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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위암

[스크랩]위암 조기발견 내시경 받자.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10. 10.

내시경 직경 5㎜로 줄여… 고통과 불안 한번에 잡다

코로 넣는 내시경 만족도 높아

위암 조기 발견을 위해 위 내시경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유명 연예인의 위암 뉴스가 보도된 이후 위 내시경을 받는 젊은 여성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위 내시경은 가장 큰 장애물이 질식감, 구역감, 통증 등의 '고통'이다. 이 때문에 위암 조기 발견을 위해 내시경을 통한 정기검진의 중요성을 알아도 내시경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내시경의 이런 문제점을 줄여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수면내시경'이다. 수면내시경은 '미다졸람'이란 수면 유도 약물을 주사해 진정 또는 가수면(假睡眠) 상태에서 내시경을 받는 것. 이 상태에서 내시경을 받을 때 통증이나 구역감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의료진과 대화도 나눈다. 다만 깨어난 뒤에 이런 고통을 기억하지 못하므로 고통 때문에 내시경을 꺼리는 현상을 줄여준다. 마치 깊은 잠이 들었을 때 누가 때리면 아프다는 소리를 하면서도 깬 후에는 자신이 맞은 지도 잘 모르는 현상과 비슷한 것이다. 수면내시경 1회에 사용되는 미다졸람의 양은 수면제 1~2알 정도 복용하는 것과 비슷해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매년 수면내시경을 받으면 '머리가 나빠진다'거나 '수면마취를 하다 기억상실에 걸릴 수 있다'며 께름칙해 하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

일반 내시경의 '고통'과 수면 내시경의 '불안'을 한꺼번에 해소하겠다고 나선 것이 '경비내시경'이다.

▲ 경비내시경 검진 모습, 일반 내시경보다 통증이 훨씬 적다./비에비스 나무병원 제공
경비내시경은 통증이나 구역감을 줄이기 위해 관의 직경을 일반 내시경의 절반 수준인 5㎜로 줄였다. 일반 내시경은 입을 지나 식도로 넣는 반면, 경비내시경은 코를 통해 식도를 거쳐 위로 넣는다. 내시경을 넣기 20분 전에 코에 마취크림을 바른다. 이 때문에 경비내시경은 일반 내시경을 할 때의 구역감, 질식감, 통증 등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다만 내시경 검사 시간은 경비내시경이 3분쯤 더 걸리고,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일반·수면·경비내시경을 받아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소화기 전문병원인 비에비스 나무병원이 2008년 9~10월 내시경을 받은 환자 339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했다.

내시경을 받을 때 통증은 일반내시경(3.72· 5점에 가까울수록 고통)이 가장 컸고, 이어 경비내시경(2.56), 수면내시경(1.22) 순이었다. 내시경 시술 도중 또는 시술 뒤에 구토, 재채기, 구역감 등을 경험한 비율도 일반내시경(28%)이 가장 많았고, 경비내시경(18%), 수면내시경(17%) 순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다음 검사 때 같은 내시경을 받겠다는 비율이 일반내시경은 52%에 그친 반면, 경비내시경은 71%, 수면내시경은 83%로 나타났다. 수면내시경의 통증은 이론적으로는 0%에 가까워야 하는데도 17%로 나온 이유는 수면유도제인 미다졸람이 개인에 따라 약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진료 부장은 "미다졸람이 잘 듣지 않으면 수면내시경을 해도 일반내시경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다음 검사 때 경비내시경을 또 받겠다는 응답자 중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점도 특징이다. 홍 원장은 "코가 작은 사람들은 경비내시경을 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보다 코가 작기 때문에 경비내시경의 재 선택률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비내시경은 환자가 의식이 또렷하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어 위암 조기발견 등에는 수면내시경보다 효과적이란 연구도 나오고 있다.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은 "일본의 경우 경비내시경이 2002년 도입된 이후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위암을 조기발견하기 위한 선별 검사 때는 경비내시경이 더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며, 그 중 위암의 비중이 가장 크다. 위암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조기 발견이다. 국제적으로 40대 이상은 위 내시경을 최소한 2년에 한 번 받으라고 권한다. 하지만 국내 학계에서는 맵고 짜게 먹는 한국 사람들의 식습관과 폭음 문화 등을 고려할 때 1년에 한번은 위 내시경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30대부터 위암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검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병·의원에서 일반 내시경은 2만~5만원 대, 경비내시경은 5만~7만원 대, 수면내시경은 10만~13만원 대에 받을 수 있다.

/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 baej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