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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건강상식/한방상식

[스크랩] 삼백초(三白草)와 어성초(魚腥草)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4. 7. 10.

삼백초(三白草)와 어성초(魚腥草)
[일요주간=송봉근 교수]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숭늉이나 마시고 기껏해야 보리차나 마시던 우리네의 음료 문화가 이제 대부분 커피로 바뀐 지 오래다.

거리마다 각종 브랜드의 커피 전문점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아직도 녹차를 맛볼 수 있는 전통찻집도 거리를 돌아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녹차만이 아니라 각종 우리 산하에서 나는 약초로 만든 차들이 즐비하다.

이번 설에 아는 지인이 차를 보내왔다.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한약재로 만든 차였다. 사실 서양식 허브로 만든 차도 많긴 하지만 어쩐지 마시면 몸 안에 서양식 이름으로 일컬어지는 각종 화학물질들이 반응을 할 것 같은 것에 비하여, 우리들과 산에서 나는 한약재 차는 화학물질이 아니라 몸 안의 기혈이 정화되고 순환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어 더 정감이 가는 것은 천성이 한의사라서 그럴까.

선물로 받은 차 중에서는 삼백초 차도 있었다. 약으로는 자주 사용하긴 하지만 차로서는 처음이어서 바로 따뜻한 물에 담가 노랗게 우러난 차를 마셔본다. 담백한 맛에 몸이 개운해지는 느낌이다.

원래 삼백초는 습지에서 자라면서 뿌리와 잎 그리고 꽃이 하얗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분류에 속하는 식물은 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및 북아메리카 등지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 풀로서 작은 이삭모양의 꽃을 피우는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종류로는 삼백초(Saururus chinensis)와 약모밀이라 불리기도 하는 어성초(Houttuynia cordata)라 불리는 약모밀이 대표적이다.

   
▲ 원래 삼백초는 습지에서 자라면서 뿌리와 잎 그리고 꽃이 하얗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삼백초는 제주도와 지리산 일부지역에서 나는 다년생 초본이다. 주로 습기가 많은 계곡의 바람이 잘 통하고 공중습도가 높으며 반그늘인 곳에서 50-100㎝의 크기로 자란다.

반면 어성초는 원래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안면도나 거제도에서도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이나 중국 히말라야와 자바에도 분포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늘진 숲 속에서 자란다. 키는 삼백초에 비하여 작은 편이어서 20-50cm의 크기로 자란다.

잎이 메밀의 잎과 비슷하다고 해서 약모밀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고, 잎을 비비면 흡사 생선 비린내와 같은 냄새가 난다고 해서 어성초(魚腥草)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고 보니 80년 대 중반에 당뇨병은 물론이고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고 어성초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달인 물을 배달 받기도 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국적으로 삼백초 농장이 많이 늘어난 것도 기억하게 된다.

이 둘은 모두 한의학에서 말하는 습열을 없애주는 대표적인 약이다. 습열이란 몸에 이상적 반응의 결과로 만들어진 체액 성분이 많아서 결국 염증과 같은 열을 만들어내는 병리기전으로 인한 대사물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습열의 상태가 오래 가게 되면 몸이 비대하거나 근육에 비하여 살이 많은 편이거나 주로 열성 반응으로 인한 염증이나 질환이 자주 발생하는 경향이 있게 된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약재는 습열을 제거하여 몸 안의 염증이나 각종 이상 반응으로 발생하는 열을 내리고 고름이나 염증을 없애주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면서 몸에 독을 없애주는 효능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단 삼백초는 어성초에 비하여 이뇨효과가 강한 편이고, 어성초는 삼백초에 비하여 염증을 내리는 효과가 강한 편이다.

삼백초에 대하여 오래된 한의학 서적들은 몸이 붓는 증상이나 다리가 붓는 질환에 이뇨효과를 통하여 증상을 개선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해 왔다. 또 황달이나 비뇨기 염증으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통증이 있으면서 자주 보게 되는 질환에도 사용하였다.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강한 것을 활용하여 부스럼이나 종기를 치료하는데도 사용하였다. 심지어는 이질 설사나 독사에 물린 상처의 치료에도 사용하였다.

 

 
▲ 사스가 유행할 때 중국에서는 치료제로 어성초를 활용하기도

실제 삼백초는 각종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의 대표적인 균에 해당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이나 콜레라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강하다. 이뇨작용도 강하다.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도 탁월하다.

동물실험에서 삼백초에 함유되어 있는 하이페린 성분을 일부러 염증을 일으킨 다음 투여한 결과 1주일 만에 증상을 완전히 개선시켰다. 이 성분은 기침을 멈추게 하는 효능도 가지고 있고, 당뇨병에서 흔히 망막이나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기전인 포도당의 전환을 차단하는 작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성 백내장에도 효과가 있다.

그리고 말라리아가 많은 동남아 지역에서는 말라리아로 인한 증상을 없애는데 삼백초를 활용한다. 기생충을 없애는데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연구를 보면 삼백초 추출물은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키는 쥐에게 삼백초 추출물을 8주간 투여하였더니 염증을 일으키는 체내의 반응을 억제시켜 피부의 염증은 물론이고 각질 등의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이 거의 소실되는 결과를 보였다. 항암효과도 있어서 간암이나 다른 말기암 환자에도 효과적이었다는 보고도 있다.

삼백초 달인 물을 오랜 기간 동안 돼지에게 투여한 실험에서는 고지혈증이나 비만의 원인으로 지적되어 심혈관질환의 원인으로 여겨지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그리고 저밀도 단백들을 현저히 낮추는 결과를 보였고, 근육에서 지방의 함량도 줄였다. 따라서 삼백초는 비만이나 심혈관질환의 예방에도 효과적인 약재라 할 수 있다.

어성초 또한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강하다. 실험 결과를 보면 어성초 추출물은 각종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이나 폐렴균에 대한 억제 작용이 강하다. 그래서 페렴이나 기관지염이 심한 경우 종종 어성초를 달여 마시면 효과가 좋다.

한때 사스가 유행할 때 중국에서는 치료제로 어성초를 활용하기도 하였다. 또 모세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가 어성초에는 있다. 이렇게 되면 신장으로 혈류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바로 많은 혈액을 걸러서 소변을 많이 만들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이뇨작용을 나타나게 되는데 몸이 붓는 증상이나 요로에 염증이 있는 경우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어성초는 면역계를 자극하여 만성기관지염 환자의 경우 백혈구의 식균작용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적으로 어성초 추출물은 암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일본에 가면 쉽게 시판되고 있는 어성초차를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어성초를 각종 독소를 배출시켜 주어 체중도 줄이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한다는 목적의 해독차로 활용한다.

이쯤 되고 보면 커피 대신 마신 삼백초차로 몸이 훨씬 가벼워진 이유를 알 것 같다. 진하고 자극적인 커피보다 은은한 색과 향기와 맛을 가진 우리의 약초차가 오늘은 더 정감이 가는 날이기도 하다.

   

 

◇ 송봉근 교수 프로필
現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한의학 박사)
現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6내과 과장
中國 중의연구원 광안문 병원 객원연구원
美國 테네시주립의과대학 교환교수

출처 : 최고의 영양소
글쓴이 : 조영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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