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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고혈압, 중풍

미세먼지 사망 주의보_미세먼지 농도 25% 올라가면 "뇌졸중 사망자 1.2%자살률 9% 증가"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2. 3. 23.

황사철이 다가오면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렸다. 미세먼지(지름 10㎛ 이하 먼지)가 뇌혈관질환 사망률과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미세먼지 뇌혈관벽에 쌓여 혈전 유발

연세대의대 김창수(예방의학) 교수팀은 2002년부터 2008년까지 7년간 국내에서 심·뇌혈관 질환으로 숨진 16만273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망하기 이틀 전의 미세먼지 농도를 알아봤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25%씩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사망자가 1.2%씩 늘어났다. 김창수 교수는 "미세먼지가 혈액에 들어가서 뇌혈관벽에 쌓이면 염증과 혈전(피딱지)이 생겨서 뇌졸중을 유발하고, 먼지가 폐로 들어가면 온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뇌졸중의 상태가 악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인천·대전 등 7개 도시의 대기오염자동측정망 기록을 바탕으로, 먼지가 체내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사망 이틀 전 농도를 파악했다. 김 교수는 "조사 대상자들이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했을 때 외출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대도시에서는 황사철 미세먼지가 실내로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외출하지 않아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미세먼지 농도와 심혈관 질환 사망은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

황사에 섞인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갈수록 뇌혈관 질환 사망률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먼지에 포함된 중금속이 우울증 악화"

김창수 교수팀은 또, 지난 2004년에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4341명을 대상으로, 사망하기 3일 전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25% 증가할수록 자살률이 9%씩 증가했다. 이에 대해,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박성수 교수는 "평생 병을 달고 사는 만성질환자는 대부분 우울증이 있다"며 "미세먼지에 포함된 납·수은 등 중금속 성분이 인지를 담당하고 있는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서 우울증이 더 심해졌고, 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충동을 강하게 느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뇌혈관에 침착돼 막히거나 염증을 일으키면 손상이 생겨 우울증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는데, 이는 혈관성 우울증에 속한다. 혈관성 우울증은 고혈압·당뇨병 환자에게 많이 생긴다.

KF80 황사마스크, 다중 필터 공기청정기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세원 교수는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이 황사철 미세먼지의 피해를 덜 입으려면 외출할 때 황사용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선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공기청정기를 틀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걸러내지 못하며, 약국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외품 인증을 받은 황사·분진 마스크를 구입해 써야 한다. 'KF80'이라고 표시된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80% 막아준다. 'KF94' 제품은 미세먼지를 94% 이상 막아주지만, 분진이 많은 작업장에서 쓰는 제품이다. 호흡하기가 힘들어서 일상생활을 할 때는 부적절하다. 황사가 심할 때 잠시 외출하려면 일반 면 마스크 안쪽에 물수건을 덧대도 된다.

한편, 부직포 한 장으로 된 필터를 쓰는 일반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를 걸러주지 못하므로, 만성질환자가 있는 집은 헤파필터라는 고능률 먼지포집 여과장치를 포함한 다중 필터를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를 써야 한다.

/ 이미진 헬스조선 기자 leem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