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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당뇨교실

[스크랩] "한국 당뇨병 환자도 SGLT-2 억제제로 심혈관질환 예방 가능"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8. 5. 1.

헬스조선 특별인터뷰
당뇨병 권위자 카바예로 엔리케(Caballero Enrique) 하버드대 의대 교수
혈당 강하+체중 감소+심혈관질환 예방…‘3 in 1’ 당뇨병 약 효과 확인

심혈관 질환은 당뇨병 환자의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이다. 최근 전 세계 6개국 47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혜택을 확인한 리얼월드 연구 결과가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한국인 환자가 72% 포함돼 한국인 데이터로도 불리는 ‘CVD-REAL 2’ 연구다.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가 다른 혈당강하제와 비교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49%,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36%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 세계 최고 수준의 권위를 자랑하는 하버드대 의대 카바예로 엔리케 교수를 만나 이번 연구결과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카바예로 엔리케 하버드대 의대 교수
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인터뷰 사진)

Q. 이번에 한국에 방문한 이유는.

A.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내분비학회(SICEM) 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겸사겸사 한국의 당뇨병 전문가들에게 SGLT-2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설명하는 일정도 있었다.

Q 얼마 전 미국심장학회에서 ‘CVD-REAL 2’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결과 자체로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고, 특히 한국인 데이터가 많이 포함돼 국내에서의 관심도 크다. 간략히 설명을 부탁한다.

A. 이 연구는 특정 계열의 치료제가 혈당 강하 효과뿐 아니라 심혈관 혜택도 동시에 갖고 있음을 최초로 확인한 리얼월드 연구다.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면 혈당 강하 효과는 기본이고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위험을 낮출 수 있으며, 체중 감소, 혈압 강하 등 여러 혜택이 있다. 앞선 임상시험에서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혜택이 입증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도 그런 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GLT-2 억제제 중에서도 대부분의 환자가 다파글리플로진을 처방받았으며, 다른 혈당 강하제를 처방받은 대조군에 비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등 심혈관계 위험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Q. ‘CVD-REAL 1’ 연구는 미국·유럽 환자들이 분석 대상이었다. 반면, CVD-REAL 2 연구에는 캐나다·중동·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의 환자가 많이 포함돼 있다. 북미·유럽인과 한국인 간의 인종적 특성을 감안하면, 두 연구 결과에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A. 한국인은 뇌졸중 위험이 더 높다고 알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CVD-REAL 2 연구결과가 한국인에게 더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를 조금 더 낮출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있다면 한국 당뇨병 환자 중에 뇌졸중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들로 봤을 때는 SGLT-2 억제제의 혜택에 있어 인종적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인종에 관계없이 두루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한국인 당뇨병 환자에게도 SGLT-2억제제가 심혈관 혜택을 보일 것이라는 기존의 예상이 확실히 입증됐다.

Q. 비만도에 따른 심혈관계 혜택 차이는 어떤가. 한국인·일본인 등 동아시아에서는 비만형 당뇨병 환자가 많지 않고, 유럽·미국에서는 비만형 당뇨병 환자가 많은데.

A. SGLT-2 억제제의 경우 체중에 관계없이 모든 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SGLT-2 억제제 복용으로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혜택 중 체중감소가 있다. 미국의 비만도가 한국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미국의 당뇨병 환자들이 SGLT-2 억제제로 인한 체중감소 효과를 더 많이 볼 수 있지만, 한국과 다른 아시아지역 환자들도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이 체중감소 정도에 따라 다를 것으로 예상할 수도 있지만, SGLT-2 억제제의 작용 기전을 보면 큰 연관성은 없어 보인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심장의 에너지 이용효율이 높아지는 것과 체중과는 관련이 없으며, SGLT-2억제제에 따른 나트륨 감소 효과, 유산 감소 효과, 독성 감소 효과 등 여러 기전적 특성을 봤을 때, 체중과 관련 없이 모든 인구에서 SGLT-2억제제의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혜택을 고르게 볼 수 있을 것이다.

Q. SGLT-2 억제제는 어느 시점에 처방하는가.

A. 당뇨병 치료에서 메트포민을 우선 처방하는데 있어서는 전 세계적으로 이견이 없다. 이후에는 여러 옵션이 있다. 다섯 가지 기준으로 선택할 수 있다. 첫째는 효능이다. 무엇보다 혈당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비교해야 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DPP-4억제제는 당화혈색소를 0.5~0.8% 정도 낮춘다. SGLT-2억제제는 당화혈색소를 0.5~1.0%까지 낮춘다. GLP-1은 1% 이상 감소시킨다.

두 번째 기준은 저혈당 위험이다. DPP-4 억제제나 GLP-1, SGLT-2 억제제 같은 경우에는 저혈당 위험이 설포닐우레아나 인슐린에 비해 굉장히 낮다.

세번째는 체중에 대한 영향력이다. DPP-4 억제제는 체중 증가가 없다. SGLT-2 억제제와 GLP-1은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물론 SGLT-2 억제제는 먹는 약이고, GLP-1은 주사제라는 점에서 다르다. 설포닐우레아나 인슐린은 체중이 증가한다.

네번째 기준은 이상반응이다. 설포닐우레아나 인슐린의 가장 대표적인 이상반응은 저혈당이다. 반면, 새로운 약물은 임상시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상반응을 100% 없앨 수는 없지만, 발생하더라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마지막 기준은 비용이다.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설포닐우레아가 가장 많이 처방되는 이유는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신약이 효과는 더 좋지만, 비교적 가격이 높기 때문에 널리 이용되지 못 하는 경향이 있다.

