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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유에 도움/온열요법

[스크랩] 아랫목을 떠올리게 하는 스파요법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8. 1. 21.

신규옥의 미용학 개론

스파하는 여성

따뜻한 아랫목이 그립다. 이젠 더 이상 불을 때서 난방을 하는 시대가 아니니 아랫목 개념도 덩달아 없어졌지만 겨울 하면 따뜻한 아랫목부터 떠오르는 건 아마도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일 게다. 방학 종이 땡 치면 내려가던 할아버지 댁은 안채와 뜰안채, 사랑채로 구성된 200년 된 한옥이었다. 따뜻한 아랫목에 모여 앉아 몸이 녹으면 이내 그동안 지낸 일들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한쪽 구석 온기를 더하는 화로에 가래떡이나 밤이라도 구우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아직도 마음 한쪽에는 그 따뜻한 기억이 여전히 촉촉하게 자리하고 있다.

‘따뜻함’. 정서적이든 육체적이든 사람의 마음을 녹이고 긴장을 풀어주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단어다. 우리나라 사람은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더운 물에 몸을 담그면서도 ‘시원하다’는 말을 하는데, 몸이 체온보다 높은 열에 적응하면서 근육이 순간 이완되는 상태를 이르는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온천처럼 따뜻한 물속에서는 부력의 도움을 받아 몸이 평소보다 더 편안하고 가볍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쌓인 피로물질의 분해와 노폐물 배출이 이루어지고 세포 하나하나까지 신선한 산소와 영양분이 빠르게 공급되니 새로운 생기로 가득 차게 된다. 이처럼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휴식과 건강을 선사하는 물을 이용한 웰빙(wellbeing)방법, 그것이 바로 스파의 본질이라고 하겠다.

고대 로마의 건강 문화 ‘스파’

로마인들은 목욕이 건강을 지켜준다고 믿어 대중탕을 도시 곳곳에 지었다. 당시 목욕탕은 단순히 몸을 씻는 장소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건강과 활력이 넘치는 집단 사교 장소로서의 역할을 담당했다. 시인들은 시를 낭송했고, 철학자들은 자신들의 견해를 설파했으며, 정치가들은 정치담론을 나누는 공적이면서도 사적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라틴어 ‘solus per aqu(물로부터의 건강)’이란 뜻에서 유래된 스파(SPA ). 그래서 고대 로마는 다양한 문화의 융성기이기도 했지만, 피부미용 분야에서는 정통 스파의 기원을 제공한다. 사실 목욕이 ‘문화’로까지 불리게 된데는 운동장보다 더 크고 넓은 목욕탕의 건설, 그 규모의 경제학을 살펴봐야만 한다. 초기 건설비용뿐 아니라 유지에도 많은 돈이 드는 이 시설이 대중에게 향유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관대함과 위대함을 미덕이라고 생각한 로마 황제들의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정치권력의 배려와 노예들의 서비스, 그리고 저렴한 사용료를 기반으로 목욕문화는 대중의 일상 속에 자리 잡은 것이다. 로마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제국으로 성장해가며 영토 확장과 더불어 다양한 생활양식도 함께 퍼져나갔다. 로마인들은 수원지가 좋은 곳이면 목욕탕을 건설하면서 유럽 전역부터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파 중심지를 개척했다. 비슷한 예로 오스만투르크제국의 영토 확장과 함께 터키식 목욕법이 세계적으로 전파된 것을 들 수 있다.

국내 스파 산업 꾸준히 성장

최근 우리나라의 스파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또한 세상의 변화에 발 맞춰 스파 트렌드도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의 스파가 단순히 온천 수원지를 중심으로 치유와 건강의 개념이 강한 데 반해 현대에서의 스파는 트리트먼트를 중심으로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가 복합적으로 적용돼 있다. 대표적으로 리조트나 호텔에서 테라피를 즐길 수 있는 리조트스파(resort spa), 일정한 스케줄에 의해 짜인 스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스티네이션스파(destination spa), 한나절의 힐링을 제공하는 데이스파(day spa), 스포츠클럽 등과 연계 운영되는 클럽스파(club spa), 의료와 스파의 컬래버레이션인 메디컬스파(medical spa)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간단히 리조트스파를 예로 들어보자. 리조트 내에 위치한 테라피센터에서 테라피를 받는 동안 가족들은 워터파크나 사우나, 노천탕, 그리고 강한 수압의 물을 뿜어주는 기기 활용 워터테라피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즐길 수 있고, 숙박과 음식, 쇼핑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구성·제공되고 있다.

거기에 적용되는 스파테라피도 다양해졌다. 굳은 근육에 물리적 힘을 가해서 풀어주는 게 좋은 테라피라는 기존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세상에서 가장 좋은 소재인 물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관점으로의 전환이 테라피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기존 스웨디시마사지, 아로마 마사지 등 전통 테라피 외에도 스트레스지수를 낮춰주는 스톤테라피(stone therapy), 고객이 누운 베드 위로 다양한 형태의 물이 떨어지는 비시샤워나 여러 방향의 샤워헤드가 관리해주는 스위스샤워, 하이드로테라피가 적용된 욕조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수영장에서 고객을 가라앉지 않도록 처치한 후 전담 스파테라피스트가 물속에서 고객의 몸을 이리저리 돌리고 움직이면서 신체를 편안하게 이완시키는 수중테라피 ‘와추(watsu)’는 대형 리조트스파에서 고정 프로그램으로 채택되면서 대중적 인기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궁극적 목적은 ‘신진대사 증진’

무엇보다 스파 효과는 혈액순환과 신진대사의 증진에 있다. 따뜻한 물을 이용한 관리는 인체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고 관절을 부드럽게 해 근육이완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또한 피부의 모공을 열어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묵은 각질세포를 제거해 피부를 더욱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스파의 한 분야인 냉수욕도 피부미용 효과가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군인 병사들에게 건강을 위해 매일 차가운 물에서 수영하도록 가르쳤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남성들의 호기를 높이고 신체단련을 위해 냉수마찰을 했는데,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혈관을 수축시키고 심부 중심으로의 혈액순환이 증대되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피부 표면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체의 면역력이 증진될 뿐만 아니라 피부에 긴장을 주어 탄력을 올리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스파를 적용해 효과를 기대하기 전에 나이나 건강상태 등을 먼저 고려해야만 한다. 너무 높은 온도의 물이나 사우나, 냉수욕 등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발부터 담가 온도에 적응하고 좋은 컨디션에서 단시간에 적용하는 것을 권한다.

최근 ‘힐링(healing)’, ‘욜로(Yolo)’, ‘휘게(hygge)’처럼 삶의 성과보다 삶의 질 자체에 의미를 두는 단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새해에는 잠깐 멈춰서 바쁘고 정신없었던 우리네 삶을 돌아보고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스파로 따뜻한 아랫목의 추억을 대체해보자.

신규옥

신규옥 을지대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한국미용학회 이사이며, 미용산업문화학회 부회장이다. 원주MBC 편성제작국 아나운서를 지낸 적이 있고, ‘New피부과학’, ‘미용인을 위한 New 해부생리학’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5/2018011501584.html



출처 : 암정복 그날까지
글쓴이 : 정운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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