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파는 일반의약품 구충제로는 간흡충이나 고래회충을 제거할 수 없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성인 한 명이 1년 간 해산물만 58.4kg를 먹는다고 한다. 세계 평균인 20.2kg의 세 배에 육박한다. 그런 만큼 소비하는 수산물의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나라 수산물 소비의 특징 중 하나는 ‘생식’이다. 끓이거나 구워 먹을 수 있는 건 웬만하면 날 것으로도 먹는다. 항생제 처리가 안 된 자연산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기생충 감염이 우려되는 이유다.
위생 수준이 열악했던 7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양 매개 기생충인 요충과 회충에 잘 감염됐다. 작물에 인분 비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학 비료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국민 회충란(기생충의 알) 양성률’은 1971년 54.9%에서 1992년 0.3%, 2013년 0.06%, 2012년도 0.025%로 감소했다. 정기적인 구충제 섭취 문화가 사라진 이유다.
회충, 요충의 자리를 꿰찬 건 식품 매개 기생충들이다. 흡충류가 대표적이다. 실제 질병청이 지난 6월 발표한 '2021년 유행지역 주민 장내 기생충 감염조사' 결과를 보면 간흡충 감염률이 가장 높았다. 간흡충은 담관, 담낭 속에 살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담도암의 가장 명확한 요인이다. 자연산 민물생선 생식을 통해 감염된다. 자연산 바다생선 회에는 고래회충이 있다. 고래회충은 암을 일으키진 않지만 위장벽을 파고들어 통증을 유발한다.
자연산 수산물 생식이 기생충 감염으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 약국에서 구충제를 사 먹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의사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구충제로는 흡충류, 고래회충을 효과적으로 죽일 수 없다. 일반의약품연구회 오인석 회장(수지솔약국 약사)은 “주로 알벤다졸이 많이 처방되는데 회충, 요충, 십이지장충 등은 구충할 수 있다”며 “다만 성체 흡충이나 근육을 파고드는 고래회충엔 역부족이다”라고 말했다.
흡충류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프라지콴텔이라는 전문의약품이 필요하다. 알벤다졸이 기생충의 미세소관을 망가뜨려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만든다면 프라지콴텔은 기생충의 조직을 수축시키고 마비시킨다. 그러나 부작용과 내성 위험이 있어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이러한 프라지콴텔도 고래회충은 죽이지 못 한다. 고래회충이 체내에서 살아갈 수 없어 2주 정도가 지나면 사멸한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
중요한 건 예방이다. 잘 알려진 대로 자연산 민물고기는 아예 생으로 먹지 않는다. 대다수 어종이 간흡충의 중간숙주로 감염 통로가 될 수 있다. 고래회충은 대부분 생선의 장간막에 서식한다. 그러므로 자연산 회를 먹더라도 내장이나 멸치처럼 작은 생선은 통째로 먹지 않는다. 고래회충은 크기가 커지면 근육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눈으로 보며 젓가락으로 제거할 수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0/27/2022102701384.html
'일반 건강상식 >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콜록' '컹컹'… 기침 소리 들으면 '병'이 보인다 (0) | 2022.11.03 |
---|---|
'이 동작' 10초 못 버티면… 조기사망 위험 높다 (0) | 2022.11.03 |
목 아픈 계절, 인후통 '이렇게' 이겨낸다 (0) | 2022.10.28 |
민망한 상황에서 딸꾹질? 바로 멈추는 방법은… (0) | 2022.10.26 |
‘이 증상’ 흔하지만 면역력 떨어졌단 신호 (0) | 2022.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