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공 수술 전용 다빈치 로봇SP 수술 시스템. 카메라 하나에 로봇 팔이 세개 붙어 있고 24cm 깊이까지 들어가 더 정교하고 복잡한 수술이 가능해졌다./사진=이대서울병원 로봇수술센터 홈페이지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복부 장기를 수술하려면 배를 크게 열어야 했다. 전립선암이나 신장암처럼 복잡한 장기일수록 절개 부위는 더 넓어져 15~20cm를 절개했다. 그만큼 환자의 고통이 컸고 회복 시간은 길었다. 이후 복강경 수술이 등장하면서 의료진은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기 시작했고, 이어 로봇이 접목되며 의료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이제는 작은 구멍 하나만 뚫어도 수술이 가능한 시대다. 비뇨의학과에서는 ‘복막 외 단일공 로봇수술’이 현 시점 가장 발전한 수술법으로 꼽힌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확산되며 주목받고 있다.
◇복막 외 장기에 특히 적합
전립선암과 신장암에 특히 복막 외 접근 단일공 로봇수술이 적합한 이유는 해부학적 위치 때문이다. 두 장기 모두 복막 바깥 즉 ‘복막 외’에 위치해 있는데, 로봇수술을 적용하면 굳이 복강을 통과하지 않고도 접근이 가능하다. 염증성 장질환으로 여러 차례 복부 수술을 받아 복강 내 유착이 심했던 신장암 환자가, 복막 외 단일공 로봇수술로 개복 없이 성공적으로 암을 제거한 사례가 있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광현 교수는 “복막 외 접근법은 복막 구조를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며 “여기에 단일공 로봇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수술 정확도는 물론, 미용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수술은 배꼽이나 속옷 라인 아래를 3cm 정도만 절개해 진행한다. 기존 수술처럼 5~6개의 구멍을 뚫거나, 환자를 돌려 눕히는 번거로운 자세 조정도 필요 없다. 특히 단일공 로봇 전용 시스템인 ‘다빈치SP’의 도입으로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하나의 구멍으로 들어간 로봇팔은 3개로 펼쳐지며, 좁은 공간에서 정교하게 수술한다.
◇수술 후 환자 삶의 질 중요해져
의술이 이렇게 절개를 줄이고,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이 중요한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수술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통증 관리·회복 속도·흉터 최소화 등이 강조되면서 로봇수술, 단일공 수술, 복막 외 접근법이 결합한 형태가 주목받았다.
미국 UC 데이비스대병원 비뇨의학과에 따르면, 전통적인 개방형 근치 전립선 절제술 후 회복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된 반면, 로봇 보조 수술의 경우 회복 시간이 2~3주로 짧았다. 또한 전립선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요실금·발기부전 등 합병증을 비교한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로봇수술 1년 뒤 요실금 발생률은 개복 수술을 한 사람에 비해 약 40% 적었고, 발기 기능은 40% 더 좋았다.
복막 외 단일공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통증이 적어 무통 주사를 생략하는 경우도 많고, 수술 시간도 평균 30분~1시간 가량 단축됐다. 김 교수는 "복막을 건드리지 않아 장 마비나 복막 자극 증상이 없으며, 회복 속도도 빠르다"며 "미국 등에서는 입원 기간이 짧아지며 의료비 절감 차원에서도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김광현 교수가 복막 외 단일공 로봇수술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대서울병원 제공
◇한계 있으나 지속 발전 중… "표준 치료 될 것"
물론 이 수술법은 장점이 많지만, 고난도의 술기와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수술이라는 점에서 의료진의 경험과 병원의 역량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모든 환자에게 이 수술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이 지나치게 크거나, 신장 종양이 크거나, 비만인 경우 기존 수술 방식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환자의 체형,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 김광현 교수는 “현재는 전립선암 환자의 약 90%, 신장암 환자의 약 70%에 복막 외 단일공 수술이 적용되고 있을 정도로 기술이 안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이 수술법이 표준 치료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암일수록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만큼, 빠른 진단과 함께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의술은 3개월, 6개월 단위로도 발전한다”며 “앞으로도 수술기법은 더 안전하고 정교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5/28/20250528030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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