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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아토피

스크랩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효과 떨어지면 ‘교체 약물’ 투여도 보험급여 인정돼야"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9. 1.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가 아토피피부염 치료 현황에 대해 말하고 있다./사진=정준엽 기자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급여를 평가할 때 EASI-75(습진중증도평가지수-75)의 달성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보지만, 이는 사실 눈에 보이는 지표일 뿐, 환자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은 여전히 주관적인 증상으로 힘들어하고 있으며, 급여 평가를 할 때 이를 고려해 줬으면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안지영 교수는 27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주최한 '2024 화이자 프레스 유니버시티' 기자 간담회에서 첫 번째 연사로 나서 치료 현황을 공유하고 이같이 밝혔다.

EASI-75는 생물학적 제제나 경구용 JAK 억제제(야누스 키나제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중증도 점수가 75% 이상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 의료 현장에서 EASI-75를 달성하더라도, 여전히 가려움증을 비롯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에 환자의 주관적 증상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가 급여 평가 기준에 추가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의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교체투여 필요… 경제적 부담 최소화 가능
실제로 아토피피부염은 전 세계의 약 2억3000만명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수면 장애와 낮은 업무·학업 성과, 각종 정신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등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전적 요인, 알레르기, 심혈관·암 동반 질환 등이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에 어려움도 있다. 안지영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치료 순응도가 많이 저하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교체투여의 급여 인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특정 약물에 효과가 없을 경우 새로운 약물을 투여함으로써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다만 현재 급여상에서는 교체투여가 인정되지 않고 있으며, 비급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교체투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초 치료제의 투여를 중단한 후, 일정 기간 동안 일반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증상이 악화한 것이 입증돼야 한다. 때문에 많은 의료 전문가들이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이 사실을 고지하고 교체투여를 비급여로 사용하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간의 교체투여가 인정될 경우, 환자들에게 경제적인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정 특례에 따라 환자들은 교체투여하는 모든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비용을 비급여 약가의 10%만 부담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화이자의 JAK억제제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의 경우 200mg 용량의 비급여 약가가 평균 7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는 반면, 교체투여 급여가 인정될 경우 10%에 해당하는 약 7만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것이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가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교차 투여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정준엽 기자

◇개인 맞춤형 치료 필요… 근거 충분히 마련됐다
두 번째 발표 주자로 나선 경북대병원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아토피피부염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환자에 따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물학적 제제인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효과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환자의 개인차에 따라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환자와의 상의를 통해 약물을 변경하는 등 최적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뜻이다.

장 교수는 실제 환자의 임상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하며, 교체투여를 했을 때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서 긍정적인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장 교수가 제시한 임상 자료에 따르면, 듀피젠트에서 애브비의 JAK 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우파다시티닙)'로 교체투여했을 때와 린버크에서 시빈코로 교체투여했을 때 모두 가려움증과 피부병변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났다.

장 교수는 "환자의 임상 증상이나 가려움증, 피부병변의 양상, 경제적 측면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며 "아토피피부염은 한 가지의 약제가 무조건 모든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 수 없기 때문에 교체투여가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8/27/20240827016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