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과 위암
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 높은 만성 위염
위염은 내시경의 발달로 비로소 진단이 가능해진 병인데 급성 및 만성위염으로 분류된다. 급성위염은 발병 자체가 돌발적이며 술이나 약물복용 자극적인 음식 섭취나 갑작스럽고도 강한 스트레스 등 확실한 발병 원인을 갖고 있고 대개는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에 의해 수일 안에 완치되므로 휴식이나 수액 공급 등 대증요법을 치료의 원칙으로 한다. 간혹 통증이나 구토 등 초기증상이 심하거나 토혈, 혈변 등 출혈 증상을 보여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도 대부분 2주일 정도면 완치된다.
사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만성위염이다.
만성위염은 그 중상에 있어 특별한 점은 없으며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는 점 외에는 이렇다할 특징을 찾아낼 수도 없다.
물론 생활 습관이나 환경적 요소, 체질, 세균 감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하는 경우도 많지만 발병할 만한 별다른 이유가 없는 경우도 많아 만성위염이란 결국 위점막이 늙어가는 현상일 뿐이라는 결론이 나올법도 하다.
그러면 이들 만성위염이 왜 임상에서 중요하게 취급되는가?그 해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위암의 발병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만성위염 환자들이 호소하는 속쓰림, 소화불량 및 식후 상복부 불쾌감 등의 증상은 위의 운동기능이 저하되는 데서 오는 전형적인 현상인데 위암 역시 이렇게 위 기능이 저하된 상황에서 발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소화기계 증상이 없을 때에도 고령인 경우에는 만성위염이 존재할 수 있다.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이 건강하게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진행성 위암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런 경우이다. 따라서 40세 이후부터는 비록 소화기계증상이 없더라도 일년에 한 번 정도 내시경검사를 밪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또한 위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악성 종양으로 예후 또한 불량하다.
획기적인 항암치료방법이 개발되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을 하는 것만이 완치 혹은 그에 근접한 치료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위암은 조기 진단이 상당히 어렵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위암은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으며 위암에만 특이한 뚜렷한 증상도 없기 때문이다.
발생 빈도 가장 높은 악성종양, 위암
더욱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식사 습관이 불규칙하고 자극적인 식품을 선호하는 까닭에 건장한 일반인들 가운데도 소화기계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으며 또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위암 증세에 의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아주 드물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도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위X선 조영술, 내시경검사 및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나 세포진검사 등 다양한 진단기술의 발달로 위암을 발생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특정한 증세가 있건 없건 정기적으로 내시경검사 등 종합검진을 받는 풍토만 확립된다면 위암을 완전히 정복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위암의 원인에 대해서는 확고한 정설이 없다. 다만 사람의 위는 섭취한 음식물 등으로 부단한 자극을 받고 있으며 이들에 의해 서서히 위점막이 변화를 일으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위암이 생긴다고 추정된다. 이와 같이 부단히 위벽을 자극하는 요소를 위암의 위험인자라고 하며 이렇게 변성되어 위암이 되기 직적의 병변을 가리켜 위암의 전구병변이라 한다. 그러면 위암의 위험인자들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에는 유전적인 소인, 식품, 환경적인 요인, 세균 감염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거론되지만 아직 확실한 위험인자로 인정되는 것은 거의 없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 없어 조기진단 어려워...
한편 위암의 전구병변으로 인정되는 것들로는 위용종, 위점막의 장화생, 위축성위염, 위궤양 등이 있다. 여기서 장화생이라는 것은 위염이나 위궤양 등이 회복될 때 정상적인 위세포로 재생되지 못하고 장세포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예가 많아 주목된다. 이들 병변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들에 비해 위암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많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결국 위암의 치료에는 조기진단이 관건이 되는 것이다.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만 하면 충분히 완치될 수 있는 위암이 발견이 늦어 치료 시기를 놓친 탓에 심각한 진행암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환자를 난치상태나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것은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인 내시경검사를 생활화하고 내시경검사에서 위암의 전구병변이 발견되면 이를 철저히 추적·관찰함으로써 위암의 조기진단과 완치에 힘써야겠다.
출처.
이종철/삼성의료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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