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가평군 북면 적목리에 위치한 차가버섯 요양원입니다.
加平. 평평함을 더했다는 뜻이니 원래 이 동네는 평평함과는 거리가 먼 심산유곡임을 그 이름만으로도 짐작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도 이곳은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한 산골 중의 산골입니다.
그러나 첩첩한 가평의 산들은 또한 골 사이사이 이렇게 조그만 평지들을 만들어 두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가평인가 봅니다. 후덕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어울려 함께 살아 갈 자세가 되어 있다면 인간을 포용할 수 있다는 무언의 선언처럼 보입니다.
산이 깊으니 자연 골 또한 깊어서 주위 어디에나 맑은 물이 흐르고 있고, 그러므로 당연히도 가평군의 슬로건은 ‘에코피아’입니다. 에코피아. 이 말 한 마디 만으로도 머릿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거기에서도 가평의 주산인 화악산과 명지산을 품고 있는 북면은 ‘에코피아’의 핵심이 됩니다. 원래 북쪽은 천자의 자리입니다. 어느 곳에 가던지 항상 북쪽에 자리하고 앉아 남면(南面)하는 것이 제왕의 법도라, 그래서 천자의 좌측은 항상 동쪽이 되고,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높은 직위가 되는 것도 그런 연유입니다.
그 북면 적목리. 적목(赤木)은 바로 주목(朱木)을 이르는 말입니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하는 주목은 심산유곡에만 서식하는 나무 중의 제왕. 그런데 바로 여기가 그 朱木이 군락을 이루는 赤木里이니 어떤 곳인지 짐작이 가시겠는지요. 바로 거기에 저희 요양원이 있습니다.
가평 읍내에서 75번 국도를 타고 북면 방향으로 10Km를 올라오면 북면사무소가 나오고, 화악산으로 들어가는 391번 지방도와 갈라져 명지산 방향으로 좌회전 하게 됩니다. 차가버섯 가평요양원은 거기서부터 20Km 북쪽에 위치합니다.
명지천입니다. 명지천은 명지산에서 발원하여 가평 읍내로 흘러가다가 화악천과 합류하여 가평천이 되어 흐르다가 북한강에 합류합니다. 이렇게 맑은 물이 어떻게 한강의 그 지저분한 물로 변하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차가원으로 가는 길입니다. 가는 동안 계곡의 하천이 내내 함께하는 환상적인 드라이브코스입니다. 계곡이 조금씩 좁아지면서 울울한 산들이 앞을 막아섭니다.
그런데 세상 이치는 어디가나 마찬가지여서, 내가 아름다우면 남도 아름다운 법입니다. 개울가를 따라 수 많은 펜션들이 들어서 있고, 간혹 이렇게 예쁘고 웅장한 건물도 있습니다.
잘 모르겠습니다만, 건물 외벽에 써 있는 글자로 봐서는 기독교 계통의 건물 같기도 하고...그런가 하면 물레방아와 풍차가 함께 서 있는 이런 당황스런 풍경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이런 아름다운 길을 감상하며 올라가다 보면 석룡산 한 자락에 포근하게 들어앉아 있는 저희 차가버섯 요양원을 만나시게 됩니다. 북면 적목리 조무락골입니다.
해발 350m의 차가원 전경입니다. 그런데.... 뭐시라.....조무락골? 조무락?
그렇습니다. 鳥舞樂. 새가 춤추며 즐거워 한다는 뜻입니다. 헉, 그렇다면 .... 서식지가 까다로운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새들이 모여들고, 모여서 즐겁게 춤을 추는 곳. 그렇다면 이곳이 기운이 아주 맑은 명당터임을 누구라도 대번에 알 수 있겠습니다. 공기 좋고 물 맑으며 터까지 명당인 이곳. 너무 과장하는 거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보이시나요? 도대리. 대도(大道)하면 추상명사로 그냥 ‘큰 도’쯤 되지만 도대(道大) 하면 이야기가 전혀 달라집니다. 도대는 ‘큰 도’가 지금 여기에 실재한다는 생생한 현실이 되는 겁니다. 적목리는 바로 도대리와 붙어 있습니다. 주목이 군집하고 새들이 모여드는 적목리 아래가 바로 큰 도가 머무는 곳이라는 뜻 아닐까요? 적목리는 말하자면 큰 도의 발원지가 되구요.
우리 조상들은 무슨 이름이건 간에 그냥 짓는 법이 없었습니다. 세심히 자연과 지세를 관찰하고 그에 합당한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비하리에 비행장이 들어서고, 유명한 온천지역에 이미 온(溫)자가 들어 간 지명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들이 그 한 예가 됩니다.
그렇다면 현명하신 우리 조상님들은 이곳의 가치를 진즉 알아보시고는 오래 전부터 세파에 시달리고 심신이 지쳐버린 사람들의 치유를 위해 존재하는 이상향으로 설정 한 곳이 아닐까요?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곳에 한 번 와 보시면 제 말의 의미를 금방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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