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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정관진 제2군단/암환자를 위한 작은정보

[스크랩]‘믿는만큼 낫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10. 1.

‘믿는만큼 낫는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의학, 새 길을 찾다] <8> 심신요법
약-음식-마음 치료 중 제일은 마음
지각과 신념에 따라 몸 세포 바뀌어
 
 
내가 잘 아는 의사 가운데 하녹 탈머(Hanock Talmor)라는 미국인 의사가 있는데 그는 지금 플로리다주 게인즈빌에서 주로 암과 에이즈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통합의학적 방법으로 진료하면서 심신요법(心身療法, Mind-Body Medicine)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하녹 탈머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암환자를 다루는 데 있어서 나는 그들을 세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첫째 그룹은 ‘암은 낫기 어렵다’라고 믿는 대중들의 집합의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나머지 자신의 병에 대해 그러한 신념을 바꾸지 못하는 환자들이다. 이 환자들은 임종 때까지 가장 극심한 고통을 경험한다.
 
둘째 그룹은 그러한 집합의식을 한편으로는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은 치유될 수 있다고 믿는 환자들이다. 이들은 어느 정도 정신적, 감정적 개선을 경험하게 되며 임종 때까지 비교적 덜한 육체적 고통을 겪는다.
 
셋째 그룹은 암에 대한 대중들의 지배적 신념 곧 ‘암은 낫기 어렵다’와 같은 절망적인 집합의식 자체를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 환자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몸의 형편과는 상관없이 ‘이미 다 나았다’와 같은 담대한 믿음을 가지고 삶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이런 환자들이 바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사람들이며 흔히 몸에서 암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치유를 경험한다.”
 
직장암 뒤 간과 폐 전이, 주치의도 손 뗀 환자의 ‘기적’
 
필자도 여기 셋째 그룹에 속하는 환자들을 만날 때가 있다. 직장암 수술을 받은 지 얼마 후에 간과 폐에 암이 전이된 60대 후반의 남자환자 한 사람이 있는데 그는 70회 이상의 항암요법을 견뎌낸 사람이다. 약 3년 전 그의 주치의가 이제 더 이상 어떤 치료도 의미가 없다고 하자 나의 클리닉으로 왔는데 나는 트란스퍼 팩터에 의한 간단한 면역요법과 함께 주로 심신요법을 가르쳐 주었다. 앞서의 세 번째 신념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지금도 불사조처럼 맹렬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이 분을 볼 때마다 참으로 놀랍고 존경스럽다. 그는 분명히 간과 폐에 암이 있는데도 몸의 형편에 압도되지 않고 ‘나는 이제 다 나았다’는 믿음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
 
2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허인수라는 선교사를 만났는데 이분은 자기 자신이 어떻게 백혈병에서 극적으로 회복되었는지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1994년 어느 대학병원 백혈병 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그 결과는 절망적인 상태였다. 그 무렵 어느 목사님이 쓴 “아프지만 다 나았다”는 신앙체험기를 보게 되었다. 그 내용은 이 목사님의 심각한 위궤양이 어떤 약물치료에도 반응이 없었는데 어느날 기도 중에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로 믿으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렇게 되리라”는 성경말씀이 떠올라서 그 말씀대로 “나는 이미 다 나았다”고 믿고 나은 사람처럼 행동함으로써 완쾌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체험기를 읽고 큰 감동을 받은 그는 “나의 백혈병도 다 나았다고 믿기만 하면 다 낫겠구나”는 강한 믿음이 생겨 다 나은 사람처럼 그 믿음에서 후퇴하지 않고 담대하게 행동했더니 그 뒤로 깨끗하게 다 나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나의 환자들에게 이 선교사의 백혈병을 낫게 한 “신념의 힘”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초여름 나의 방송 강의를 듣고 어느 젊은 여성이 전화 상담을 해왔다. 86세 된 자기 어머니가 방광암 때문에 세 차례나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아주 어려운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이분에게 앞의 선교사의 경험을 소개해주었다. “몸의 형편을 보지 말고 다 나았다고 믿게 하십시오. 그리고 다 나았으니까 나은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격려하십시오. 우리 속담에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계속 걷게 하십시오.” 그리고 나는 식물줄기세포에 의한 간단한 면역요법을 병행하도록 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지만 나 자신도 이 환자가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다. 그 후 이 일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약 6개월 후 나와 전화 상담했던 그 여성이 선물을 가지고 나에게 찾아왔다. 자기 어머니가 아주 많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그 동안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내가 권유한대로 “나는 다 나았다”고 믿고 계속 걸었다는 것이다. 나도 놀라웠다. 나는 그 환자의 얼굴도 본 일이 없는데 그 환자의 믿음이 자신의 병을 낫게 한 것이다.
 
비극 필름 그대로 둔 채 스크린 활동사진만 지우려는 꼴
 
이처럼 마음의 변화가 몸의 생리와 병리에 직접적이고도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심신요법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최근에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생물학자 글렌라인이나 내과의사 라리 도시는 믿음의 에너지가 질병을 치유시키는 원리와 메카니즘을 양자물리학에 근거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세포생물학자 립튼 브루스(Lipton Bruce)교수는 유명한 저서 “신념의 생물학(Biology of Belief)”에서 “유전자 코드의 배열과 그 활동성은 그 사람의 지각과 신념에 의해서 좌우된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는 세포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는 유전자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생물학적인 치료법 대신에 “믿음을 바꾸기 위한 의식훈련법”을 개발하여 더 유명해졌다. 곧 마음 가운데 믿음을 바꾸면 몸의 세포가 바꾸어진다는 것이다.
 
심신요법으로서 명상, 최면요법, 심상법, 바이오피드백, NLP등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이런 모든 심신요법들의 배후에 자리잡고 있는 키워드는 믿음이며 그 작용원리는 “믿음이 몸과 현실을 바꾼다”는 것이다. 건강의 회복에 실패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바로 이러한 신념요법의 비밀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나는 낫기 어려운 병에 걸려있다”거나 심지어는 “나는 죽을 병에 걸려 있다”고 굳게 믿고 있으면서 물리적 치료법에만 매달려서 병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비극의 활동사진을 그만 보고 싶은 사람이 비극의 필름을 그대로 둔 채 스크린의 활동사진만을 지우려고 덤비는 바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내 몸의 상태를 바꾸려면 내 마음의 믿음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심신요법은 의사나 환자 모두가 꼭 익혀서 활용해야 할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부터 약을 써서 병을 고치는 약의(藥醫)보다는 음식의 섭생으로 병을 고치는 식의(食醫)를, 그보다는 마음을 다스려 병을 낫게 하는 심의(心醫)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홍준/하나통합의원 원장, 조선대학교 보건대학원 대체의학과 초빙교수
공동기획:한겨레-CHA대체의학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