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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서구형 식단 첫 세대… 대장암·유방암 늘어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2. 8.

[베이비붐 세대 '2010년 쇼크'] 서구형 식단 첫 세대… 대장암·유방암 늘어

 

 

 

베이비붐 세대의 건강

40대 후반~50대 중반의 베이비붐 세대 연령대는 암(癌)과 심장병·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또한 신체 활력이 떨어지는 '육체적 갱년기'이자 은퇴를 앞둔 '심리적 위축기'이다.

특히 이들은 성장기에 서구식 식사를 접한 첫 번째 세대다. 대장암·유방암·심장병 등 서양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병에 취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들이 학교·취업 등 한국사회 구조에 거센 변화를 몰고 왔듯이 질병 발생 패턴에도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서구형 질병의 조기 발병 세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남자에서는 대장암, 여자에서는 유방암이 대표적인 그런 케이스이다. 2007년 국내 대장암 환자 9만1700여명 중 40·50대 이하 환자는 3만5000명으로 전체의 38%를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같은 나이대 대장암 환자 비율은 24%다(미 국립암연구소). 즉 우리나라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부터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추세가 10~20년 더 이어지면 결국 고령 대장암 환자가 많아지게 된다. 이들 계층이 암 발생 패턴을 바꾸는 '주역'이 되는 셈이다.

유방암의 경우, 미국은 발생 정점이 70대로,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방암 발생 정점이 50세 안팎이다. 정확히 베이비붐 세대에 맞춰져 있다. 40·50대 환자가 전체의 65.7%를 차지한다. 베이비붐 세대가 나이를 들면서 유방암도 결국 고령자 위주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처럼 50대 삶을 고달프게 하고 건강을 위협하는 최대 복병은 암이다(한국인의 질병 부담 보고서·2005년). 2위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3위는 당뇨병, 4위는 간경화·위궤양, 5위는 근골격계질환이다. 10~20여년간 누적돼 왔던 건강 위험 요인이 질병으로 발전할 나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탈이 나는 것이다.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되면 건강 관리는 더욱 취약해진다. 직장에서 제공하는 건강 검진 프로그램에서 소외되고, 일상이 힘들어지면서 자체적인 검진 활동에도 소홀해질 가능성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8년 직장에 소속된 남성 베이비붐 세대의 건강 검진 수진율은 78.4%이다. 하지만 그해 은퇴자나 자영업자 등 지역건강보험 소속 베이비붐 세대의 수진율은 31.2%로 뚝 떨어진다. 직장 소속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이 시기는 50년간 부단히 사용한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할 시기다. 평균 수명 90세 시대를 대비한 인생 이모작을 위해 자신의 각종 건강 수치를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최소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정상치에서 벗어났으면 적극적인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암 조기 검진에도 나서야 한다. 50대부터 암 발생 빈도는 40대보다 두 배로 뛴다. 최소한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폐암·자궁경부암 등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6대 암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암 검진 방법, 표 참조〉. 심장질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달리면서 심전도를 체크하는 '운동부하 검사'가 권장되며, 비만이거나 가족 중에 심장병 환자가 있는 경우 관상동맥 CT 체크도 필요하다.

40대 이후 신체 근력(筋力)은 매년 3%씩 감소한다. 50대 중반이면 신체 활력이 급속히 감소하게 된다. 고려대병원 가정의학과 조경환 교수는 "심혈관계와 근골격계가 우리 몸을 지탱하는 두 축"이라며 "체력 관리를 위해서는 달리기·수영 등을 통한 심혈관 기능 강화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등산 등 근골격계 강화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