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남자도 유방암에 걸린다?

최근 남성들로부터 듣는 질문들 중에 하나가 '남자도 유방암이 있을 수 있나요?' 이다. 답부터 하자면, 물론 있을 수 있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남성도 상당히 빈약하기는 하지만 유방 조직이 존재하고 있고, 가지고 있는 구조물에 암은 당연히 생길 수 있다.

 

유방암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의 파피루스에 기록된 것이라 한다. 그 시대의 사회상을 고려하면 실제 남성들이 유방암에 대해서 여성보다 먼저 알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여성보다 늦은 60대에 호발

남성 유방암은 여성 유방암 환자보다 10년 늦은 60대가 호발 연령이며, 2002년 한국 암 등록 사업의 보고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남성 유방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0.6%(42예)이다.

이는 서구의 남성 유방암이 전체 유방암의 1% 미만이라는 보고와 유사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유방암이 증가하는 것에 따라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이집트에서 남성 유방암이 비교적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는 풍토병인 주혈흡충증과 연관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남성 유방암을 증가시키는 위험요인으로는 혈중 여성호르몬이 증가되는 경우, 노년기ㆍ고환염ㆍ잠복고환ㆍ클라인펠터 증후군과 같이 남성호르몬이 감소되는 경우, 유전적인 요인, 뇌손상 등으로 인한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의 증가, 유방의 방사선 노출 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클라인펠터 증후군에서는 유방암의 발생이 스무배에서 오십배까지 증가한다고 되어 있으며, 이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이 질환에서는 감소되어 있기 때문이라 설명되고 있다.

 

유두 아래에서 만져지는 통증 없는 혹

남성 유방암의 증상으로는 통증 없는 혹이 한쪽 유두 아래에서 만져지는 것이 가장 흔하다.

남성에게서 유방에 혹이 만져지는 질환으로는 여성형 유방이 가장 흔하다. 이는 비후된 부드러운 유방조직이 양측 또는 한쪽의 유방에 발생하는 것으로, 사춘기나 노년기 같은 호르몬의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또한 약물이나 간기능 저하, 고환기능이 저하되어 호르몬 분비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으로 인한 결절과 여성형 유방은 조직학적 검사로도 쉽게 구분되어진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유두로 혈성 분비물이나 누런 액체가 분비되기도 한다.

 

남성 유방암의 진단은 여성의 유방암 진단과 동일하게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 미세침흡입검사 등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검사는 조직학적 검사이다.

 

여성 유방암 치료와의 차이

남성 유방암의 치료 또한 여성 유방암의 치료와 동일하게 수술 요법, 방사선 요법, 항암치료 및 항호르몬요법을 시행한다.

치료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면 첫째, 남성 유방암인 경우 암 자체가 유두 바로 아래에 주로 위치하여 수술 시 유두를 보존하게 되는 유방 보존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 구조적으로 유방피부와 유두침윤이 여성 유방암에서보다 흔해, 여성과 비교하여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예가 더 많다.  

셋째, 여성 유방암보다 호르몬수용체 양성율이 높아 이에 대한 치료인 항호르몬제 치료가 병용될 가능성이 높다.

 

여성 유방암과의 치료에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남성 유방암 역시 유방암 자체의 병기에 따라 예후가 결정되는 것이지 남성에서 생긴 유방암이기에 더 예후가 나쁘다는 보고는 없다.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남성에게도 유방암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유방에 이상이 생기면 바로 전문의 진찰을 받아 치료시기를 늦추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글/ 허민희/ 제일병원 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