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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버섯 관련 글/차가버섯 저자 칼럼

일주일 째 - 성급하면 망합니다.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7. 12. 1.

일주일 째 - 성급하면 망합니다.

 

이곳의 규칙 중 하나가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라] 입니다.  산골의 물은 지하수든 지표수든 상당히 차갑습니다.  체온이 올라가 있을 때 찬물로 샤워하면 갑작스런 혈관수축 등으로 좋지 않은 상태가 나타날 수도 있고 너무 뜨거운 물은 도움이 안 되는 피로를 가중시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제와 비슷하게 걷기를 했고,  저녁 먹고 맨발로 한 30분 더 걸었습니다.

무릎이 약간 새큼 거려서 무릎에 온열 찜질을 했습니다.

 

일주일이 정신없이 지나갔지만 그런 대로 적응이 되었고 이제부터는,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지겨울 수도 있는,  같은 노력의 반복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는 차가를 스스로 타서 마시라고 했습니다.  이 정도가 30g 이고 이 양을 편한 양의 물에 타서 다 마시라고 했습니다.  30g 이면 충분하지만 더 먹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차가버섯전신마사지를 한 번 해보겠다고 했더니 좋도록 하라고 해서 직접 해봤습니다.  100cc 정도의 물에 차가버섯추출분말 티스푼 한 개 정도를 개어서 가능한 온 몸에 발랐습니다.  했더니 허벅지와 목 부분이 조금 따끔거렸습니다.  씻어내는데 피부가 매끈거렸고 기분도 괜찮았습니다.

 

묽은 변 증상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충분히 참을 만합니다.  묽은 정도가 덜해졌고 검은 색의 변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느낌에 이삼일 만 지나면 정상적인 황금색 변이 나올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황금색 변이 나오기 시작하면 좋아지고 있는 징조라는 글을 본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은 간섭이 거의 없는데 운동만은 많이 통제당하는 느낌입니다.   더 하고 싶어도 아직 때가 아니라고 못하게 하고 코스 변경도 못하게 합니다.   지금 상태로만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이 상태가 반복 될 것 같습니다.   반환점에 점점 더 빨리 도착하게 되고 그 곳 근처를 열심히 맴돌다가 돌아옵니다.   인체가 더 힘든 운동을 감당할 수 있을 때까지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리면서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운동 양을 더 소화시킬 수도 있을 정도로 체력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고,  매일 보는 얼굴이지만 혈색이 조금 돌아온 것 같고,  배고픔을 느낄 정도로 식욕도 조금 살아난 것 같고,  저녁에는 제법 여유를 가지고 포도주  한잔으로 폼도 잡고 하면서 다른 분들과 담소도 나눕니다.  막연한 불안감은 아직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것 같지만.

 

점심 때 소문 듣고 찾아 온 근처 다른 요양원에 있는 분을 만났습니다.  이제 일주일이고 아직 잘 모르겠는데 힘은 들어 올 때보다 좋아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직원하고 한참 상의하더니 빈방이 나오는 대로 옮기기로 한 것 같았습니다.  차가버섯만 사러오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오늘 자려고 누우면 몸에서 힘이 막 솟구치는 느낌이 있습니다.  고집부리고 운동 양을 몇 배 더 늘려야 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완치하고 싶은 욕구와 현실을 현명하게 구분하라.] 방안에 붙어 있는 글입니다.   희한하게 딱 나보고 하는 소리구나라는 느낌을 줍니다.  [암을 치료하기에 앞서 인체 전체를 조화롭게 복구시켜라.  그러면 암은 자연히 사라진다.] 이런 글도 방에 붙어 있습니다.

 

힘만 좀 생겼지 아직 내 몸에는 췌장에 대장에 간에 탁구공만한 암 덩어리들이 시퍼렇게 살아있습니다.  췌장이나 간이나 대장이 아직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지,  왜 운동 거리를 막 늘리면 안 되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컨디션은 되게 좋습니다.  벌써 잠깐씩 내가 암 환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내일은 가족이 면회 올 것입니다.  초라하고 핏기 없고 처량했던 내 모습을 상상하고 올 것입니다.  가족에게 조금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서 천만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