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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여행을 떠나요

'격리 없이' 미국·유럽 여행… 올 겨울에 가도 될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1. 10. 31.

겨울 앞두고 돌파감염·재유행 위험 여전
고위험군 현지 치료 어려워… 시기상조 의견 우세

격리 없이 입국 가능한 나라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제기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2년 가까이 닫혔던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일부 국가의 경우 예방접종 완료자에 한해 국내 귀국 후 격리가 면제되면서, 방문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고, 예방접종을 마쳤어도 현지에서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현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높은 치료비용을 부담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 역시 현재까지는 예방접종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안심하고 해외여행을 떠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의견을 모은다.

◇23개국 격리 없이 여행 가능, 접종증명서·음성확인서 필요
29일 마이리얼트립 ‘해외여행 스캐너 서비스’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여행 목적으로 방문이 가능한 국가는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총 29개국이다. 이 중 몽골, 사이판, 스웨덴, 캄보디아, 태국, 홍콩 등을 제외한 23개국에서는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과 얀센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뒤 2주가 지난 사람(접종 완료자)에 한해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주요 관광지로 꼽히는 싱가포르와 태국 역시 다음 달부터 접종 완료자 대상으로 격리가 면제된다.

이들 국가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출국 전 48시간, 72시간, 96시간 또는 입국 후 2시간 등 각국이 지정한 시간 내에 PCR·항원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확인서를 지참·제출해야 한다. 하와이의 경우 현지에서 지정한 국내 병원(연세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강북삼성병원·인하대학교병원·원 의료재단 본원·인천공항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PCR 검사를 받은 뒤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하고, 이탈리아와 몰디브에서는 격리 해제 전 추가 검사와 입국자 대상 무작위로 검사를 각각 실시한다. 반면 프랑스나 스페인 등은 여행제한이 해제돼, 입국 전 별도의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마찬가지로 해당 국가를 다녀온 뒤 국내에서 격리 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1·2차 예방접종(얀센 1차)을 마친지 2주가 지나고(귀국일 기준) 코로나19 임상증상이 없어야 한다. 예방접종 완료자라고 해도 격리면제 제외국가(브라질, 필리핀, 미얀마 등 16개국)에서 입국했을 경우에는 격리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귀국 시에는 예방접종증명서와 출국 전 72시간 이내에 실시된 PCR 음성 확인서를 검역대에 제출하며, 격리 면제 후에도 거주지 관할 보건소에서 귀국 1일차, 6~7일차 PCR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돌파감염·재유행 우려 여전
해외여행을 애타게 기다려온 이들과 항공·여행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격리 면제 지침이 내려진 후 해당 국가 대상으로 항공권 예약·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항공사와 여행업계에서도 이에 맞춰 항공편을 재개하고 관련 상품을 내놓는 모습이다.

다만, 사회 전반적으로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국내는 물론, 우리나라보다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도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격리 면제가 허용된 나라들 또한 최근 들어 확진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다음 달부터 격리 없이 여행이 가능한 싱가포르의 경우, 지난 28일 역대 최고 수준인 5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 싱가포르의 백신접종 완료율은 84%로 세계 최고 수준에 속한다.

돌파감염으로 인해 현지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기본적으로 각 나라별로 확진자에 대한 대응 시스템이 상이하다보니 확진 후 격리-치료-격리해제 과정에서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높고, 적절한 조치를 받는다고 해도 국내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최희정 교수는 “해외에서는 국내처럼 모든 확진자를 관리·치료해주지 않고, 병원에 입원시켜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지원을 받지 못해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이르다… 고위험군, 현지서 치료 어려울 수도“
다소 이른 해외여행을 우려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전문가들은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 백신 접종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해외 방문을 삼가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위험요인이 남아있는 데다, 코로나19가 계속해서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지에서 코로나19로 감염돼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입원은 물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면 상황이 더욱 안정될 때까지 해외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이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둔 시기에는 각국 간 이동이 지나치게 자유로워지는 것을 더욱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에서 확진자가 유입될 경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또 다시 봉쇄 조치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언제쯤 갈 수 있나? 전문가들 “내년은 돼야” 한 목소리
그렇다면 언제쯤 마음 놓고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까. 일단 올해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희정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백신 추가 접종률(부스터샷)이 올라가고 항체가도 높아져야 한다”며 “올해는 어렵고, 내년 초 정도에 (여행)재개 시점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은미 교수 역시 “코로나19는 결국 전세계가 같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를 거쳐 모든 나라가 접종률 70%를 넘어서고 방어력이 생긴다면, (내년)가을, 이르면 여름에는 지금보다 안전하게 해외방문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안전한 해외 방문을 위해 반드시 출국 전 ▲각국 ‘위드 코로나’ 정책 ▲확진자 현황 ▲확진자 대응 방식 등을 자세히 살핀 후 방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최희정 교수는 “접종률이 높다고 해도, 위드 코로나 정책에 따라서는 우리나라보다 감염 위험이 높을 수 있다”며 “각국의 코로나19 관련 지침과 함께, 치료비 지원여부, 국내 여행자 보험 상품 등을 사전에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방문한다면, 해당 국가의 방역 지침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국내에서 했던 기본적인 방역 수칙들은 그대로 준수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10/29/202110290062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