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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췌장암

췌장암 94% 확률로 조기진단…다중 바이오마커 효능 입증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1. 8. 8.

▲이두호 교수, 장진영 교수 (사진=가천대 길병원 제공)

 


국내 연구진에 의해 조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을 94% 확률로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기존의 췌장암 진단마커 검사(혈청 CA19-9)에서는 정상 범위에 속하더라도 이 바이오마커를 활용하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게 가능하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이두호 교수(제1저자)가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장진영 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통계학과 박태성 교수(교신저자) 연구실과 공동으로 진행한 췌장암 진단을 위한 다중 바이오마커 패널(LRG1, TTR, CA19-9)을 이용한 예측모델 연구에서 췌장암의 조기진단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기존 다중 바이오마커 연구가 정상인군과 췌장암군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반면, 이번 연구는 췌장양성질환, 기타 암종군이 추가돼 진행됐다. 정상군뿐 아니라 췌장양성질환군과 기타 암종군을 대상에 포함해 췌장암에 대한 진단 정확도를 더욱 면밀히 살펴볼 수 있기 위함이다.

연구는 지난 2011년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30일까지 약 8년간 6개의 기관(서울대학교병원, 국립암센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이화여자대학교병원)으로부터 모집한 총 1991개의 혈액샘플을 사용해 이뤄졌다.

연구에 사용된 혈액 샘플 중 정상인군은 609개, 기타 암종군(대장암, 갑상선암, 유방암)은 145개, 췌장양성질환군은 314개, 췌장암군은 923개였다. 이들 샘플을 3가지의 다중 바이오마커(LRG1, TTR, CA19-9)로 측정하기 위해 새로 개발된 자동화 ELISA(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kit가 사용됐다.

연구 결과 췌장암 진단 예측력은 매우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췌장암 고위험군으로 예상된 환자 중 실제 췌장암 환자임을 알려주는 양성 예측률(Positive predictive value)이 94.12%로 매우 높았다. 또 췌장암 환자가 아니라고 예상됐고 실제 암환자가 아니였음을 보여주는 음성 예측률(Negative predictive value)도 90.40%로 높았다. 민감도(Sensitivity) 93.81%, 특이도(Specificity)는 90.86%였다.

이두호 교수는 “이번 다중 바이오마커는 실제 췌장암 환자와 기타 환자를 높은 정확도로 구분할 수 있었다”며 “CA 19-9 수치가 정상이거나 초기 췌장암 환자들을 포함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췌장암의 진단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데 충분한 성능을 보였다”고 말했다.

분석은 성별, 나이, LRG1, TTR, CA19-9을 인자로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델을 통해 췌장암 여부를 예측하는 값들(양성 예측률, 음성 예측률, 민감도, 특이도)을 구해 이뤄졌다. 이들 값에 대해 위험 수준은 낮음(low), 중간(intermediate), 높은(high) 등 3개의 그룹으로 분류됐다.

이두호 교수는 “췌장암의 장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췌장암의 진단을 위한 효과적인 진단 도구의 개발은 요원한 상태”라며 “이번 다중 바이오마커가 췌장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Multi-biomarker panel prediction model for diagnosis of pancreatic cancer’라는 제목으로 SCI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Hepato-Biliary-Pancreatic Sciences](Impact Factor of 7.027) 최신호에 게재돼 주목을 받았다.

한편 췌장암은 증상이 나타나 진료를 받으면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은, 예후가 나쁜 대표 암종이다. 최근들어 기타 암종 대부분이 최신 치료법의 도입으로 5년 생존율이 증가했음에도 췌장암은 여전히 12.6%로 낮다.

특히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으며 발현되는 증상도 체중감소, 황달 정도이다. 체중감소의 경우 암으로 췌장의 기능이 약화돼 식욕부진 등이 원인이다.

황달은 소변의 색이 갈색으로 변하고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보이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췌장암의 위험 요인인 당뇨가 악화될 수 있다. 원인 역시 뚜렷하지 않으며 유전이나 흡연, 비만, 당뇨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성 췌장염 역시 췌장암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이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다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진단 당시 수술을 할 수 있는 병기로 발견된 확률이 15% 미만이며, 수술 후 효과적인 항암치료의 효과가 기타 암에 비해 떨어져 5년 생존율이 전세계적으로 수년간 10~15%로 보고되는, 예후가 나쁜 대표적인 암”이며 “췌장암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췌장암의 조기진단을 위한 검사법의 개발”이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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