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씨(가명·36세·여성)는 최근 몸살이 난 것처럼 온몸이 아프고 열이 났다. 김씨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며칠 쉬었다. 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고 목에 멍울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일단 급성 림프절염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병원에서는 혈액검사, CT촬영, 조직검사 등 추가검사를 진행했다. 그녀는 혹시 갑상선암이 아닐까 걱정스러웠지만, ‘기쿠치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림프절염은 ‘임파선이 커졌다’는 의미인데 다양한 질병의 증상 중 하나로 임파선이 커지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림프절염이 잘 생기는 사람과, 림프절염의 원인에 대해 알아봤다.
◇급성림프절염 환자 22%, 20~30대 여성
림프절염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연간 60만명 이상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20~30대 가임기 동양 여성에서 더 흔한 경향이 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급성림프절염으로 치료받은 환자는 남성이 26만5000여명, 여성이 40만2000여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가량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또 다른 연령대 대비 20~39세의 가임기 여성은 2014년 66만8663명 중 14만5492명으로 전체 환자의 22%에 육박한다. 림프절염이 여성에게 더 자주 발병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동양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기쿠치병
기쿠치병은 1972년 일본인 의사 기쿠치가 의학계에 최초로 보고하여 붙은 병명이다. 흔히 조직구 괴사성 림프절염으로 불린다.
기쿠치병은 30세 이하 젊은 동양인에게 많이 생기는 병으로 알려졌다. 특히 남성과 비교하면 여성이 약 4배 정도 많다. 아직 발병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헤르페스바이러스, 엡스타인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다.
증상은 발열·피로감·관절통이 주로 나타나며 발진·야간 발한·오심·구토·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조직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는 증세를 억제하거나 경감시키는 대증치료를 하게 된다. 보통 1개월 이내에 호전되지만 몇 달씩 지속하기도 한다.
◇결핵균이 림프절에 침입해 생기는 결핵성림프절염
결핵균이 림프절에 침입하면서 나타나는 결핵성림프절염 역시 림프절에 염증이 생기는 중요한 원인이다. 통증이 없는 멍울이 천천히 커지면서 미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확진하려면 조직검사가 필수다. 폐결핵을 동반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 결핵성림프절염으로 확진되면 항결핵제를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내버려두면 염증이 심해져 피부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다른 장기로 퍼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결핵균은 우리 몸 어디든 침범할 수 있어서 결핵성뇌수막염, 골수염, 심낭염 등으로 진행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결핵균이 중요 장기들을 침범하기 전에 조기에 치료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8/06/20150806021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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