Q. 이번에 업데이트된 미국당뇨병협회 가이드라인에서 2제 요법 시 심혈관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서 SGLT-2 억제제를 우선 권고했다. 당뇨병 관리의 목표가 혈당 관리에서 심혈관질환 예방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봐도 되나.

A. 말씀하신 대로 심혈관 혜택이 중요한 고려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앞서 설명한 다섯 가지 요인을 주로 고려했다면, 2018년에 새로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여섯 번째 고려 요인으로 심혈관계 질환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에 심혈관 질환 확진 환자라면 당연히 심혈관 혜택이 있는 SGLT-2억제제 같은 약물을 조금 더 빨리 처방하라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주요 골자다.

개인적으로 SGLT-2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을 고려해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라 하더라도 좀 더 빨리 처방하려고 한다. 올해 말 발표되는 ‘DECLARE’ 연구에서는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혜택이 보다 확실히 입증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SGLT-2 억제제가 메트포민 이후의 병용요법으로 제한돼 있지만, 메트포민 이후에 바로 SGLT-2억제제를 단독으로 이용하거나 처음부터 메트포민과 SGLT-2억제제를 병용해서 치료하는 등의 가이드라인 변화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작년 미국심장학회에서 고혈압 기준을 130/80㎜Hg으로 10㎜Hg씩 낮췄다. 당뇨병 전문가 입장에서 동의하는지(이하 단위 ㎜Hg).

A. 130/80으로 고혈압 기준이 낮아진 것에 대한 논쟁이 있었는데, 미국당뇨병학회는 140/90으로 현행유지를 택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압을 120 미만으로 낮추더라도 심혈관계 위험이 개선되지 않았고, 120~140에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결과를 근거로 했다. 단, 심혈관계 질환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130/80으로 권장한다. 혈압의 경우 인종적인 차이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 인종별로 나트륨을 섭취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 민감도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상황은 미국과 또 다르다. 한국의 당뇨병·순환기 전문가들이 한국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카바예로 엔리케 하버드대 의대 교수
사진=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인터뷰 사진)

Q. SGLT-2 억제제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치료제라 처방률이 높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처방률은 어느 정도 되나.

A. 처방률은 과거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증가 추세다. 현재 전체 당뇨병 환자 중 20% 정도가 SGLT-2 억제제를 처방받고 있다. 대부분이 나와 같이 SGLT-2 억제제에 대해 잘 아는 당뇨병 전문가들이 처방하는 경우다. 일반 내과에선 아직 SGLT-2 억제제 처방을 주저하는 분들이 많다. 약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도 하고, 몇 가지 이상반응들이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SGLT-2억제제는 생식기 계통에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치료를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케톤산증인데, 이 또한 75세 이상에서 SGLT-2 억제제 사용이 권장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

Q. 한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개원가에서의 SGLT-2 억제제 처방률이 낮다. 쓰기에 복잡하고 가끔 나타나는 부작용 때문에 불편하다는 것이다. 주의해야 하는 환자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 달라.

A. 신장 기능이 좋지 않은 분들은 SGLT-2억제제를 복용하면 안 된다. 현재는 사구체여과율(eGFR)이 60 이상일 때 약물을 사용할 수 있으며, 60 미만인 경우에는 다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하지 않고, 45 미만인 경우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할 수 없다. 이유가 중요하다. 이 약물이 신장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이 아니다. 신기능 수치가 떨어지는 환자는 SGLT-2 억제제로 인한 혈당강하 효과가 없기 때문에 금기하는 것이다. 오히려 SGLT-2억제제는 신장 기능을 개선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한 75-85세 이상에게는 SGLT-2 억제제를 권장하지 않는다. 탈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기본적으로 저혈압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탈수나 저혈압은 SGLT-2 억제제를 복용했을 때 더 강화되는 경향이 있어 위험할 수 있다. 요도 감염, 생식기 감염이 있는 환자도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또 SGLT-2 억제제는 현재 2형 당뇨병에만 허가받았다. 임산부와 아동에는 허가사항이 없다.

Q. 당뇨병 환자들이 주로 걱정하는 합병증은 당뇨발이나 망막질환이다. 반면, 심혈관질환에 대해선 부주의한 편인데.

A. 그렇다. 당뇨병이라고 하면 많은 환자들이 당뇨망막병증, 신장 기능 저하, 당뇨발 같은 문제를 떠올린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심혈관계 질환을 야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당뇨병으로 인해 혈액이 잘 순환하지 않으면 심부전·뇌졸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상당히 많은 당뇨병 환자가 이러한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수치로 따지면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하는 4명 중 3명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게 될 만큼 위험하고 심각한 합병증이다.


Q.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이미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은, 혹은 이미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있다. 약물 처방 외에도 다른 당뇨병 관리 방법으로 추천할 것이 있나.

A. 당뇨병 환자들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체중, 금연, 이렇게 다섯 가지를 함께 잘 관리해야 한다. 금연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과 조금 별개의 문제일 수 있으나 중요하다.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체중은 여러 약물을 통해 관리할 수 있고, 이와 함께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바꾸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식이를 조절하고, 운동을 많이 해서 체중조절을 잘해야 한다. 혈압, 콜레스테롤에 있어서도 추가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각각의 약제도 있다. 한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혈당, 혈압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추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콜레스테롤이기 때문에 이 또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30/2018043000747.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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