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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별 암/남성암

전립선암, 암진행 느려 조기 발견땐 80% 치료

by 크리에이터 정관진 2011. 6. 29.

◆ 제2회 국제 암엑스포 리뷰 ④ 한국 남성암 증가율 1위 전립선암 ◆

전립선은 방광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남성 생식기다. 밤알을 뒤집어 놓은 듯한 모양인데, 소아 때는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작지만 사춘기가 되면 점점 커진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주변에서 시작되는 악성종양으로,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진행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속도로 증가해 남성 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남성암 중 5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증가율은 1위를 기록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암 발생률 조사에 의하면 1999년 1437명이던 신규 환자 수가 2007년에는 5292명으로 증가했다. 8년 사이에 4배 가까이 껑충 뛴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속도라면 언젠가는 전립선암이 위암 발생률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전립선암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인스턴트식품 과다 섭취와 식이섬유 섭취 부족 등이 꼽힌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지방 섭취가 많아져 전립선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가족력 역시 전립선암의 대표적 요인이다. 전립선암 중 약 9%가 가족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기(1~2기)에 발견되면 대부분 전립선 전체를 절제하는데, 예전에는 절제술을 하기 위해 개복수술을 주로 시행했다. 최근에는 복부에 구멍 서너 개를 뚫어 수술도구를 집어넣은 뒤 절제하는 복강경 수술과 로봇을 이용한 수술 등이 점차 보편화하는 추세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입체영상을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기존 개복수술에 비해 정밀하게 암 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출혈이 적고 상처가 없어 회복이 빠르며, 수술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요실금이나 발기부전 등 합병증이 현저히 적은 것도 장점이다.

이영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뛰어넘어 가장 난이도가 높다는 방광암 수술에도 로봇을 적용하고 있다"며 "로봇으로 방광을 제거하고 소장을 잘라서 새로운 방광을 만든 뒤 정상적으로 배뇨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광대치술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술이 여의치 않은 전립선암 환자인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방사선 치료로 인해 방광염, 요실금, 직장 손상에 의한 출혈, 발기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최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많이 개발됐다.

전승현 경희의료원 비뇨기과 교수는 "3차원 입체 조형 방사선 치료와 근접 방사선 치료 등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부작용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전립선에 효과적으로 방사선을 집중 조사할 수 있는 방법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10년 생존율이 80%에 달하지만, 주변 장기로 전이되면 40~60주 정도밖에 살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증상의 유무를 떠나 50세부터 매년 검진을 받아야 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 매년 검사를 받아야 예방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검사법으로는 채취한 혈액을 이용하는 전립선특이항원검사(PSA)가 있다. PSA 수치가 3ng/㎖ 이상인 경우, 전립선암 발생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때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 발생 여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비뇨기과 전문의가 손가락을 환자의 항문에 넣어 직접 전립선을 만져보는 `직장 수지 검사`도 많이 사용된다.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정기검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식생활 변화다. 가공 식품과 동물성 고지방식을 피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제1원칙이다.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이 풍부한 토마토를 익힌 상태로 섭취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1995년 하버드대 연구팀은 토마토소스를 매주 2~4번 먹는 남성은 전혀 먹지 않는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34% 줄어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된장, 두부, 청국장 등 콩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즐기는 것도 바람직하다. 콩에 풍부한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전립선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이상미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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