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특별 인터뷰
수술부위 감염 세계적 권위자 찰스 에드미스턴 교수
수술실로 향하는 의사는 중무장을 한다. 수술복·마스크를 착용하고 특수 비누로 손을 닦은 후 수술용 장갑까지 껴야 수술실로 들어간다. 감염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런 노력에도 수술부위 감염(SSI, Surgical Site Infection)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국내 의료기관의 수술부위 감염률은 조사에 따라 1~10%로 보고된다. 미국·일본 등 의료선진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각각 지난해와 올해 수술부위 감염을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수십년 동안 수술부위 감염과 관련된 연구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수술과 관련해서는 42년간의 경험이 있습니다. 위스콘신 의대에서 34년간 재직하며 혈관수술과 수술부위 감염에 대해 집중 연구했습니다. CDC와 미국외과학회(ACS) 가이드라인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수술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수술부위 감염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술부위 감염은 무엇이며 감염은 왜 생깁니까?
말 그대로 수술 부위에 감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통계적으로 100명이 수술을 받았다면 2~3명은 수술부위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생각보다 많아 보이지만, 이를 0%로 낮추는 것은 현재까지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일례로 무릎수술이나 척추수술의 경우 피부에 있던 세균 외에는 다른 세균이 들어갈 가능성이 적어 감염 위험이 1% 내외로 낮습니다. 반면, 위·대장·담낭 수술의 경우 장기 속에 이미 세균이 많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5~10%로 높습니다. 이렇게 원래 수술 부위에 있던 세균 때문에 발생하는 감염이 전체 감염 사고의 60% 정도입니다. 나머지 40%는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합니다. 수술실의 살균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공기 중 박테리아가 옮겨온 것입니다. 봉합사(수술용 실)가 피부 혹은 조직을 통과하면서 오염된 상처 부위로 세균을 끌고 가 감염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이 감염의 매개체가 되는 경우죠.
수술부위 감염의 심각성을 증명할 만한 통계가 있나요?
개인적으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수술부위 감염 때문에 발생하는 직간접적 비용이 발생건당 20만~25만 달러(약 2억2000만~2억8000만원)로 추산됩니다. 여기 포함되지 않은 사회적 비용도 있습니다. 수술부위 감염으로 인해 저하된 환자의 삶의 질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습니다. 한정된 의료자원이 재수술에 투입되는 동안 다른 환자가 치료를 받지 못하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죠.
지난해 수술부위 감염과 관련해 WHO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수술 부위 감염이 중요한 문제로 인식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입니다. 예를 들어 항균 봉합사(봉합용 실)이 2002년에야 개발됐을 정도니까요.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은 수술부위 감염 분야에서는 역대 가장 큰 폭의 변화입니다. 모든 수술에서 트리클로산이란 항균 물질이 코팅된 봉합사를 사용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실제 이 봉합사를 사용하면 위험이 최대 5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수술 부위를 덮는 포(거즈)에 관련한 내용, 수술 전후 체온 유지에 관한 내용, 수술 후 혈당 및 산소농도 조절에 관한 내용 등이 포함됐습니다.
WHO 가이드라인 개정 이후 CDC와 ACS 가이드라인도 차례로 개정됐습니다. 내용이 다른가요.
WHO의 가이드라인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합니다. 개발도상국이 포함돼 있어서 전체적인 허들이 낮은 편이죠. 미국에선 CDC의 가이드라인을 따릅니다. 내용은 큰 차이가 없지만, 관련 기준이 훨씬 빡빡합니다. 가이드라인의 개정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진이 이를 얼마나 철저하게 따르느냐는 것입니다. 몇 가지 가이드라인 중 일부만 따른다고 수술부위 감염이 줄어들지는 않죠. 개별 가이드라인 항목을 종합적으로 적용해야 비로소 위험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한국의 의료 수준은 상당히 높습니다. WHO보다 CDC나 ACS의 가이드라인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적 특성을 반영할 필요도 있습니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비만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비만 환자에겐 항생제를 충분히 투여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염 대응이 힘들죠. 반면, 한국의 경우 흡연 환자가 문제라고 알고 있습니다. 과도한 흡연은 혈관의 형성을 방해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감소하는 문제가 있죠. 결국 상처가 치유되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와 관련 이길연 교수는 “한국에서도 대한외과감염학회를 중심으로 질병관리본부와 가이드라인 마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내년 초 질병관리본부의 정식 연구용역을 받아 한국 상황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항균물질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트리클로산을 봉합사의 코팅 재료로 사용한 이유가 있습니까.
현재 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트리클로산 봉합사가 유일합니다. 다양한 항균제 중 트리클로산의 효과가 가장 광범위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종류의 세균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란 뜻이죠. FDA 승인을 받으려면 제조공정 전반에 대한 까다로운 심사를 받아야 하고, 제품의 농도가 항상 일치해야 합니다. 중국이나 인도의 경우 자체 개발한 봉합사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FDA 승인은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트리클로산이 인체에 무해한지에 대한 논란이 여전합니다. 이에 대해선 어떤 의견인가요.
FDA가 소비재에서 트리클로산 사용을 금지한 바 있는데, 유해성 논란은 이런 이유로 생겼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FDA의 발표를 자세히 뜯어보면 트리클로산이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소비재에서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약이나 비누의 경우 트리클로산을 넣은 후 이를 항균제품이라고 광고했지만, 항균 작용에 대한 근거가 없었던 것이죠. 그래서 FDA가 이 제품에서 트리클로산을 제거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봉합사와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7억5000가닥의 트리클로산 봉합사가 인체에 사용됐지만, 유해하다는 보고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출처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6/20171106010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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