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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건강정보

먹고 마시는 즐거움 빼앗는 '삼킴곤란' 아세요?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20. 2. 22.

뇌졸중·파킨슨병 관련

밥 먹는 여성
삼킴곤란은 뇌졸중에 의한 후유증으로 잘 발생한다./사진=헬스조선 DB

김모(65)씨는 최근 뇌졸중을 겪으면서 먹고 삼키는 게 어려워졌다. 그런데 퇴원 후에도 증상이 지속됐다. 물을 조금만 빠르게 마셔도 사레가 들리고 평소 쉽게 먹었던 음식도 조금만 크면 삼키기 버거웠다. 의사는 "뇌졸중으로 삼킴곤란까지 나타났다"며 "비디오투시검사로 정확히 진단하고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킴곤란은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삼키는 행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음식을 삼키는 일은 '구강-인두-식도' 순으로 이뤄지는데 뇌에서 이 부분을 관장하는 연수(간뇌)와 그 주위 조직에 손상이 생겨 삼킴곤란이 발생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유승돈 교수는 “증상이 있는데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흡인성 폐렴이나 영양실조, 탈수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며 “먼저 원인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선행되고, 이와 함께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적극적인 재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자기 생겼다면 뇌졸중 확률 높아

삼킴곤란의 원인 질환은 다양하지만 뇌졸중이 가장 흔하다. 뇌졸중 병변이 한쪽 대뇌반구에서만 발생했을 경우 보통 한 달 이내로 회복된다. 하지만 양쪽 대뇌반구나 뇌줄기에 발생하면, 증상이 심하고 회복도 어렵다. 유승돈 교수는 "삼킴곤란 증상이 최근에 갑자기 시작됐다면 뇌졸중이 가장 흔한 원인질환이며, 발생 시기를 알기 어렵고 서서히 진행됐다면 다른 신경계 질환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흔한 질환은 파킨슨병이다. 삼킴반사가 느려지고 인두의 연동운동이 감소하며, 호흡과 삼킴의 상호조절이 힘들어져 증상이 나타난다. 길랭-바레증후군, 중증근무력증 등 그 밖의 신경근육질환에서도 삼킴과 관련된 근육이 약해져서 삼킴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발음과 삼킴 기능은 유사한 뇌신경 구조물에 의해 지배받기 때문에 발음장애가 있는 경우 삼킴 곤란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침, 30초에 3번 이상 삼키는지 확인

삼킴곤란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음식물 없이 반복적으로 빨리 침을 삼킬 수 있는지 본다. 30초 동안 3번 이상 침을 삼킬 수 있다면 삼킴곤란이 가벼운 편이다. 그다음으로 작은 숟가락(3cc)에 담은 물을 마시고 사레 증상이 있는지, 호흡이 변화되는지, 삼킨 후에 쉰 목소리가 나는지를 평가한다. 5초 안에 사레 없이 삼킬 수 있다면 정상이다. 삼킨 후 ‘아’ 소리를 내게 해 물에 젖은 목소리가 나는지를 확인하고 호흡에 이상이 있는지도 관찰한다.

삼킴곤란이 의심되면 어느 단계에서 증상이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비디오투시삼킴검사'를 실시한다. 비디오투시삼킴검사를 통해 어느 단계가 문제인지 확인하면 앞으로 어떤 식사를 제공할지, 어떤 자세와 재활훈련법을 교육할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재활치료는 먼저 다양한 점도의 음식물(푸딩, 요플레, 걸쭉한 토마토 주스, 밥)을 먹게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폐로 넘어가지 않고 인두 내에 잔류물이 남지 않는 음식물이 무슨 종류인지 확인한다. 그리고 그 음식물들을 실제 먹을 수 있도록 훈련한다. 이와 함께 구강의 씹는 동작을 훈련하고 인두의 근육을 강화해 기도로의 흡인이 잘 생기지 않도록 하는 훈련을 한다. 삼킨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고개를 앞쪽으로 숙이고 턱을 당긴 채 삼키도록 자세 교정도 함께 진행한다. 이런 방법을 시도해도 흡인 위험이 큰 경우 튜브(일명 콧줄)나 위루관영양(일명 뱃줄)을 이용한 식사를 하도록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