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GLOBAL
수면제 효과, 심장 마비 증상…
‘아이들은 작은 어른이 아니다.’ 이 말은 아이들이 어른과 다른 생리 기능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성과 여성도 마찬가지다. 미국 브라운대학 응급의학부 앨리슨 맥그레거 교수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이해해야, 두 성별 모두를 위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14년 미국 동북부에 있는 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테드X 프로비던스(TedX Providence·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세계적인 강연회 산하에 있는 북미 지역 컨퍼런스) 강연에서다.
콧물감기도 많고 타박상도 많지만 누가 응급실로 들어오든 의사들은 똑같은 테스트를 진행하고 똑같은 약을 처방합니다. 환자의 성별은 전혀 고려하지 않습니다. 남녀의 차이가 없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병을 치료할 때 남녀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약품에서 여성에게 더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약품이 시장에 출시된 후에 왜 여성에게 부작용이 많이 나타나는 걸까요?
실험실 샘플은 거의 대부분이 남성 세포
그 이유는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세포가 남성 세포이기 때문입니다. 임상실험도 거의 배타적으로 남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남성 대상으로 실험이 이루어진 데는 역사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는 충분한 정보 제공 없이 동의받아 진행되는 의학 실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보호규정을 강화했습니다. 그중 가임기 여성은 어떤 의학 실험에도 참여하지 않게 보호하는 규정이 마련됐습니다. 연구 도중 태아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을 차단하고자 하는 목적에서였죠. 이로써 의학 실험은 남성에게 실행되었고, 실험 결과는 나중에 여성에게 적용되었습니다.
여성 대상 실험을 따로 해야 하는 이유
지난 몇십 년간 승인되어 시장에 출시된 약품들은 남성 환자에게만 실험되어, 여성에게는 복용량이 잘못 측정되거나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일례로 수면제 엠비엔(Ambien)은 20년 전 출시된 이래 수많은 여성 환자들의 교통사고를 유발했습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느린 속도로 약을 분해하기 때문에 몸에 약 성분이 더 많이 잔류한 채 아침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교통사고로 이어진 것이었죠. 그래서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이 ‘여성은 엠비엔 수면제를 절반만 복용할 것’을 권고한 이유입니다. 20년 전 이런 분석이 이뤄졌더라면 수년간 엠비엔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여성과 남성이 질환이 있을 때 다르게 접근·분석되어야 하는 또 다른 증거가 있습니다. 심장 마비 위험이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사용하는 테스트는 애초에 남성에 기반해서 설계되고 실험되고 완성됐습니다. 남성은 심장 통증을 느낄 때 ‘으스러지는 듯한 가슴통증’을 호소하는데요. 이것을 전형적인 증상으로 간주합니다.
반면 여성은 심장질환이 있을 때 ‘충분히 숨을 들이 마실 수 없음’, ‘빨리 피곤해짐’이 주증상입니다. 이렇게 남녀의 심장질환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의료계에서는 규정화된 테스트를 통해 남성 기준으로 판단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의 심장질환 증상을 초기에 잡아내지 못해 많은 여성 환자가, 심장 마비가 온 첫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나은 치료를 위해선 성별 특성화 연구 필요해
남녀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약물 부작용, 잘못된 치료는 이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저는 브라운대학의 응급의학부 안에 있는 ‘응급의학 내 성과 성별’이라는 학과에서 연구 중입니다. 이곳에서는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패혈증, 약물 남용 같은 응급 상황에서 여성과 남성이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 지에 대해 연구합니다.
남녀 모두에게 더 나은 치료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의료진만 노력해서는 안 됩니다. 근본적인 변화로 가는 첫 단계는 여러분의 인식입니다. 모두를 위한 개별화된 맞춤 의료서비스를 지향한다면 병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분명함을 다시 한 번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앨리슨 맥그레거(Alsyon McGregor)은?
앨리슨 맥그레거는 브라운대학교 메디컬스쿨 응급의학부 교수다. 응급의학부 안 ‘응급의학 내 성과 성별’이라는 학과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모두를 위한 개별화된 맞춤 의료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 연구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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