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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의 장/꽃, 무명초, 야생화

봄과 코로나19의 위험한 만남? '꽃가루'가 감염률 높여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1. 3. 14.

독일 연구팀, "꽃가루가 면역 기능 방해한다"

꽃가루 입자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동시에 흡입하면 감염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콜록, 콜록, 에취~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은 봄이 괴롭다. 그런데, 이제는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어도 꽃가루를 피해야 할 판이다. 공기 중 꽃가루 수치가 높으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률이 더욱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곳저곳에 꽃을 피우며 봄의 시작을 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꽃가루였건만, 봄 내음마저 마음껏 맡을 수 없어 안타까운 시대다.

◇꽃가루와 코로나19 만나면… 감염 위험 높아져
독일 뮌헨 공과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팀은 지난해 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분석해 꽃가루 농도와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 대상에는 5개 대륙, 31개 국가, 130개 지역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 공기 중 꽃가루 농도는 감염률 변동 요인의 4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봉쇄 조치가 없었을 때는 꽃가루 농도가 100grains/m³ 증가할 때마다 코로나19 감염률이 4% 증가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등 봉쇄 조치를 시작한 후에는 같은 농도에서 감염률이 절반으로 줄었다.

 

연구팀은 꽃가루 입자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동시에 코로 흡입하면, 상기도의 면역 반응을 악화시켜 감염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등 바이러스가 우리 몸속으로 침입하면, 우리 몸은 항바이러스 물질인 '인터페론'을 분비해 감염에 맞서 싸운다. 그러나 꽃가루를 흡입하면 인터페론이 더 적게 분비돼 바이러스 침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연구에 참여한 아타나시오스 다미알리스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연구할 때 꽃가루와 같이 피하기 어려운 환경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적 드문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은 필수
뮌헨대 환경의학과 클라우디아 트라이들 호프만 교수는 "입자 차단 마스크를 착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꽃가루 흡입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꽃구경을 위해 인적이 드문 실외로 나갔더라도 웬만하면 마스크를 내리지 않는 게 좋다. 마스크는 되도록 입자 차단력이 높은 KF94 등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꽃가루가 많은 날을 피해서 외출하고 싶다면 '꽃가루 예보'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가 운영하는 곳으로, 꽃가루 종류별·지역별·단계별로 예상 꽃가루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봄에는 꽃가루도 날리지만 큰 일교차, 미세먼지, 대기오염, 바이러스 등 다른 요인에 의해서도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거나 면역력이 약해질 수 있다. 한결 풀린 날씨에 갑자기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외출하기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어 더울 때만 벗는 게 좋다. 일본의 면역학자인 아보 도오루는 "몸이 따뜻하면 백혈구 가운데 림프구가 활성화되어 면역력도 올라간다"고 했다. 낮은 온도에서는 인터페론이 훨씬 적게 생산됐다는 미국 예일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10/202103100163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