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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깨끗하고 좋은물

물의 효능에 대한 조상들의 관심과 지혜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08. 11. 17.

물의 효능에 대한 조상들의 관심과 지혜…

오늘날 인류는 선진 문명의 혜택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삶의 질도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지요. 많은 사람들이 보다 건강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사람들의 삶에서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물'이랍니다. 왜냐 하면 모든 생명은 물로부터 시작되고, 그 물로써 생명이 유지되는 것이니까요.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 와서 물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의 기본 구조는 물론 그 성분과 종류, 특성 등이 거의 완벽하게 분석되고 연구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의 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어느 정도였을까요?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우리 조상들은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물에 대한 관심과 지혜가 남달랐어요.

특히 조선 중기의 허준 선생님이 쓴 '동의보감'을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답니다. 16세기 당시 세계 어느 민족이 물에 대해 이토록 깊이 연구하고 분석을 해 놓았을까 생각을 하면 그저 놀랍고 존경스러울 뿐이랍니다.

허준 선생님은 이 책의 '수품론'에서 물을 무려 33 가지 종류로 분류해 놓았습니다. 각각의 종류에 따라 그 성질과 용도에 대해서도 자세히 밝혀 놓았지요.

언뜻 생각하면, 물은 그저 물인 것 같은데 어찌 그렇게 종류도 많고 효능도 제각각인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지요. 수도 꼭지만 틀면 언제나 콸콸 쏟아지는 물, 그 소중함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조상들의 지혜를 살펴보기로 해요.

 

♣ 정화수(井華水)

옛날 수도가 없던 시절, 우리 어머니들의 하루는 물과 함께 시작되었지요. 이른 새벽 샘이나 우물에서 제일 먼저 길어 올린 물이 바로 정화수였습니다. 이 깨끗한 정화수 한 대접을 떠놓고 맑은 마음으로 기도를 드린 후, 정성껏 물을 길어 와서 식사 준비도 하고 식구들에게 물을 공급하였답니다.

'동의보감'에 정화수는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구격, 즉 입과 눈ㆍ코ㆍ귀의 두 구멍, 항문과 요도 등 모두 아홉 구멍으로부터의 출혈을 치료하며 입 냄새를 제거해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안색을 곱게 해 주고 음주 후의 신열과 배탈을 다스려 준다고 합니다. 정화수는 특히 약을 달이고, 약을 개고, 약을 먹는 데 적합하며, 술이나 식초에 넣으면 그 음식이 썩지 않는다고 합니다.

 

♣ 국화수(菊花水)

국영수(菊英水)라고도 하는데 국화로 덮인 못이나 수원지의 물을 말합니다. 이 물은 정화수처럼 성질이 온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는 특성이 있지요. 그리고 중풍으로 마비가 된 몸의 풍기를 제거하고, 어지럼증을 다스리며 몸의 쇠약함을 보하여 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국화수는 사람들의 안색을 좋게 하고 오랫동안 마시면 수명이 길어지며 늙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국화 자체가 약용 식물인데다가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서 우리 겨레의 오랜 사랑을 받아 왔으니, 좋은 물과 결합하면 얼마나 유익한 물로 쓰이게 되는지를 알 수 있겠습니다.

 

♣ 감란수(甘爛水 : 냉수를 저어서 뜬 물)

깨끗한 물 한 말을 큰 항아리 속에 붓고, 국자로 수백 번 저어 흔들어 대면 물 위에 수많은 구슬 방울이 뜨게 되지요. 바로 이것을 떠서 쓰는 물이 감란수랍니다. 이 물로는 곽란(갑자기 토하고 설사가 나며 고통이 심한 급성 위장병)을 다스리고, 방광에 들어가서 장과 경련으로 인한 복통을 다스린다고 합니다.

 

♣ 급류수(急流水 : 급히 흐르는 물)

급류수는 물결이 마구 뛰놀고 급하게 흐르는 물인데 성질이 급속하여 밑으로 내려가므로 막힌 대변의 통변을 돕는 약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 순류수(順流水 : 곱게 흐르는 물)

순류수는 성질이 순해서 아래로 조용히 흐르기 때문에 방광병을 다스리고 통변을 돕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 역류수(逆流水 : 거슬러 흐르는 물)

거슬러 흐르는 물, 즉 천천히 흐르고 파도를 일으키며 맴돌기를 많이 한 물을 가리킵니다. 성질이 거칠고, 거스르면서 뒤집혀 흐르는 것이기 때문에 가래를 많이 뱉게 하는 약으로 쓴다고 합니다.

 

♣ 하빙(夏氷 : 여름에 쓰는 얼음)

성질이 대단히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열을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여름에 얼음을 쓰는 것은 다만 음식에 가까이 써서 냉하게 하는 것인데, 부숴서 먹으면 잠깐 동안은 상쾌하지만 오래 되면 오히려 병이 된다고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