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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여성암

말기 자궁경부암, 치료백신으로 생존 기간 연장한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2. 10. 28.

자궁경부암 치료백신이 개발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백신이 있는 암인데다가, 5년 생존율도 약 80%로 높은 편이라 비교적 덜 위험한 암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1차 항암치료(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재발한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들에겐 매우 무서운 질환이다.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암에 사용되는 면역항암제가 사용되고 있을뿐더러, 이마저도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 다행히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 제넥신에서 자궁경부암 치료백신의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치료백신은 면역항암제의 일종으로 체내 면역 반응을 이용해 항암효과를 유도하는 치료제다. 이미 자궁경부(전)암이 진행 중이거나, 백신을 맞았더라도 HPV 바이러스에 감염돼 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마치 백신이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것처럼 면역 치료해 치료백신이라고 불린다. 제넥신에서 개발 중인 치료 백신은 바이러스의 암 유발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 조각을 백신에 삽입해 인체 면역반응을 유도해 바이러스 및 암을 치료한다. 바이러스의 DNA를 환자에게 주사해 면역 치료하는 백신과 똑같은 원리다.

제넥신은 지난 9월 초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자궁경부암 치료 백신으로 개발 중인 GX-188E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16/18에 양성을 보이는 진행성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 중 전체 객관적 반응율(BORR)이 31.7%, 반응지속기간(DOR)은 12.3개월, 전체생존기간(OS)은 17.2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의 치료 효과가 올라갔을 뿐만 아니라 생존 기간 연장 가능성도 입증한 것이다.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군 (PD-L1 음성)에서도 GX-188E와 함께 투약하자 25%의 환자들에게서 항암 반응이 관찰됐다.

제넥신은 이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GX-188E 임상 3상을 진행 중인데, 연구 속도가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기존 국내에서만 실시하려고 했던 임상 3상을 최근 한국, 남미, 동남아시아로 확장해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이성종 교수는 "젊은 층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예방은 할 수 있지만 이미 감염이 됐거나 말기 환자에게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부작용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반복적인 재발로 고통을 받고 있는 말기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등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다수 발표돼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기대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2/10/25/202210250168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