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향기에 취하고 푸른 바다에 반하고…
완연한 봄을 알리는 5월, 명품 트레킹 코스를 찾아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기를 권한다. 지금 가면 딱 좋을 명품 트레킹 코스 4곳을 소개한다.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속삭임
‘굳이 북유럽까지 날아가지 않더라도 자작나무숲을 볼 수 있다니 귀가 번쩍 뜨인다. 2012년 강원도 인제군 원대리에 개장한 자작나무숲 덕분이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지난해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이곳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사람들은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이라고 입을 모은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찾아가려면 숲이 초록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5월이 제격이다. 빼곡히 들어선 자작나무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초록 향기 덕분에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다. 원대리 산림 감시 초소에서 탐방로를 따라 3.5km 올라가면 수천 그루의 자작나무가 반긴다.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새어 나오는 순간이다. 탐방로는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져 있어 어른 아이 모두 힘들지 않게 갈 수 있다. 자작나무숲에 들어가면 3개의 산책 코스가 눈길을 끈다. 자작나무 코스 0.9km, 치유 코스 1.5km, 탐험 코스 1.1km로 그날의 컨디션과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단,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산불 위험 시기(3월 15일~5월 14일)에는 입산을 통제한다. 5월 트레킹 장소로 정하려면 입산 통제가 만료되는 5월 15일 이후에 찾아가자.
충북 진천
용의 숲, 미르숲으로의 초대
충북 진천에 가면 ‘용의 숲’을 만날 수 있다고? 사실이다. ‘미르’는 용의 순우리말로, 미르숲이 품고 있는 저수지인 초평호가 뻗어 있는 모습이 용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곳은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 현대모비스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2012년부터 조성하고 있는 친환경 생태 공간이다.
미르숲에는 다른 테마의 숲이 6개 있다. ‘생각의 숲’과 ‘붉은 바위 숲’, ‘기원의 숲’, ‘거울의 숲’, ‘약속의 숲’, ‘요정의 숲’이다. 미르숲 트레킹은 보통 농다리에서 시작한다. 농다리는 미호천을 가로지르는 길이 100m 정도의 돌다리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로, 풍부한 수량과 빠른 유속에도 불구하고 천 년의 세월을 버텼다고 한다. 초평호를 따라 걷는 수변로 코스, 탁 트인 풍광을 볼 수 있는 농암정 코스가 인기다. 미르숲을 방문하면 숲 전문가와 함께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숲 거닐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4~6월 9~10월에는 숲 속 음악회를 즐길 수 있다. ‘숲에서 온 편지’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현대모비스 미르숲 음악회는 4~6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9~10월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현대모비스 야외음악당에서 열린다. 오는 5월 14일에는 가수 장필순, 5월 28일에는 하찌와 TJ, 좋아서하는밴드가 출연한다.
경북 영덕
푸른 바다 품은 영덕블루로드
숲 속에 난 트레킹 코스가 식상하다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찾는 게 좋을 듯하다. 경북 영덕의 대표 관광지인 영덕블루로드는 시원스럽게 펼쳐진 동해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다. 영덕군 남정면에서 출발해 축산항을 거쳐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64.6km로,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해파랑길의 일부다. 2012년에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됐다.
영덕블루로드 트레킹 코스는 모두 4가지다. A코스는 ‘빛과 바람의 길’, B코스는 ‘푸른 대게의 길’, C코스는 ‘목은 사색의 길’, D코스는 ‘쪽빛 파도의 길’이다. 4구간을 모두 걸으면 좋겠지만, 이런 저런 제약으로 힘든 상황이면 B코스를 걷는 게 좋다.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해안가를 직접 걸을 수 있는 B코스는 그동안 블루로드를 다녀간 많은 사람이 최고의 코스로 인정한 구간이다. 해안가는 기본이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숲과 마을을 걷는 동안 자연의 풍요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전남 담양
환상의 초록 숲길, 담양오방길
대나무와 메타세쿼이아의 고장, 전남 담양으로 떠나는 트레킹도 추천할 만하다. 담양은 한겨울에도 푸른 대나무 덕분에 계절 상관없이 언제 찾아도 좋지만, 초록 물결 넘실대는 5월에 방문해야 가장 빼어난 풍광을 볼 수 있다. 담양의 트레킹 코스는 담양오방길 1코스인 수목길이 가장 인기다. 수목길은 죽녹원 앞 관방제림 입구에서 시작해 메타세쿼이아길을 거쳐 금성면에 위치한 담양 리조트까지, 총 3.3km에 이르는 길이다. 죽녹원에서 대나무숲 걷기 체험을 해도 좋고, 담양 리조트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피로를 풀 수도 있다. 담양오방길에 관심 있으면 대나무 축제 기간에 찾아도 좋을 듯하다. 올해로 18회째인 담양 대나무 축제는 ‘천년의 대숲 미래로, 세계로!’라는 주제로 5월 3~8일까지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담양 대나무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소문난 ‘추억의 죽물시장과 죽물시장 가는 길’을 더욱 생동감 있게 재현하니 기대해도 좋다. 또 처음 열리는 대나무로 만든 카누 체험이 눈길을 끈다. 그 밖에 대나무 생태 체험과 대나무 청정 생태관, 친환경 농특산품관 등이 들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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