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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절염, 오십견

“허리디스크 수술, 의사마다 방법 달라 신중히 결정을…코어운동은 필수”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11. 17.

‘명의톡톡’ 명의의 질환 이야기
[척추 내시경 수술 명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준호 교수

이준호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준호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은 현대인 고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해 발생한 국내 허리디스크 환자는 약 198만 명이다. 허리디스크로 허리 통증이 생기면 누구나 병원을 찾지만, 치료법이 무척 다양해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허리디스크 치료와 관리에 대해, 척추 내시경 수술 명의로 알려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준호 교수에게 들었다.

Q. 허리디스크 환자는 똑같은 시기에 디스크가 터져도 증상이 각각 다릅니다. 왜 그런가요?

A. 디스크는 뼈와 뼈 사이에 있으며,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합니다. 이 디스크는 원래 강력한 섬유질로 싸여 있습니다. 그런데 노화로 디스크가 탄력을 잃거나, 충격으로 섬유질이 찢어져 속의 내용물이 흘러나오면 디스크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됩니다. 흘러나온 내용물이 신경을 누르면 저리거나 통증이 나타납니다.

통증의 정도는 초기에 섬유질이 터지는 순간이 많이 결정됩니다. 얼마나 내용물이 흘러나오느냐, 얼마나 신경을 누르느냐에 따라 통증의 강도도 달라집니다.

Q. 허리디스크는 완치될 수 있나요?

A. 현재의 의학기술로는 파열된 디스크가 재생되지 않습니다. 디스크는 혈관이 없거든요. 여러 나라에서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현재 병원에서 시행되는 치료는 통증을 없애주는 게 목표입니다. 환자들이 얼마나 심한 통증을 호소하느냐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집니다. 디스크가 터졌지만 전혀 아프지 않다고 하면 치료하지 않아도 됩니다. 심하게 내용물이 흘러나오지 않았는데 걷기도 힘들다고 하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Q. 통증에 따른 치료법은 어떻게 달라지나요?

A. 통증이 경미하고, 환자가 크게 불편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합니다. 통증이 꽤 심하고, 증상이 생긴지 6주 미만이라면 신경차단술이라 불리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주사를 씁니다. 스테로이드라고 해서 거부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습니다. 디스크 내용물이 흘러나와 생기는 염증과 통증을 단기간에 잡아주는 데 효과가 있는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치료를 6주 동안 해도 차도가 없거나, 통증이 계속되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삶의 질이 저하됐다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전통적인 허리디스크 수술은 허리 부분을 절개한 뒤 뒤쪽 뼈를 절제, 신경을 노출시킨 뒤 흘러나온 디스크 내용물과 함께 남아있는 디스크까지 함께 제거합니다. 디스크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라, 원칙적으로 해당부위 재발이 없습니다. 대신 디스크 한 개가 없어지니 뼈와 뼈가 붙어버려, 움직임에 약간의 제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허리를 절개하지 않고, 작은 구멍을 뚫어 내시경을 삽입한 뒤 내시경을 통해 제거합니다. 이를 경피적 내시경 추간판 부분 제거술이라고 합니다.

Q. 내시경을 통한 제거술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A. 미세침습 치료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적게 절개하고, 불필요하게 뼈나 근육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횐자 회복이 빠릅니다. 흉터도 크게 남지 않고, 전신마취도 필요 없습니다. 의사가 환자와 대화하면서 통증이나 이상여부를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수술도 의사에 따라 방법 차이가 있습니다.

Q. 어떻게 다른가요? 장단점을 알려주세요.

A. 남아있는 디스크까지 함께 제거하느냐, 혹은 흘러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 내용물만 제거하느냐의 차이입니다. 남아있는 디스크를 함께 제거하면 재발이 없지만 척추 관절이 한 마디 없어지다보니 격렬한 움직임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추후 척추관협착증으로 빨리 진행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흘러나온 내용물만 제거하면 재발 위험이 있습니다. 국내 통계는 없지만, 미국 통계에 따르면 2년 사이 7~10% 정도 재발합니다.

이준호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이준호 교수/경희대병원 제공

Q. 교수님은 어떤 수술법을 선호하시나요?

A. 미국에서 두 가지 수술법을 함께 비교해봤는데, 큰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때문에 얼마나 제거하는지는 의사에 따라 다릅니다. 저는 남아있는 디스크를 제거하지 않습니다. 디스크 관절은 재생되지 않으니 내 몸 조직을 최대한 살리고 싶고, 수술 후 척추관협착증이 빨리 올 위험을 피하려는 이유에서입니다.

때문에 디스크 수술을 결정했다면 무작정 하지 말고, 해당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와 자세히 상담해보길 권합니다. 또한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수술하다 생기는 다양한 이상반응에 대처할 수 있도록 작은 병원보다 대학병원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Q. 수술이 치료의 끝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A. 디스크 수술 후 통증이 가라앉았고, 의사가 운동을 해도 되는 시기라고 말하면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때 코어근육(심부근육)을 키워줘야 재발하지 않습니다. 겉근육보다 코어근육이 중요한 이유는, 척추 뼈와 바로 붙어 있는 게 코어근육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관절이 망가져도 근육이 이를 지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뼈와 붙어있는 코어근육을 잘 키우면 재발이나 통증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Q. 어떤 운동과 생활습관이 좋나요?

A. 몸을 키우는 운동보다는 엎드려서 팔과 다리를 들어올리는 ‘슈퍼맨’ 동작, 플랭크 동작 등이 좋습니다.

침대는 지나치게 푹신한 매트리스보다 적당히 탄성이 있는 제품이 좋습니다. 바닥생활은 금물입니다. 바닥에 앉지 말고 의자를 사용하세요. 구부정하게 앉아 있는 자세는 피하고, 항상 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아야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이준호 교수는 ...

서울대 의과대학 석박사를 졸업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전임의를 지내고, 국군지구병원 청와대 의무실에서 근무했다. 청담우리들병원에서 진료원장과 국제환자센터장, 수가위원장으로 근무했다. 현재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다.  대한척추신경외과 학회 총무위원, 대힌경추연구회 학술위원, 대한최소침습척추학회 이사,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윤리이사다.

항상 환자를 꼼꼼히 살펴, 특징이나 상황에 맞는 치료법을 제안한다는 평을 듣는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8/201911080292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