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이 뇌졸중에 쓰러지는 이유
술담배를 하면서도 건강 만큼은 자신있어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평소 건강하다고 느껴도 담배를 피우거나 하루 5잔 이상의 술자리를 자주 한다면 뇌졸중 위험이 크게 증가할 수 있어서입니다.
헬스톡톡 주치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뇌졸중은 나이든 어르신들이나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중년 남성들에게도 종종 발생한다"며 "음주와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흡연은 뇌졸중 발생위험을 2배 증가시킵니다. 또 술의 종류에 관계없이 하루 5잔 이상 음주를 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박 교수는 "뇌졸중은 과로와 같은 몸의 균형이 흔들리는 상태에 더 증가한다"며 "또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있는 경우도 뇌졸중 발생빈도를 증가시킨다"고 조언합니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심전도 검사를 규칙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나이가 들면서 증가하는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것입니다.이 때는 뇌졸중 예방을 위한 약물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서 입니다.
박 교수는 "몸의 한 쪽 부위가 힘이 없거나, 균형감각이 이상해 질 때는 일단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며 "갑자기 사물이 보이지 않는 부위가 생기거나, 한 쪽 눈이 보이지 않을 때, 말이 어눌해 질 때, 신체 일부의 감각이 남의 살처럼 느껴지고 힘이 없을 때에도 뇌졸중 가능성이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 교수는 또 "뇌졸중이 발병하는 환자들을 보면 1달 이내에 스트레스가 많았거나, 감기 등의 감염을 앓은 경우가 많았다"며 "평소 과로하지 않고 몸의 균형을 잘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뇌졸중=치매?' 뇌졸중에 관한 잘못된 오해
멀쩡하게 잘 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뇌의 기능이 정지되어 ‘억’하고 쓰러지는 뇌졸중.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단일 질환으로 사망원인 1위다. 그러나 뇌졸중에서 오해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뇌졸중에 관한 대표적인 오해들은 다음과 같다.
1. 아이, 젊은 사람은 걱정할 필요 없다
아니다. 소아에서는 모야모야병이, 10~30대에서는 뇌혈관기형이 뇌출혈이나 뇌경색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학회의 조사에 의하면 고혈압성 뇌출혈 환자의 21.4%가 40대 이하의 젊은 층이었으며, 뇌동맥류 환자 역시 40세 미만 환자가 12.7%나 되어 젊은 사람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2. 유전이다
관련 있다. 뇌출혈을 일으키는 뇌혈관기형, 뇌동맥류 등에서는 가족력을 보이므로 부모, 형제자매에서 이러한 뇌혈관질환이 있으면 뇌혈관 건강검진을 통해 미리 찾아 예방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동맥경화에 의한 고혈압성 뇌출혈이나 뇌경색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생활습관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흡연, 음주, 과체중을 포함한 위험인자들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뇌졸중과 치매는 같은 병이다
뇌졸중과 치매는 다른 병이지만 뇌졸중이 반복적으로 생기면 뇌기능이 전반적으로 감소되어 치매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여러 곳의 뇌혈관이 막혀 있거나, 뇌출혈이 뇌의 중요한 부위 혹은 광범위하게 발생하면 뇌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능이 마비되어 치매를 초래할 수도 있다.
4. 신체마비 증상은 한번 생기면 회복되지 않는다
아니다. 뇌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다. 그러나 신체마비 현상은 6개월에서 2년에 걸쳐 뇌기능이 재배치되면서 상당부분 회복될 수 있다. 뇌졸중 재발을 막기 위해 시행하는 예방적 수술 역시 증상을 70%까지 호전시켜준다. 뇌졸중 후 관절이 뻣뻣하게 굳는 것을 방지하고 근위축에 의한 이차적인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재활치료가 도움이 된다.
도움말 = 이형중 한양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서울=연합뉴스) 왕지웅 기자
미니뇌졸중 '일과성 뇌어혈'
무섭다고? 뇌졸중 치료기회, 오히려 고마운 질환
2005년 건강한 노인 대상 가장 두려운 질병 2위(국회보건복지위원회, 1위 치매), 2005년 전세계 사망자 580만명, 2007년 국내 사망통계에서 인구 10만명당 59.6명으로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이자 단일 장기질환 중 사망 원인 1위. 바로 뇌졸중(stroke)의 무서움을 알려주는 수치들이다.
