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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게시판

스크랩 반복되는 고령운전자 사고, 운전대 놓아야 할 ‘의학적 나이’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11. 28.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령운전자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22일 새벽, 강원 춘천에서 82세 남성이 몰던 차가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3명을 덮쳐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신호등과 보행자들을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전남 보성에선 70대 후반 남성이 승용차를 몰다가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던 16세 고등학생을 치어 사망케 했다. 고령운전, 실제로 치명적인 걸까?

운전은 뇌 입장에서 동시에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작업이다. 거의 모든 뇌 영역이 활발하게 상호작용해야 교통 법규에 맞게 운전할 수 있다. 후두엽에서는 신호, 표지판 등 시각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해야 하고 측두엽과 해마에서는 공간 지각이나 목적지 등 기억과 관련된 정보를 처리한다. 두정엽에서는 팔과 다리에 명령을 내려야 하고 전두엽에서는 상황을 종합해 통제해야 한다.

나이 들면 먼저 뇌 영역이 감소한다. 뇌 신경세포들이 조금씩 사라지고 뇌 구조도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뇌 영역이 줄어든다고 인지기능이 감소한다고 보긴 어렵다. 인지기능에도 종류가 많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걸 습득하는 건 어렵고 오래 걸리더라고 기존에 해왔던 일을 수행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는 걸 시사하는 연구 결과들이 많다.

문제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속도다. 뇌 영역이 감소하면 신경세포를 감싸면서 정보 전달을 매개하는 수초 조직도 손상되는데 이러면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사고 위험은 커질 수밖에 없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사물을 파악하는 정지시력과 동체시력은 40세부터 저하해 60대에는 30대 대비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75세 운전자가 시각정보를 얻으려면 25세 때보다 약 16배 많은 빛이 필요하다. 실제 국립재활원이 가상현실을 이용한 도로 주행 검사를 실시했더니 돌발 상황 시 젊은 운전자의 반응 시간이 0.7초였다면 고령자는 1.4초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퇴행성질환도 운전능력 감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도로교통법령과 의학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총 23개 질환이 운전능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먼저 퇴행성근시, 백내장, 난청, 메니에르병과 같은 질환은 시각 정보를 놓치게 만들고 주변 소리를 안 들리게 한다. 퇴행성 관절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은 핸들 조절을 어렵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심근경색과 같은 순환기계 질환과 치매 등 정신계질환은 갑작스런 사고 위험을 높인다.

퇴행성 질환으로 운전 능력이 감소하는 시점은 개인마다 다르다. 학계에서는 통상 70세 정도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017~2020년 교통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23개 질환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고령운전자 연령 67~72세 사이에 교통사고 유발 질환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근시, 조울증, 정동장애, 조현병, 치매는 70~72세에 발병률이 높았고, 그 외 나머지 질환은 67~69세에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사고 위험이 높다고 고령자의 이동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 따라서 운전능력을 증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한 현행 적성검사 대신 효율적인 운전능력 평가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면허를 반납하면 그에 맞는 혜택을 주거나 고령자 특화 차량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11/24/2023112402015.html
 

출처: 암정복 그날까지 원문보기 글쓴이: 니르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