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의사신문
"암은 현대병일까?"라는 질문에 의문을 던지는 책이 나왔다. 감춰졌던 한국인의 암의 역사를 파헤친 '한국인 암의 역사'가 출간됐다. 서울의대 황상익 교수가 집필한 이 책은 조선시대부터 일제 강점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암에 대한 인식과 실태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신장암 투병 경험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암을 어떻게 바라봐왔는지 역사적 기록과 통계를 통해 추적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은 한때 '암 청정지역'으로 불렸지만, 이는 진단 기술 부족과 인식 부재가 만든 착각이었다. 황 교수는 조선인구동태통계와 경성제국대학 부검 기록을 토대로 당시 조선인의 암 사망률이 일본인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높았음을 밝혀냈다. 위암과 자궁암의 연령표준화사망률이 현대 한국과 비교해도 낮지 않았다는 사실은 암이 결코 '문명병'만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암이 단순한 의학적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 인식의 산물임을 강조한다. 전통시대에는 암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적취·유암 같은 모호한 병명으로 불렸다. 근대 의학이 도입되기 전까지 암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병'으로 취급됐던 셈이다. 1885년 제중원에서 기록된 최초의 근대적 암 진단 사례와, 1929년 세브란스병원 러들로우 교수의 연구는 한국에서도 암이 결코 드문 질병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당시 의료진은 "의학이 발전하면 조선에서도 선진국 못지않은 암 발생률이 드러날 것"이라 경고했고, 황 교수는 이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증명해냈다. '한국인 암의 역사'는 암에 대한 통념을 깨뜨리는 동시에, 암을 둘러싼 사회적 시선과 의료 환경의 변천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암이 불치병에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기까지, 의학과 사회가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통찰하게 만든다. 암을 단지 현대의 문제로만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통해 시각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감추어진 암 왕국'에서 '암 퇴치 모범국'으로 변모한 한국의 여정을 따라가며, 암을 둘러싼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깊이 있게 마주해보길 권한다. 의사신문 남궁예슬 기자 asdzxc146@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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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크리에이터 정관진 제1군단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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