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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치료/수술

전신마취 없이… 손가락 동작 확인하며 손 수술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0. 11. 19.

방아쇠수지·인대 파열 등 신경마취 후 수술
깨어있는 환자, 즉각적으로 문제 확인·반영…
장기준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원장 "마취 줄이고 치료 성공률 높이는 중요 기술"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장기준 원장이 수부 질환자의 각성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나이가 들면 관절과 인대의 수명이 다해 각종 질환이 생기곤 한다. 대표적인 게 '수부(손) 질환'이다. 종일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사용되는 손은 노화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손에 문제가 생겨도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전신마취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각성수술'을 통해 전신마취 없이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부작용 없이 당일 퇴원 가능한 '수부 각성수술'

전신마취 수술은 각종 후유증과 부작용이 남을 가능성이 있다. 사망에 이르는 부작용은 극히 드물지만, 이물감·통증·근력 약화·배뇨 곤란 등의 가벼운 증상은 흔하게 나타난다. 수술 후에도 마취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회복 기간이 필요하고, 반드시 입원해야만 한다. 간혹 부분마취를 하더라도 수술 부위를 꽁꽁 묶는 '지혈대'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이런 이유로 전신마취를 꺼리는 환자들에게 각성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전신마취 없이 신경을 따라 마취한 후,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진행한다. 운동성을 유지한 무통 상태에서 수술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환자가 깨어 있기 때문에 손가락을 굽혔다가 펴보게 하는 등 모든 동작을 의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세스탠다드정형외과 장기준 원장은 "수부 각성수술은 운동신경의 손상 여부를 직접 보면서 수술하므로 성공률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도, 환자도… 눈으로 직접 확인해 안심

수부 각성수술은 ▲손 골절 및 인대 파열 ▲방아쇠수지 ▲손목터널증후군 ▲듀피트렌구축증 등 거의 모든 손 질환에 적용 가능하다. 예컨대 방아쇠수지 수술의 경우, 환자가 깨어 있으면 직접 움직여 보며 힘줄이 걸리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인대 봉합술을 할 때도 적절한 강도의 텐션을 확인하며 봉합 위치를 결정한다.

간혹 '깨어있는 채로' 수술하는 게 두려워 망설이는 환자도 있다. 장기준 원장은 "오히려 수술 전 과정을 의사가 직접 진행하는지 환자가 확인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며 "수부 각성수술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국내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성형외과학회지에 각성수술 그룹이 전신마취 수술 그룹보다 힘줄이전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연구가 발표된 바 있다.

아직 수부 각성수술을 도입한 병원은 드물다. 국내 의료환경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수부 각성수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약 1000건의 수부 각성수술을 집도해 온 장기준 원장은 "수부 각성수술은 환자의 마취 정도를 줄이고, 의사에게는 성공률을 높이는 중요한 기술"이라며 "앞으로 환자들을 위해 필수적인 술기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11/17/202011170191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