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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췌장암

스크랩 원로배우 변희봉 암 재발로 별세… '췌장암' 왜 무섭나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3. 9. 20.

배우 고(故) 변희봉/사진=연합뉴스 제공

원로배우 변희봉(본명 변인철)이 1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과거 완치 판정을 받았던 췌장암이 재발해 투병하던 끝에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앞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출연을 앞두고 건강 검진을 받고 췌장암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이 사실을 지난 2019년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나이거참'에 출연해 처음 공개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2.2%에 불과한 무서운 암이다. 이렇게 치명적인 이유는 뭘까?

◇유전적 요인이 10% 차지 
췌장암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유전적인 요인이 10%를 차지한다. 직계 가족 중 췌장암이 2명 이상 있는 사람은 가족력이 없는 사람보다 췌장암 위험도가 9~10배나 된다. 이런 사람들은 췌장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료 기관에서 유전 상담을 받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만성 췌장염도 췌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염증이 지속적으로 췌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인데,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이며 동시에 췌장암의 신호이기도 하다. 과도한 육류 섭취, 비만, 담배 등도 췌장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췌장암이 악성암으로 꼽히는 이유는 4가지다. 먼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더불어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있어 전이가 잘된다. 그래서 진단 당시 3~4기인 경우가 80% 이상이다. 둘째는 조기 발견해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합병증이 많다. 수술을 해도 췌장이 잘 아물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 후 회복이 더디다 보니 항암치료가 늦어지고, 아예 항암치료를 못 받는 경우도 있다. 셋째는 췌장암 조직 특성상 항암제 침투가 잘 안 된다. 또 췌장암에 특화된 강력한 항암제 적다. 마지막으로 재발이 잘 된다. 수술 후 1~2년 안에 절반 이상의 환자가 재발한다. 

◇얼굴 노래지고 소변 진해져 
췌장 머리에 암이 생기면 담관 막혀서 얼굴이 노랗게 변하고 소변 색이 진해지는 황달 증상이 나타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관을 통해서 내려가는데, 담관이 췌장에 박혀있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므로 당뇨병이 갑자기 생기거나 혈당 조절이 안 되면 한 번쯤은 췌장암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건강 검진을 하다 우연히 발견되는 운 좋은 경우도 있다. 허리 수술하려고 복부 CT를 찍다가 우연히 발견되거나, 위암·대장암·유방암 수술 환자가 추적 정기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췌장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소화가 잘 안 된다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특별한 이유없이 속이 거북하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한편, 췌장 물혹이 암으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췌장 물혹이 발견된 사람은 추적 관찰을 잘해야 한다.

문제는 확실한 조기진단법이 없다는 것이다. 복부 초음파, 복부 CT, 내시경, 혈액검사 무엇하나 확실하게 췌장암을 조기진단 하기는 어렵다. 그나마 복부 CT가 췌장암을 가장 잘 보는 검사지만, 방사선 피폭의 문제가 있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췌장암 조기발견을 위한 검사로 시행하기는 어렵다.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검사 방법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 중이다. 췌장암 의심소견이 있으면 정밀 진단을 위해 복부 CT의 단층 간격을 3~5mm로 줄여 찍으며, 내시경 초음파도 한다. 내시경 초음파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가 달린 의료기기로, 내시경이 위로 들어간 다음에 위에서 초음파를 통해 췌장의 모양을 살펴본다. 내시경 초음파 검사 중에 췌장의 조직 일부를 떼 조직 검사도 할 수 있다.

◇3~4기는 항암이 주요 치료법
췌장암 1~2기는 수술이 가능하다. 2~3기 초는 수술은 해볼 수 있지만, 수술 결과가 좋을지 확실하지 않아 환자 개별 상황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3~4기는 항암치료가 주요 치료 법이다. 모든 암이 그렇듯 췌장암도 수술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췌장암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0~15% 정도 되는데, 조기 진단을 통해 수술이 가능한 환자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췌장암 생존율을 올리는 주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췌장은 위 뒤에 있으며 십이지장에 둘러싸여 있다. 췌장은 머리-몸통-꼬리로 나뉘어 있다. 췌장의 머리는 십이지장과 붙어 있고 췌장 꼬리는 비장하고 붙어 있다. 암이 췌장 머리에 있으면 췌십이장 절제술을 하고, 암이 췌장 몸통이나 꼬리에 있으면 췌미부비장 절제술을 한다. 암의 60% 이상은 췌장 머리에 발생한다.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췌장 머리와 함께 담관·쓸개까지 같이 절제하는 수술이다. 절제 후에는 소장을 끌어올려 한쪽은 위에 붙이고 다른 한쪽은 간에 붙여 담즙이 나오는 길을 만든다. 나머지 40%는 췌미부비장 절제술로 췌장 몸통·꼬리와 비장을 함께 절제한다. 췌장암이 머리에 있으면 황달 증상이 있어 비교적 병을 빨리 발견하는 이점이 있다. 췌장의 몸통과 꼬리에 암이 있으면 증상이 없어서 3기 이상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췌장 전체에 암이 있으면 드물게 췌장 전절제술을 한다. 이렇게 되면 100% 당뇨병이 오기 때문에 가급적 췌장을 남기는 방법을 찾게 된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9/18/20230918016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