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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대장암

건강검진 때 대장내시경 번거로워 안 했다간… '헉'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6. 9.

대장내시경 사진

헬스조선 DB

자영업을 하는 박모(53)씨는 올해 초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현재는 제거 수술 뒤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회복과 재발 방지에 힘 쏟고 있다. 박씨는 지금까지 건강검진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40세 이후 몇 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검사 전 장을 비우는 과정을 참지 못하고 포기했기 때문이다. 박씨의 주치의는 만약 대장내시경을 통해 조기 발견했다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사례와 같이 건강검진 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금식과 장 정결(세척) 등 검사 전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어려움이 장 정결이다. 장정결약을 먹고 설사를 하여 장을 비우는 것도 힘들지만, 아예 장정결약을 먹지 못해 검사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위내시경은 검사 전 금식만 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이 때문에 대장암은 위암보다 조기 발견율이 낮은 편이다. 위암의 조기 발견율은 60%를 넘지만, 대장암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 더불어 현재 건강검진 시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 지원 정책의 연령과 기준의 차이가 대장암이 위암보다 조기 발견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솔병원 이관철 전문의는 “현재 만 40세 이후 2년 주기인 위내시경과 달리 대장내시경은 만 50세 이상 분변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에만 건강검진 대장내시경을 지원해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대장암 환자의 50% 이상은 암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다. 잠깐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이 병을 키우는 것보다 낫다. 대장내시경 검사로 대장용종 단계에서 발견하면, 별도의 수술 없이 내시경을 통해 용종을 제거할 수 있다. 대장암으로 발전해도 상대적으로 종양의 크기가 작고, 전이가 이뤄지지 않은 1기, 2기에서 발견하면 제거 수술과 부가적인 치료를 더해 예후가 좋다.

현재 대장내시경 검사는 만 45세 이상부터 5년마다 받는 것이 권고된다. 하지만 가족력이나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나이와 관계없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장암의 대표적 이상 증상은 ▲검붉거나 선홍빛 혈변 ▲갑작스러운 변비나 설사 ▲식욕 및 체중 감소 ▲원인을 알 수 없는 복통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은 대장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 나타나는 증상들이고 초기 대장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장암을 초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증상과 관계없이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 가족들 가운데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 가족력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 나이보다 10년을 앞당기고, 2~3년 주기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과거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1cm 이상의 선종이나 다발성 용종이 발견됐다면, 의사와 상의해 검사 주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이관철 전문의는 “예전보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보편화되고 장정결약도 먹기 편하게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장 정결의 어려움으로 검사를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정기적인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을 조기 발견하거나 대장용종 단계에서 제거해 대장암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5/20190605008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