차가원을 개원한 이후 좀더 넓은 공간과 만족스러운 환경을 갖춘 입지를 찾기 위해 경기도 강원도 일대에서 그동안 둘러본 곳이 족히 수백 곳은 넘습니다. 그 과정에서 평창, 화천에서 비교적 훌륭한 장소를 찾아 제2차가원을 열어서 운영한 적이 있고, 홍천에서 김동명 차가버섯 요양원을 개원하여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차가원의 입지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운동로를 포함한 주변 환경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디를 봐도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까닭에 운동하기에 좋은 숲길이 어디 가나 널려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암환자들이 운동하기에 적절한 숲길을 찾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차가원을 운영했던 포천, 평창, 화천은 각기 장점이 있었지만 너무 짧다든지, 너무 가파르다든지, 임도 밖에 없어서 그늘을 찾을 수 없다든지 하는 해결할 수 없는 단점 또한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평 차가원 주변은 암환자들을 위한 운동로로서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암환자 운동로의 첫번째 조건은 안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 험하고 가파르거나 옆에 절벽이 있으면 기력이 약한 환자의 경우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암환자 중에 특히 뼈에 전이가 된 환자가 넘어지는 낙상(落傷) 사고가 발생하면 기브스 정도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부상 부위를 절제해야 하는 경우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작은 상처나 부상도 암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안전한 구간과 함께 경사도를 달리 하며 약간 가파른 곳, 꽤 가파른 곳 등의 구간이 섞여 있고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코스를 갖춰야 합니다. 너무 평탄한 길만 있으면 일정 기간이 지나 꽤 튼튼한 체력을 갖추게 된 환자에게 적합한 운동로가 될 수 없습니다. 또한 아무리 짧아도 한 달 정도, 보통은 두서너 달 정도 지속되는 요양기간 동안 매일 같은 길만 반복해서 다니는 것도 고역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동쪽 코스, 서쪽 코스, 쉬운 코스, 어려운 코스 등 그때 그때 바꿔가며 운동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로를 갖추어야 합니다.  

 

 

세번째는 그늘이 충분해야 합니다. 등산객이 많이 찾는 유명 등산로가 아닌 경우 산에 나있는 길은 보통 산림 관리를 위해 내놓은 임도(林道)인 경우가 많습니다. 임도는 트럭이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너비로 길을 닦아 놨기 때문에 그늘이 없습니다. 여름철 무더운 날 그늘이 없는 길을 오랜 시간 걷게 되면 그 자체가 견디기 어려운 고통일 뿐만 아니라 탈진 등의 응급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그늘만 있어서 해가 들어오지 않는 길도 곤란합니다. 이런 길은 여름에는 아무 문제 없지만 겨울에 눈이 오면 겨울 내내 녹지 않아 운동 하기가 어렵습니다. 고육지책으로 등산화에 아이젠을 끼고 할 수도 있지만 정상적인 운동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네번째는 사람이 너무 붐비는 길도 곤란하지만 반대로 너무 한적해서 사람이 전혀 다니지 않는 길 역시 곤란합니다. 차가원의 가족들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이나 등산객들이 그런대로 자주 이용하는 길이 좋습니다.

 

우리나라 산에는 뱀이 많습니다. 10여년 전쯤에는 뱀이 멸종 위기라는 얘기까지 나왔던 것을 기억하는데 요즘 자연보호가 잘 돼서 그런지 조금만 외진 곳으로 들어가면 뱀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주민들 얘기로는 대부분 독이 없는 안전한 뱀이라고는 하지만 암환자들이 운동을 하다가 뱀을 만나면 아무리 작은 뱀이라도 독사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도 없고, 어디서 갑자기 뱀이 나타날까봐 마음 놓고 운동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암환자를 위한 운동로는 너무 붐비지도 않으면서 사람들이 비교적 자주 오가는 길이어야 합니다.

 

 

실제로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을 찾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길이 훌륭하면 사람들이 너무 붐비거나 주변 환경이 번잡스럽고, 그렇지 않은 곳은 대부분 경사가 매우 높은 가파른 길 투성이라서 암환자들이 운동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가평 차가원의 주 운동로는 차가원 남쪽 방향에 위치한 석룡산(石龍山) 등산로입니다. 석룡산은 정상 높이가 1,155m로 꽤 높은 산에 속하지만, 약 7km에 이르는 차가원-정상 간의 등산로 중 5~6km 구간은 경사가 완만한 평탄한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등산로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나무 그늘로 드리워져 있고, 길 옆으로는 조무락골 계곡이 흐르고 있어 늘 맑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무락골 계곡에는 작고 예쁜 폭포와 담(潭), 소(沼)가 자리잡고 있어서 중간중간 쉬어갈 수도 있습니다.

 

가평 차가원 주변에는 석룡산 외에도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민동산(1.023m), 연인산(1,068m) 등의 명산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중 화악산은 석룡산 바로 옆에 있는 산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합니다. 체력이 좋아진 뒤에는 운동로를 바꿔가며 운동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럴 때 차가원 주변의 명산들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가평 차가원은 매우 넓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본관 앞과 무암지(無癌池) 옆의 너른 뜰과 본관 뒷편에 넓은 운동장이 있고, 별채가 있는 명지천 계곡도 있어서 등산이 조금 버거운 분들이 충분히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외부의 운동 환경도 중요하지만 실내 운동 공간도 매우 중요합니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거나 겨울에 폭설이 내리는 경우, 혹은 바람이 매우 세차게 부는 날은 바깥 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가평 차가원은 2층에 매우 넓은 운동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객실에는 스텝퍼를 하나씩 비치해서 바깥 운동이 어려운 경우에 실내에서 충분히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가원 본관의 1층, 2층 복도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실외 운동 만큼의 운동량을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차가원에서는 로비, 복도, 휴게실, 식당 등 모든 공간에 대형 화분을 비치하여 숲 속에 있는 운동로에 근접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