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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공의 집단사직 영향으로 의약품 유통 대리점과 CSO도 울상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4. 4. 21.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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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대학병원의 매출 감소가 판매대행업체(CSO)와 의약품 유통 대리점 등에도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집단 파업이 2달째를 넘어서면서 수도권의 대학병원들은 환자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외래 환자 수는 크게 감소하지 않았지만, 수술 건수 등은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남아 있는 교수들이 진료를 보고 있어 외래 환자 수는 하루 약 9000명에서 8000명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환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 특히 수술 건수는 50%가량 감소했디"고 말했다.

실명을 밝히기 꺼리는 서울의 A 대학병원도 환자 수가 약 30~40% 감소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진료하는 외래환자 변동 폭은 크지 않은데, 전공의들이 목이 큰 곳은 많이 감소했다"며 "특히 전공의들이 많이 커버해 온 수술실은 건수간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들은 경영이 위축되는 것을 경비 절약이나 직원 무급휴직 등을 선택하며 버티기에 나섰다.

고려대의료원은 간호직 및 행정직, 의료기사 등 대략 1000명 무급 휴가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천향대 서울병원과 한양대병원 등도 상황은 비슷한 것을 나타났다.

병원 관계자들은 "외래에서 신환은 받지 않고, 직원들은 자발적 휴가와 무급휴가 등을 사용하고 있다"며 "웬만한 건 하지 않고, 기획했던 행사 등도 모두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3월에서 6개월로 결재 미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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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파장은 대학병원들이 CSO와 대리점 등에 대금을 결재할 시기를 연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서울 중랑구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취급하는 CSO의 김 모 대표는 최근 서울대병원과 몇몇 대학병원에서 결재를 연기한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서울대병원이 결재를 3개월에서 6개월, 한양대병원은 24개월로 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대부분 CSO가 한 곳만 거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재가 미뤄지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병원에서 항암제 등은 큰 변화가 없고, 전공의들의 손을 타는 소화제 종류의 처방은 많이 감소했다"며 "또 수술이 많이 감소해 수술 재료 등도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CSO 이 모 대표도 매출이 줄어 직원들 인건비 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비우면서 입원하는 환자들이 줄고 수액 등 원내 의약품이 많이 5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외 의약품은 교수들이 진료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신환을 받지 않기 때문에 줄기는 마찬가지다. 3월 기준으로 15~30% 감소했다"며 "병원이 결재를 늦게 하면 IMF 때처럼 연쇄도산의 우려가 있다. 우리 회사도 직원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줄이고 버티고 있지만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CSO보다는 매입/매출하는 대리점과 의료기기를 다루는 회사들이 더 힘들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대표는 "CSO는 대금을 늦게 받으면 되지만, 병원에 제품을 구입해 납품해야 하는 대리점은 구입할 때는 외상이 안 되고, 되더라도 담보설정비율 등이 추가된다"며 "대학병원 등 상종은 매출이 줄었지만, 반대로 준종합병원은 환자가 늘고 있어 CSO업계에서는 이곳을 공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대학병원들은 지금 당장 해야 하는 것이 아니면 수술을 모두 미루고 있다"며 "디스크 수술 등도 뒤로 밀리고 있다. 따라서 관련된 의료기기나 소모품을 다루는 회사들은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sunjaepark@m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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