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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절염, 오십견

[스크랩]관절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9. 1. 4.

경기침체로 지구촌 전체가 삐걱거리고 있다. 소우주(小宇宙)인 인체가 비상시 삐걱거리지 않으려면 평소 체질을 강화하고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

오장육부도 중요하지만, 외형적으로 삐걱거리지 않으려면 관절이 잘 돌아가야 한다. 관절(關節)은 두 개 이상의 뼈가 맞닿아 움직일 수 있게 연결된 결합방식이다. 단단한 뼈와 뼈가 마찰 없이 맞물리도록 뼈 끝에는 탄력있는 연골로 덮여져 있다. 여기에 활액을 채운 활막이 한 벌 더 싸면서 이중으로 완충한다. 달걀 흰자위 같은 활액은 베어링의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한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붓는 것이 관절염이다. 어깨나 손목 및 무릎 관절염의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활동도 불편하지만 대표적 증상이 아픈 것이다. 관절염 환자를 진료하면서 아프다는 소리를 가장 많이 듣지만, 한방에서는 섣불리 진통제를 쓰지 않는다. 주로 관절 주변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가 우선이다.

관절염의 근본 원인은 어혈(瘀血)이나 담음(痰飮) 등 병리(病理)적 산물의 관절 침입이다. 인체가 균형을 상실하면 풍한습(風寒濕)의 나쁜 기운이 들어와 기혈(氣血) 소통을 막는 과정에서 병리적 산물이 생성된다.

원인이 밝혀진 관절염 종류 만도 120종이 넘지만,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이 양대 산맥을 이룬다.

면역성 이상에서 오는류머티즘성 관절염은 고대 그리스어로 '흐름에서 오는 질병'이란 뜻이다. 당시에는 뇌에서 나쁜 액체가 흘러나와 전신을 돌면서 관절이나 근육을 아프게 한다고 믿었다. 첨단 현대의학도 류머티즘을 아직 완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역절풍(歷節風)이라는 병명으로 치료해 왔다. 역절풍은 여기저기 관절을 돌아다니면서 아프다는 뜻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뼛속까지 아픈 것이 낮에는 덜하다가 밤에 호랑이가 무는 것처럼 아프면 백호(白虎) 역절풍"이라고 했다.

노화로 연골이 닳아서 오는 퇴행성 관절염은 골관절염이라고도 한다. 발병 원리는 단순해, 기계에 기름을 안쳐주고 마구 돌리면 마찰 면이 닳아서 못쓰게 되는 것과 같다. 관절염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며 환자수도 으뜸이다. 태초 원시인의 화석이나 이집트 미라에서 발견될 정도로 역사가 깊다.

관절염의 한방 치료는 연골과 주변 뼈가 손실되는 현상을 차단해 관절염의 진행을 막는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관절에 영양을 공급하고 관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관절을 건강하게 한다.

국가경제와 인체질병은 해법 면에서도 통한다. 현 경제난국의 해법들이 임시처방이라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관절염 역시 진통제 같은 것을 남용하지 말고 장기적 안목에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박종현(제생한의원장·한의학박사)


출처 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