노년층뿐 아니라 40, 50대 중장년층에서 뇌졸중 발병 빈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 병력을 자세히 들어보면 상당수가 '일과성 뇌허혈'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허혈'은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진 탓에 신체 조직 중 일부에서 빈혈증세를 빚는 것을 말한다. '일과성 뇌허혈'은 일시적으로 뇌에 이 같은 허혈 증상이 생긴 것이다
◆일과성 뇌허혈은 미니뇌졸중
뒷머리가 자꾸 저리고 목덜미가 뻣뻣해진다. 갑작스레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저림이나 마비 증세가 온다. 입술과 혀가 굳어 말이 어눌해지고 남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다. 한쪽 눈이나 양쪽 눈이 흐릿해지며 잘 안 보이고 사물이 두 개로 보이기도 한다.
어지럼증을 느끼고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다. 이런 증세가 반복해서 나타나면 일과성 뇌허혈을 의심해야 한다.이 같은 증상은 짧게는 몇 초에서 몇 분간 지속되다가 대부분 몇 시간 이내에 사라진다. 뇌졸중 초기와 비슷한 상황. 뇌졸중은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 뇌동맥류로 나뉜다.
뇌출혈은 혈관이 터져 뇌 안에 혈액이 고이는 것이고, 뇌경색은 혈전이 혈관을 돌아다니다가 뇌의 혈관을 막는 현상이다. '미니뇌졸중'으로 불리는 일과성 뇌허혈은 짧게 뇌경색이 왔다가 다시 뚫리는 것을 말한다.
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 김진석 과장은 "허혈 위치에 따라 발음이상, 실어증, 팔다리 마비, 감각 이상, 어지럼증, 뇌신경 손상 등을 가져오는 '반구성 증상'과 한쪽 눈의 시력이 갑자기 상실되는 '안구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환자들은 '마치 커튼이 한쪽 눈에 내려오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사물이 흐릿하게 보인다. 한쪽 눈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는 증상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일과성 뇌허혈은 뇌졸중의 전조
지난해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연구팀이 '미신경학회저널'에 밝힌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졸중을 앓는 사람 8명 중 1명가량은 일과성 뇌허혈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4년간 뇌졸중 환자 1만6천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12.4%인 2천32명이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일과성 뇌허혈이 발병했다고 한다.
연구팀은 "비록 24시간 이후 증상이 사라지더라도 미니뇌졸중 증상을 앓은 사람들은 앞으로 보다 심한 뇌졸중이 발병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발병 연령이 높을수록, 일과성 뇌허혈 증상의 시간이 길수록, 특히 1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반구성 증상 중에 한쪽 사지 마비 및 언어 장애가 있을 때 예후가 좋지 않아 뇌경색이 잘 발생한다. 고혈압, 당뇨병이 있을 때도 뇌경색으로 잘 진행한다.
김진석 과장은 "MRI(자기공명촬영)를 통해 일과성 뇌허혈 환자를 촬영하면, 이미 증상이 지나갔기 때문에 뇌 손상 흔적이 보이지 않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30~40%가 뇌 손상이 나타난다"며 "일과성 뇌허혈 후 뇌경색이 발생할 확률을 시간 경과로 살펴보면 처음 2일 내에는 3%, 일주일 내 5%, 1개월 내 8%에 이르며, 1년내에 뇌경생 재발 확률은 7~21%에 이른다"고 밝혔다.
◆초기에 치료하면 후유증 없어
일단 일과성 뇌허혈이 발생하면 초기에 뇌경색이 올 수 있지만 대부분 적절한 약물치료 및 예방이 있으면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완치될 수 있다. 무엇보다 뇌영상 촬영과 뇌혈관 조영술, 심초음파, 심전도, 경동맥 초음파 등을 통해 원인 찾기가 급선무.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아그레녹스 같은 항혈소판제를 주로 사용하며, 심방세동 같은 질환이 원인이 되는 심인성 일과성 뇌허혈에는 주로 항응고제를 투약한다. 동맥 경화 협착증이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검사장비의 발달로 뇌혈관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기 전에 수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니뇌졸중이 나타났을 때 뇌질환 전문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으면 얼마든지 발병 전에 예방 치료가 가능하다. 뇌 종합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뇌혈관 조영술'로 치료할 수 있다. 시술 위험도 낮고, 시술 후 사흘 정도가 지나면 정상 생활도 가능하다.
김진석 과장은 "일과성 뇌허혈은 적절한 치료 및 예방으로 가족과 사회에 큰 고통을 안겨주는 뇌경색과 신경학적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며 "뇌졸중을 대비할 시간을 주고 치료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오히려 하늘이 주신 고마운 질환"이라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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