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원인과 치료 두꺼워진 인대, 척추관 신경 압박 황색인대 제거 후 인공인대 대체 수술 1시간… 하루면 보행 가능
"자려고 누우면 허벅지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저리고 찌릿한 통증 때문에 쉽게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늘 무겁고 힘이 없어서 100m를 못 가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습니다. 주사도 맞아보고, 약도 먹어보고 마사지도 받았지만 모두 잠깐 동안 증상이 나아질 뿐이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 나이가 들수록 통증, 다리저림 같은 증상이 심해진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는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노화된 황색인대 때문”이라면서 “노화된 황색인대를 제거하고 인공인대로 대체하면 증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7년전,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고 심한 다리저림과 통증으로 안 받아본 치료가 없었다는 황대순(71·가명)씨는 본인이 겪은 고통을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에게 5장에 달하는 편지로 전했다. 이상호 박사는 "사실 황씨가 병원에 왔을 땐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며 "MRI에서도 협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 곧바로 변성된 인대를 제거하고 인공인대를 넣는 내시경 인대성형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인대성형술을 받은 황씨는 현재 다리저림과 통증이 사라져, 보행도 무리없을 정도로 호전됐다. 황씨는 "이번이 마지막 치료라고 생각하며 받은 인대성형술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사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 100m 이동도 힘겨워
척추관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앉으면 편하고, 일어서면 불편하다는 점이다. 황씨 역시 척추관협착증 초기엔 걷다, 쉬다를 반복하면 집앞 공원까지 가는 건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서 100m도 가지 못하고 다리 힘이 빠져서 10분 이상을 쉬어야 걸을 수 있었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는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는 주 원인인, 황색인대가 변성될수록 척추관을 짓누르면서 저리고 힘이 빠지고 마비되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 걷는 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황색인대는 척추의 뒷부분인 후궁(척추뼈 등쪽 부분) 사이에서 허리의 과도한 움직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황색인대는 노화에 의해 퇴행되면서 두꺼워진다. 이 과정에서 두꺼워진 황색인대가 척추관(척추뼈에 있는 신경 통로)을 통과하는 신경을 마치 목을 조르듯 짓누르게 된다.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에서 갈라진 신경은 척추 아래쪽으로 퍼지면서 주로 허리와 엉치, 허벅지, 종아리 등에 저리고 찌릿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상호 박사는 "척추관협착증은 서있으면 통증이 심하고 앉아있으면 통증이 덜한 이유도 황색인대의 퇴행성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며 "황색인대는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는 일자로 펴지기 때문에 신경을 압박하지 않지만 허리를 곧추 세우면 늘어진 인대가 구부러지면서 척추관의 신경을 짓눌러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자들이 몸통을 바로 세우지 않고, 구부리는 이유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뼈 깎거나, 나사못 박는 수술 한계 많아
척추관협착증 증상이 경미하고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물리치료나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병변이 심해지는 질환이다. 오랜 기간 진행되다가 나이가 들어서 갑작스럽게 증상가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비수술 치료만으로 낫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상호 박사는 "심한 척추관협착증은 수술을 해야하는데, 지금까지 수술방법은 뼈를 깎거나 나사못을 박는 등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이뤄지다보니 고령자와 전신마취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은 수술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기존의 수술은 수술 후 5년 내 재발할 확률이 25%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보니 고령층에겐 여러모로 부담이 큰 수술이다"고 말했다.
◇내시경 인대성형술, 뼈 이식 필요 없어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가 1995년에 개발한 내시경 인대성형술은 내시경을 통해 변형된 황색인대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인대를 대체한다. 뼈나 근육은 손상시키지 않고 두꺼워진 인대만을 제거하기 때문에 협착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치료하는 동시에,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수술 시간도 1시간 정도로 짧고 수혈이 필요 없으며, 나사못이나 금속 디스크통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수술 다음날부터 보행이 가능하며 수술 후에도 운동을 포함한 정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우리들병원이 36명의 환자를 추적조사한 결과 이 치료법은 기존 나사못과 금속 디스크통을 사용하는 '후방 요추체간 융합술'에 비해 평균 수술시간과 출혈량이 낮았다. 또 환자들의 수술 전·후 통증과 장애를 평가해보니, 환자가 느끼는 개선율과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이상호 박사는 "다리가 저리고 찌릿한 통증을 노화로 여기고 방치하면 보행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마비까지 올 수 있다"며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조기에 치료받아야 100세 인생을 건강하게 즐기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