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연수중 최근 한국에서 젊은 유명 연예인이 위암 판정을 받아 시민들이 위암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있다는 소식을 듣고, 위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야겠다고 느껴 이 글을 써 봅니다. 위암은 일반인들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암으로 매년 대략 2만 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합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형병원의 경우 위암의 40~50% 정도가 조기위암으로 진단되고 있다하니 다행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암이라고 진단받았다고 생각지 않고 암을 선고 받았다고 표현하는데 그만큼 암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위암은 조기에만 발견하면 국소질환으로 취급해도 좋을 만큼 수술적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그리 두려워 할 질환은 아닙니다. 또한 일반적으로 40세 이전에 위암이 발생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최근 조사해본 지난 9년간의 서울의료원의 위암환자 자료에 의하면 전체 304명의 환자의 평균연령은 62세로 50대후반부터 60대 초반에 가장 빈발하였으며, 40세 이전의 환자는 15명(4.9%)으로 아주 낮은 발병율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체 환자의 37%는 조기위암으로 진단되었습니다. 그래서 40세 이후부터는 국민건강보험에서 격년으로 시행하는 정기검진 때 위내시경 검사를 잘만 받는다면 혹시라도 위암이 발생하더라도 조기에 진단이 되어 수술을 받고 완치에 가까운 생존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진행된 암으로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최근에는 다양한 화학약물과 수술적 치료 방법의 개선으로 생존율이 많이 향상된 상태입니다. 특이한 것은 환자의 영양상태와 경제상태 또한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이번 저희 병원자료를 분석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304명의 환자 중 외국인 환자와 추적검사가 되지 않은 환자를 제외한 동일한 수술적 치료를 받은 20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보험군과 의료보호군 그리고 노숙환자군으로 나누어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의료보험군(146명)은 73.6%, 의료보호군(54명)은 55.2%, 노숙군(9명)은 31.8%으로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유의하게 생존율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의료보험군에서 다른 군에 비해 조기위암비율이 높긴 했지만(의료보험군 43.9%, 의료보호군 34.7%, 노숙자군 30%) 동일한 위암병기에서도 의료보험군이 모두 5년 생존율이 높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3병기(stageIIIa)의 진행성 위암군을 예를 보아도 의료보험군은 5년 생존율이 46.6%로 아주 높게 나온 반면 의료보호군은 20%로 아주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수술 후 여러 가지 영양상태 개선에 대한 노력과 항암치료를 끝까지 이겨낼 수 있는 경제적 능력 등이 이러한 결과에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되어 집니다. 최근 새롭게 발표된 한국중앙암등록사업의 2003년~2005년도 암환자에 대한 결과 분석자료에 의하면 2005년도 전체위암환자 발생건수가 142,610명으로 1999년(101,032건)대비 무려 4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암 발생율도 미국(남자 406.6명,여자 308.7명)에 비해 떨어지는 숫자이긴 하지만 일본(남자 261.4명, 여자 167.4명)보다도 많은 남자의 경우 294.1명, 여자의 경우 188.7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04년도에 발표된 자료에 비해 우리나라사람의 평균수명도 77세(남:73세, 여:81세)에서 79세(남:79세, 여:82세)로 연장되었지만 더 끔찍한 자료는 2004년에는 한국인이 평균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4명중 1명(남 27.7%, 여 22.2%)이었으나 이번 자료결과는 3명중 1명(남 31.9%, 여 25.5%)이 암에 걸린다는 사실입니다. 여담이지만 아마도 이러한 결과를 보험사들이 안다면(모를리 없지만) 조만간 암보험은 없어지거나 보험금 지급액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입니다. 여기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여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은 그렇게 많이 발생하는 암중에 빈번히 발생하는 암에 대한 조기검진을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2003년~2005년 전체 발생 환자 중 남녀로 나누어 상위 5개 빈발한 암은 남자의 경우 위암(22%), 폐암(16.2%), 간암(15%) 대장암(12.6%), 전립선암(4.2%)이며, 여자의 경우 유방암(15%), 갑상샘암(14.6%), 위암(13.7%), 대장암(11.3%), 폐암(7.2%), 자궁경부암(6.7%)의 순이었습니다. 이러한 암들의 모두 공통된 특징이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조기에 수술적 치료로 완치에 가까운 성적을 보일 수 있는 암들이라는 것입니다. 위암뿐만이 아니라 암이라는 병을 단순히 한 번의 실수로 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고단하고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가운데에서 우리의 몸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는 하나의 신호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고 비록 암을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이 기회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적극적인 치료와 마음의 요양이 필요한 질환으로 생각한다면 여러분 모두 이러한 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
글_신동규_서울의료원 외과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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