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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고려대안암병원 부원장】항암 치료는 꼭 해야 하는가?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수술이고 둘째는 항암 치료이며 셋째가 방사선 치료다.
수술은 종양이 발생한 부위를 제거하는 것이고 항암 치료는 혹시 종양이 국소 부위를 넘어서 또 다른 곳으로 가 있을지 모르는 전이 세포를 공략하는데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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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치료도 일종의 국소 부위의 종양 제거 방식이라 일종의 수술에 준하는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
가끔 지인 가운데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러 들어갔는데 손을 못 대고 나왔다고 하는 말을 들을 수가 있는데 이는 국소 부위를 제거하려고 했으나 이미 너무 넓은 범위에 걸쳐 종양이 있어서 국소 절제가 불가능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암의 등급이 결정하는 항암 치료
그렇다면 항암 치료는 어떤 의미일까?
만일 어떤 암이 있는데 그 암이 국소 부위에만 있었고 수술로서 깨끗하게 절제했다는 확신이 있으면 그 환자는 더 이상의 치료가 필요 없을 것이다.
그런 경우가 위암과 같은 경우인데, 즉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세밀하게 조사하고 수술 시에 주변 임파 조직을 떼어서 검사했더니 암 조직이 없더라고 한다면 그 환자는 수술로서 치료를 종결할 수 있다.
왜냐하면 위암은 임파선으로 전이를 하기 때문에 주변 임파 조직에 암이 없었다면 전이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형외과 영역의 종양들은 임파선으로 전이를 하지 않고 대개 혈액을 통해 전이를 하기 때문에 전이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따라서 골육종에서는 대개 항암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뼈나 근육에 생기는 암은 모두 항암 치료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항암 치료는 전이의 가능성이 높을 때 하는 것인데 암이라고 해도 수준이 낮은 암들이 있다.
일명 저등급의 악성 종양이라고 하는 것들이 그런 종류인데 이런 경우에는 굳이 항암 치료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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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저등급의 의미는 암의 분화가 빠르지 않다는 것인데 분화가 빠르지 않으면 항암제가 유효하지 않은 것도 저등급의 암에서 항암 치료를 하지 않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항암 치료, 무식한 방식의 치료법?
항암 치료의 원리는 무엇일까? 간혹 표적 치료라고 하는 항암 치료 방법이 소개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항암 치료가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게 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형외과 암종에서는 전무하다고 해도 된다.
적절한 표현은 아닌 것 같은데 뭐라고 할까? 한 마디로 항암 치료는 무척 무식한 방식의 치료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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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라는 것이 일반 세포와 달리 미쳐서 날뛰는 놈이라고 보고 체내에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세포는 일단 가리지 않고 죽이게 하는 것이 항암 치료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진압군이 어떤 지역에 들어갔는데 가능하면 테러분자만 선택적으로 색출하면 좋으련만 외관상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면 일단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테러분자로 보고 잡아들일 수 있듯이 항암 치료의 원리도 비슷한 것이다.
이런식으로 진압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듯이 항암 치료도 무식하게 비선택적으로 세포들을 죽이다보니 정상세포들의 희생도 발생하는데 그래서 탈모가 되고 혈액세포들이 고갈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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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과 혈액을 만드는 세포가 가장 암세포와 유사한 정도의 활동력을 보이기 때문이다.
고강도 항암제의 효과와 그에 따른 부작용?
그런데 약효를 그렇게 세게 해야 하나? 오래 전 영화인데 폭력배를 소재로 다룬 유명한 영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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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친구에게 말하기를 누군가 도전을 해오면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죽도록 패줘야지, 적당히 패면 오히려 반감을 갖고 나중에 대든다고 했다.
항암 치료도 비슷하다.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의 한도 내에서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고강도로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다. 그러니 항암 치료 한 번에 환자들이 죽을 지경이라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몰릴수도 있다.
최근에는 항암 치료 이후의 후유증을 관리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기에 항암 치료로 인한 사고가 드물게 발생하지만 그래도 항암 치료는 그 자체로 위험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10년 전인가 보다. 내 환자 가운데 50대의 환자 분인데 항암 치료 도중에 고열이 나고 결국 폐혈증에 빠져서 목숨을 잃은 적이 있었다. 정말 속수무책이었다. 무서운 속도로 환자의 면역성이 저하되더니 급속도로 상태가 나빠지는데 돌이킬 수가 없었다.
원인을 찾아내는 도중에 환자의 상태는 저 멀리 앞서 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항암 치료 도중에 생명을 잃은 경우였는데 아마도 지금도 이런 경우가 있을 것이다. 체력이 약한 연세가 많은 분들도 요즘은 적극적으로 항암 치료를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상황이 무섭고 두려우면 약간의 부작용만 나도 항암제의 용량을 줄이게 되는데 이게 또 용량을 줄이게 되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최대의 용량이 들어가야 효과가 있다는 원칙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항암 치료의 효과를 잃게 되는 것이니 그 또한 난망한 일이다.
언젠가, 정말 그 언젠가 암세포만을 죽이는 표적 치료가 성공하기를 기대는 하지만 인간의 몸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고 암세포 또한 그리 만만치 않은 놈들이기에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 정말 어렵다. 암 치료 하는 의사들은 정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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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의 암. 정말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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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고대안암병원 부원장
인사이트라는 곳에 암관련 칼럼쓰시는데, 도움이 많이되요. 가끔 카페보면 대부분의 의사선생님들은 나쁘게 보이는데.. 그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십니다.
출처는
http://m.insight.co.kr/content.php?Idx=955&Code1=008
출처 : 암과 싸우는 사람들
글쓴이 : 애슐리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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