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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폐암

국내 암 사망률 1위 폐암, "제대로 알고 있나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0. 1. 15.

국내 암 사망률 1위 폐암, "제대로 알고 있나요?"

유세화 대한폐암학회장



“흡연이 폐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굴뚝에 코를 박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실제 폐암 환자의 80% 이상이 흡연자입니다.”

유세화 대한폐암학회장은 “폐는 피부와 마찬가지로 외부 환경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신체 부위이므로 항상 위험 요인에 노출돼 있다”며 “기침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무조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폐암, 국내 암 사망률 1위지만 인식률 낮아

폐암은 국내 암 사망률 1위인 질환이면서 매년 약 1만 2000명이 사망하는 무서운 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폐암의 무서움을 알지 못한다.

“대한폐암학회가 2008년 2~30대 여성 483명을 대상으로 ‘여성 암 중 어떤 암의 사망률이 가장 높을까’라고 물은 적이 있는데 조사 대상자 중 49.1%가 유방암을 꼽았습니다. 실제 1위인 폐암을 답한 사람은 불과 5%였죠.”

유 회장은 “수술 후 5년 생존율만 보더라도 유방암 환자보다 폐암 환자가 훨씬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사람들이 폐암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 운 좋게 폐암 초기인 70대 환자를 진료한 적이 있는데 치료를 강력히 권유했지만 완강히 거부해 1년 뒤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로 다시 병원에 찾아 온 일이 있습니다. 이렇게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를 보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 늘고 있는 여성 폐암 환자, 비흡연자도 위험

폐암 환자를 성별로 나누면 여성보다 남성이 3배 정도 많다. 그렇지만 유 회장은 여성이 남성보다 폐암에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 차이 때문에 발암 물질이 여성의 체내에서 더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똑같이 담배를 피우더라도 암에 걸릴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유 회장은 “여성 흡연율이 증가하면서 여성 폐암 환자 비율 역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일부 여성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기 때문에 폐암의 위험에서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비흡연자도 간접흡연을 통해 충분히 폐암에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실제 우리나라 폐암 환자 중 20% 정도는 비흡연자다.
 

 

 

◆ “폐암도 조기검진 지원사업에 포함되길 바랍니다”

현재 정부의 조기검진 지원사업에 포함된 암 종류는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암 등 5개다. 환자의 예후가 가장 나쁘고 사망률이 높은 폐암이 대상에 포함돼 있지 못한 상태.

유 회장은 “조기검진 지원사업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암 검진 후 생존율이 높아지거나, 특정 암 때문에 들어가는 사회적인 비용이 줄어드는 등 일종의 발전된 ‘증거’가 필요한데 폐암은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CT로 촬영한 것과 그냥 방치해 둔 것을 비교했을 때 생존율의 차이가 별로 없다는 점도 배제 요인입니다.”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기진단법’이 없다는 의미다.

유 회장은 “적어도 60대 이상 고령자부터라도 먼저 조기 검진을 도와주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개인적으로 위험군에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지원 대상을 정하면 분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병준 MK헬스 기자 riwoo@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