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 사람 못지않은 열정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시니어들이 있다. 70세 이상 시니어로 뭉친 전국장수축구진흥회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축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이 멋진 사나이들을 만나 보자.
#1 올해로 6회째 맞는 70대 전국 축구대회
나이 들면 으레 골프나 볼링처럼 격렬하지 않은 스포츠를 즐길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라운드에 만난 이들을 보는 순간 이 생각에 착각에 지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실 장수축구대회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으로 갔을 때만 해도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곳엔 20대 청년 못지않은 열정과 체력을 갖춘 '고수'들이 있었다.
노인 장수전국축구대회가 지난 6월 13일과 14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하남시에서 치러졌다. 70대 이상 시니어로 구성된 전국장수축구진흥회가 매년 개최하는 대규모 행사로, 올해로 벌써 여섯 번째다. 대회는 한 팀이 하루에 두 게임 씩 총 네 게임을 치루는 일정으로 치러졌다. 서울, 인천, 부산, 전북, 충남 등 총 34개 팀이 출전했으며 오전에 개회식을 간단하게 치르고 바로 본 경기에 들어갔다. 경기를 앞둔 선수들의 투지는 대단했다. 작전을 짜고 축구화 끈을 묶거나 삼삼오오 모여 몸을 푸는 모습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 ▲ 사진 조은선 기자
#2 70대도 뛸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었다
전국장수축구진흥회는 김길문 회장이 지난 2005년에 만들었다. 김 회장은 70대에 접어들어서도 예전처럼 축구를 즐기고 싶었다. 하지만 어떤 팀도 그를 선수로 끼워 주지 않았다. 우리가 다 아는 이유에서다. 그는 자신처럼 축구를 즐기고 싶지만 나이 때문에 소외당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성동구에 지금의 진흥회를 만들었다.
70세 이상이 활동하는 축구회를 만든다고 하니 처음에는 다들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진흥회가 알려지면 전국 곳곳에 지회가 만들어졌다. 인천, 부산, 대전, 광주 등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모임이 만들어졌다.
회원이 전국적으로 늘어나면서 2008년부터 전국 규모의 단체로 거듭났다. 이때부터 전국대회를 매년 개최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나이 들어서 축구를 지속하면 일단 본인 건강에 좋고, 몸이 건강하면 가족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선수들이 취미로 축구를 즐기지만 학창 시절이나, 실업 축구팀에서 축구 선수로 활약한 사람도 있다. 전 프로축구팀 감독을 지낸 박종환 씨도 선수로 참가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박 전 감독이 휴식 시간을 이용해 같은 팀 선수와 작전을 상의하는 모습.
#3 부상 방지 위해 전·후반 25분, 조별 우승제
70대가 축구한다고 하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부상이다. 하지만 정작 경기를 뛰는 선수들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70대가 부상 당하지 않고 축구를 즐길 수 있는 큰 이유는 꾸준히 축구를 해왔기 때문"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매주 거르지 않고 축구를 즐기기 때문에 신체가 단련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선수들은 경기 중에 웬만한 40~50대 못지않은 스피드와 활동량을 보였다. 축구가 신체 접촉이 많은 운동이긴 하지만 선수들은 태클을 깊게 한다거나 지나친 몸싸움을 자제하는 등 서로를 배려해 부상을 방지했다.
대회 주최 측도 선수 부상에 각별히 신경 썼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운동장 한 편에 응급구조차를 대기시키고, 각 팀이 우승을 놓고 경쟁하다 보면 경기가 과열될 수 있어 종합 우승제 대신 조별 우승제를 채택했다. 참가팀 전체에서 우승팀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6~7개 팀으로 이뤄진 각 조에서만 우승팀을 추리는 것이다. 우승하지 못한 팀은 장수상이나 격려상 등을 주어 참가팀 모두 다양한 상을 받을 수 있다.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해 경기는 전·후반 각각 25분으로 나눠 진행했다.
#4 패자 없는 경기, 외부에서 후원금 받아 운영
전국장수축구진흥회는 단체와 기업에서 후원금을 받아 운영된다. 70세 이상이 되면 경제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김 회장은 "매달 내는 회비와 모임 때마다 쓰는 돈이 부담스러워 축구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런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외부에서 도움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원금은 선수들 유니폼 구입비와 운동장 사용료, 시설 사용료 등으로 지출된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은 서로 악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긴 팀과 진 팀은 나눠지지만 경기장에서 승자나 패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즐거웠다. 훈훈한 분위기가 대회 마지막까지 이어졌고, 시상식과 폐회식을 끝으로 대회는 막을 내렸다. 대회가 끝나자 긴장이 풀렸는지 선수들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지만 집으로 향하는 버스로 이동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전국장수축구진흥회는 70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모임에 관해 문의하려면 홈페이지(www.kjsfc.co.kr)나 전화(010-8272-9788)를 이용하면 된다. 홈페이지는 운영이 미흡하므로 전화 문의를 먼저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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