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상선 암 환자가 늘면서 '갑상선 암'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갑상선 암이 많은 여성들의 암 걱정은 '공포' 수준이다.
지난해 갑상선 암으로 치료 받은 사람은 2만4295명으로 전년의 1만8361명보다 32.2%나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여성 암 중에서 갑상선 암은 유방암과 1위 자리를 다툴 정도이다.
주변에서 암 진단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갑상선 초음파를 받으면 10명 중 4~5명은 "갑상선에 혹(결절)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이런 말을 들으면 '혹시 암은 아닐까'하는 걱정부터 앞선다. 결론부터 말하면 갑상선 혹(결절) 중에서 90%는 암과 무관한 양성종양이다. 갑상선 결절은 크게 '양성 결절'과 암으로 불리는 '악성 결절' 두 가지로 나뉘는데, 결절의 대부분은 암이 아닌 양성 결절이다.
◆갑상선 양성 결절, 암으로 바뀌지 않아
갑상선 양성 결절은 인구의 5~10%에서 발견될 정도로 매우 흔하며 대부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박정수(대한갑상선학회 회장) 교수는 "전체 갑상선 결절의 50%가 넘는 1㎝이하 결절은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갑상선 결절 중에서 암일 확률은 5%에 불과하므로 결절이 있다고 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양성 결절이 암으로 바뀌지도 않는다. 박 교수는 "양성 결절은 생길 때부터 암과는 아예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양성 결절이 암으로 바뀔 수 없다. 가끔 양성결절이 암으로 바뀌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양성 결절 내에 있던 미세한 암 조직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일 뿐 양성 결절 자체가 암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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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미지=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 ▲ 이미지=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 ◆양성 결절, 치료해야 하나
양성결절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치료해도 별 효과가 없는 때가 많으므로 굳이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강남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임동준 교수는 "과거에는 갑상선 양성 결절이 있으면 예방적 차원에서 갑상선 호르몬제를 먹었지만 요즘은 이마저도 하지 않는다. 여러 논문들을 통해 약물 치료를 한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 사이에 종양의 크기나 질병의 예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고주파 치료도 결절이 두드러져 보이거나, 결절이 기도나 식도를 눌러 숨쉬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만 없다면 굳이 받을 필요는 없다. 임 교수는 "고주파 치료는 치료 후 목에 흉터가 생기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종양의 크기를 줄일 뿐 종양을 완전히 없애는 치료는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를 받고 나서 얼마 안돼 재발해 병원을 다시 찾는 사람들도 있다고 임 교수는 말했다.
양성인지 악성인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을 때도 고주파 치료를 하면 안 된다. 암은 림프조직이나 혈관 등 주변까지 침범하기 때문에 결절 하나만 없애는 것으로는 전혀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는 수술로 결절과 갑상선을 함께 제거해야 한다.
양성 결절이지만 꼭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결절의 크기가 4㎝ 이상이거나 결절의 종류가 '여포종양'일 때에는 갑상선 한 쪽을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박정수 교수는 "양성결절이라도 4㎝ 이상이면 그 안에 암 조직이 숨어 있을 확률이 높아지므로 반드시 떼내야 한다. 갑상선 결절 있는 사람 1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갑상선 여포 종양도 검사만으로는 양성·악성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상선 양성 결절이 있으면 6개월 또는 1년에 한번씩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절이 암으로 바뀌지는 않지만, 한번 결절이 생긴 사람은 결절이 또 생길 가능성이 크므로 새로운 결절이 생겼는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암은 아닌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 2008.12.23 22:28 입력 / 2008.12.24 09: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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