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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스크랩] 100세시대 발목잡는 `노인당뇨병`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9. 2. 25.

유 형 준 CM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시인·수필가

노인당뇨병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30세 이상 인구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13.7%인데 65세 이상 인구에선 30.4%로 2017년 현재 337만 명에 달하는 노인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이처럼 당뇨병환자에서 차지하는 노인의 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노인만이 갖고 있는 사회적, 가정적 지지도의 약화 등의 특수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고 젊은 연령의 당뇨병환자 관리 방법과 마찬가지로 노인당뇨병 관리가 시행되고 있다.

늙음에 따른 활동량의 저하와 신체적, 경제적인 상태 및 노인의 사회적, 기능적, 심리적 문제점 등이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노인들은 당뇨병 관리에 필요한 기술습득, 인지능력 등에서 젊은 환자들에 비해 떨어지며 남은 여생이 당뇨병 합병증을 염려할 정도로 길지 않다는 점 등의 이유로 적극적인 관리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가 있을 수 있다.

한창 시절에 비해 활동 반경이 줄어들면서 노인 환자의 당뇨병 관리는 대부분 가족 및 가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사회 환경 내에서 이루어진다. 노인에서 가족은 질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 개인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요인 중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변수다. 또한 노인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중간적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가족은 노인의 부양과 보호의 기능을 갖고 있는 집단으로서 대부분의 노인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가족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서 가족은 노인에게 중요한 생활의 장으로 노년기 생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대부분의 노인은 자신의 당뇨병을 관리하는 자신의 판단과 실행에 영향을 미치는 가족 또는 가족 구성원들과 그리 넓지 않은 영역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함께 또는 가까이 사는 가족 구성원은 당뇨병 환자를 식사, 활동, 여가 생활 등의 모든 면에서 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돌볼 수 있다. 여기서 가족구성원이라 함은 생물학적, 법적 또는 정서적으로 관계가 있는 두 명 이상의 사람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은 직계가족은 물론 친족 네트워크 구성원을 포함한다.

가족 구성원은 이러한 일상생활에서의 영향에 더하여 종종 당뇨병 관리 책임을 담당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당뇨병 관리와 관련하여 환자가 진료 약속을 지키거나 인슐린 주사에 필요한 주사기 및 주사에 필요한 소모품 지원, 환자가 질병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등에 가족 구성원은 뚜렷한 도움을 준다. 또한 의사소통과 태도를 통해 가족은 종종 환자의 심리적 복지, 치료를 위한 권고를 따르겠다는 결정, 식사 요법과 운동의 변화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능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함께 관심을 두어야 할 것은 우울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노화에 따른 여러 가지 스트레스, 즉 가족관계의 변화, 수입의 감소, 사회적 역할의 상실, 건강 및 신체기능의 저하, 사회적 고립 등이 우울을 야기 시킨다. 노년기의 신체, 심리, 사회적 상실감은 우울증 경향을 증가시키며 이러한 노인의 우울증은 노년기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노화, 만성질환, 낮은 자존심, 절망감, 무가치함, 심각한 상실(은퇴, 배우자의 죽음 등), 관계의 어려움(자녀나 며느리와의 갈등 등), 경제적 문제, 생활의 위기적 변화 등이 우울을 유발시키며, 우울증의 정도가 삶의 질과 당뇨병관리의 동기부여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진료의사가 노인당뇨병 환자 개개인의 우울증의 정도와 또 우울증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요인을 파악하고 조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노인당뇨병 관리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파악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당뇨병 전문 간호사, 영양사, 약사와 함께 하는 다분야적 접근이야말로 앞으로 노인당뇨병 관리의 필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긍정적 영향을 내기 위하여 노인 당뇨병 관리에 대한 가족 중심의 접근 방식은 가족의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환자 및 가족 구성원의 교육적, 관계적, 개인적 필요를 포함하여 질병이 발생하는 상황이 강조된다. 가족 구성원을 교육 중재에 참여시키는 것은 당뇨병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건강한 가정 행동을 개발하고 당뇨병자가 관리를 촉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사요법에서도 가족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인 당뇨병의 식사요법은 줄여서 이르면 `알맞게 골고루 제때에 그리고 오순도순 식사하기'다. 이 중에서 더 많은 관심이 주어져야 할 점은 `오순도순'이다. 혼자 먹는 식사보다 가족이나 친지 동료들과 함께 할 때에 노인당뇨병의 식사요법은 보다 온전해지기가 쉽다. 노인당뇨병과 가족지지와 관련된 연구에서도 노인당뇨병 환자가 느끼고 있는 가족지지와 자기효능감이 자가관리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혈당조절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혼자 살거나 홀로 지내는 독거노인의 비율은 통계청의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2017년에 19.3 퍼센트에 이른다. 이 비율은 65세 이상 인구 대비 65세 이상 1인 가구 가구주수의 비율로 산출한다. 1990년에 8.9퍼센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늘었다. 따라서 노인당뇨병 관리를 맡고 있는 일차진료 의사나 당뇨병교육 전문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보건요원은 당뇨병의 일반적 치료원칙을 잘 알고 있어야할 뿐 아니라 노인의 가족 사회문화적 특성 등 노인에 대한 전반적인 고려를 넉넉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 고려와 그 고려를 진료실에 들여놓을 시점이 아직 아득하다면, 진료실에서 모든 노인당뇨병 환자에게 적어도 한 번쯤 이렇게 물어는 봐야할 것이다. "누구랑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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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http://health.chosun.com/news/dailynews_view.jsp?mn_idx=293327

  •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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